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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피플] 소설가 김홍신의 건강한 인생사용법

2010년 08월 건강다이제스트 열광호 18p

【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산행과 금연으로 건강 챙깁니다”

박정희 대통령 취임식 날 무장공비를 잡은 대한민국 장교이자, 1981년 계엄 직후 살벌한 시대에 사회비리를 폭로한 소설 <인간시장>으로 대한민국 최초 100만 부 판매기록을 갖고 있는 밀리언셀러 작가 김홍신(63세). 15대, 16대 국회에서 일하며 8년간 의정활동 1위를 도맡아 국민의 지지를 얻은 전직 국회의원이기도 하다. 정계의 러브콜을 마다하며 소설가로 돌아온 그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려면 인생사용설명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니, 인생이 가전제품도 아닌데 사용설명서가 필요하다니? 그의 인생사는 법을 들어본다.

제일 원칙… 사랑은 품고 미움은 버리기

정치는 그만두었지만 그는 여전히 바쁘다. 건국대 석좌교수로 대학원 강의를 비롯해 연 100회가 넘는 외부강연, 원고 집필, 공부 등으로 쉴 틈이 없다. 강연 내용은 장소에 따라 다른데 특히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용은 ‘인생사용법’이다.

“가전제품을 사면 어떻게 쓰는지 설명서가 들어 있잖아요. 그걸 보고 사용하면 쉽게 이해하고 더 오래 쓸 수 있어요. 인생도 그와 같아요. 사람답게 사는 법, 행복하게 사는 법이 있어요. 사용법이 있는데 그대로 살지 않아서 행복하지 못한 거죠.”

밀리언셀러 작가로 돈도 벌어봤고 국회의원으로 명예며 권력도 누릴 만큼 누려본 그는 그게 행복의 필수조건은 아니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그것을 가지면 행복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사는 데 편리할 수 있을 뿐이다. 인생사용법을 지키면 행복은 따라온다.

“인생사용법은 간단해요. 사랑ㆍ용서ㆍ배려 같이 중요한 감정은 주고받고, 미움ㆍ증오ㆍ스트레스처럼 나쁜 감정은 쓰레기통에 버리면 돼요.”

보통 우리는 집에서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면 버린다. 아깝다고 안방에 놓고 자지 않는다. 이미 음식물 쓰레기는 다 먹고 남은 찌꺼기니 쓸모가 다했다. 그대로 두면 벌레 생기고 몸에 해롭기 때문에 버리는 것이다. 미움ㆍ분노ㆍ화 이런 것은 영혼의 쓰레기다. 버리면 영혼과 몸에 이로운 것이 당연하다는 말이다.

그가 이렇게 인생사용법을 강조하는 이유는 인생이 단 한 번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자신은 세상에 단 한 명밖에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한 번 가면 다시 오지 않는 인생, 세상에 단 한 명인 나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자존감을 높이면 다른 사람, 다른 인생도 소중히 여기게 된다는 말이다.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면 세상에 보탬이 되기 위한 생각을 하고, 그것을 실천하게 된다. 그러면 영혼이 살찌고 몸도 따라 건강해진다. 이것이 바로 예순도 넘은 나이에 강연으로 전국을 돌아다니고 깊은 밤까지 글 쓰고 공부하면서도 튼튼한 몸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나빠진 건강을 산행으로 회복

그는 인생사용설명서를 강연하지만 그 설명서대로만 사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살려고 마음 먹고 노력하지만 빡빡한 일정표가 버겁게 느껴질 때도 있다. “약속을 해놓고 보면 솔직히 괜히 했나 싶은 생각이 불쑥 들 때도 있어요.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면 이렇게 바쁘게 지낼 수 있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이에요? 친구들은 거의 다 쉬고 있는데 계속 일하고, 좋은 인연을 만나고 보람을 얻을 수 있다는 게 감사할 따름이죠.”

책을 보거나 원고를 쓰다 눈이 아프고 기운이 빠지면 바로 펜을 놓는다. 얼른 옷을 갈아입고 집에서 15분 걸리는 근처 우면산으로 향한다. 다 돌고 내려오는 데 두 시간가량 걸린다. 시원한 공기를 마시면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건강이 안 좋을 때는 거의 매일 다녔다. 2007년 발표한 10권짜리 장편소설 <대발해>를 쓸 때는 건강이 나빠졌었다. 운동도 하지 않고 새벽까지 글을 쓰는 통에 오른 손목, 팔, 어깨까지 마비 증세가 오고 눈이 침침해졌다. 스트레스로 탈모도 생겼다. 햇빛을 안 보다 갑자기 본 탓에 햇빛 알레르기까지 생겼다. 8년 동안 모은 자료로 하루 12시간 이상 20매가 넘는 원고를 쓰면서 2년간 두문불출한 채 집필한 후유증이었다. 건강해져야겠다는 생각에 무조건 산에 갔다. 비 조금 오는 것은 개의치 않고, 우산을 쓰고라도 갔다. 약도 안 먹고, 병원도 안 다녔는데 그렇게 산을 오르내리다보니 어느새 얼굴에 살이 오르고 온 몸에 기운이 돌았다. 지금은 우면산보다 높고 험한 청계산도 한 번도 안 쉬고 거뜬히 오르내릴 정도로 체력이 받쳐준다.

▲ 담배 연기를 없애고 집안 곳곳을 꽃과 풀·나무로 가득채운 소설가 김홍신

“얼마 전엔 지인들과 청계산 옛골 끝에서 트럭터미널까지 5시간 종주했어요. 저도 그렇고 평소에 산에 자주 가는 선배는 쉽게 오르는데 운동을 잘 안 하는 후배 몇 명은 나이가 더 젊은 데도 고생하더라고요. 체력은 기르기 나름이에요.”

산행은 대학 때부터 즐긴 취미다.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산에 가야 직성이 풀린다. 보통 혼자 다닌다. 누군가와 약속하면 시간을 맞춰야 하는데 매번 그러기는 어려운 법이다.

“산에 혼자 다니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산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다른 데서 만나는 것과 달라요. 함부로 말하거나 시비 거는 사람이 없어요. 참 편합니다. 눈만 마주치면 인사를 하죠.”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 꽃 피는 풍경만 봐도 향기가 몸 속 가득 들어오고 마음이 출렁인다. 행복감이 밀려온다고 웃으며 말한다. 몸은 마음을 따라간다. 마음이 밝아지면 몸도 건강해진다. 산에 가도 근심과 걱정이 많으면 건강해질 리 없다고 강조한다. 산에 갈 때는 마음을 활짝 열고 가야 한다는 것. 그러면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해진다.

국민대표 애연가, 금연전도사로 거듭나

또 하나 강조하는 것은 금연이다. <죽는 날에도 담배를 입에 물고 죽겠다>는 수필이 지금도 애연가 동호에 사이트에 올라와 있을 정도로 애연가로 소문났었다. 매일 한두 갑은 기본이요, 원고 쓸 땐 서너 갑씩 피우던 화려한(?) 흡연 경력이 있다. 그는 자신의 집이 “담배에 찌든 집”라고 말한다. 자신이 여기저기서 끊임없이 담배를 피워댔기 때문이다. 그러나 7년 전, 37년 반을 피워왔던 담배를 끊었다.

“쥐는 쥐약인 줄 알면 먹지 않는데, 사람은 쥐약인 줄 알면서도 먹는다.”

“세상을 끌고 가도 시원찮은데, 담배한테 끌려 다니겠는가?”라는 스승 법륜스님의 말을 듣는 순간 탁 끊게 됐다. 처음 6개월간은 금단현상 때문에 괴로웠다. 심장이 뛰고, 불면증에 시달리고 어지러워서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다. 지켜보던 가족들은 그렇게 힘들면 끊지 말고 줄이라고 다독였다. 그러나 힘든 기간이 지나고 나니 지금껏 담배 한 개비도 피우지 않고 잘 살고 있다.

“이제는 담배 피우고 싶은 마음이 아예 안 생겨요. 제 얘기 듣고 끊었다는 사람 많은데 그럴 때마다 뿌듯합니다.”

담배를 뚝 끊은 그에게 독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는 고개를 젓는다. “금연이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런데 독극물을 마신 사람이 독하지 그걸 버린 사람이 독하겠어요?”

앞으로도 버릴 것은 확실히 버리고, 따뜻하고 소중한 것은 가지고 나눠가면서 사는 원칙을 지키겠다는 김홍신. 그의 간단하고 즐거운 인생사용법을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

김홍신이 추천하는 스승 법륜 스님의 행복한 삶의 자세 7가지

첫째, 웃으면서 즐겁게 살자.

둘째, 소박하게 살자.

셋째, 나누며 살자.

넷째, 감사할 줄 알자.

다섯째, 희망을 갖자.

여섯째, 재미있게 일하고 세상에 보탬이 되자.

일곱째, 보람 있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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