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현초 (영양생리학 박사)】
칼슘은 비타민 C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복용하는 건강보조제다. 의사들도 칼슘만을 추천하는 경향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칼슘만을 복용한다. 그런데 칼슘만을 장기간 복용하면 심장혈관질환을 유발하기도 하고 오히려 해로울 수도 있다. 칼슘 단일 제품이 인체에 어떻게 해로운지, 또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칼슘이 심장병을 유발(?)
칼슘을 건강보조식품으로 복용하면 심장혈관질환이 증가할 위험성이 높다는 논문이 작년에 발표되었다주1). 유럽인 2만 4000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칼슘만을 복용한 사람들이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거의 2배나 높았다고 한다.
그 논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실험 디자인에 여러 가지 결함이 있고, 그것이 연구결과를 분명히 왜곡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연구가들의 실험방법이 이 글의 주제가 아니기 때문에 일단 그 연구결과를 인정하고 이 칼럼에서는 매우 위험한 석회화(calcification)주2) 과정을 설명하고 그것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칼슘만 섭취하지 마라
칼슘은 충분한 양의 마그네슘과 함께 복용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마그네슘은 천연 칼슘 채널 차단제주3)이기 때문이다.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세포 내의 칼슘 농도가 상승하며, 동맥경화를 악화시킬 수 있다. 칼슘은 동맥 플라크의 구성 물질 중의 하나다주4). 칼슘이 유조직에 쌓이면 단단하게 되는데 이를 ‘석회화’라고 한다.
충분한 마그네슘 없이 칼슘을 장기간 과다 섭취하면 동맥벽의 내피 세포(endothelial cells)에 기능장애가 발생하고 동맥 플라크를 형성한다.
마그네슘 결핍은 혈관질환의 한 원인
만약 칼슘 보조제가 심장병과 뇌졸중을 증가시킨다면 마그네슘 결핍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미국 농무성에 따르면 미 국민의 57%가 마그네슘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인도 아마 그럴 것이다. 마그네슘 없이 칼슘을 과다 섭취하면 심장과 두뇌의 동맥에 폐색 현상이 증가하여 위험한 심장발작이나 뇌졸중이 발생하기 쉽다.
칼슘이 부족하면 위험하다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골조직이 손실되어 골다공증으로 고생하거나 치명적인 골절상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사실은 칼슘 부족 자체가 동맥경화를 촉진할 수도 있다. 칼슘이 충분하지 못하면 골격으로부터 칼슘이 혈류로 과다하게 유리되어 동맥을 석회화시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동맥경화 실험에서 칼슘이 부족한 음식을 섭취한 그룹은 동맥의 석회화가 170% 증가한 반면, 칼슘을 보조제로 섭취한 다른 그룹에서는 석회화가 62% 줄어들었다주5).
따라서 충분한 양의 칼슘과 마그네슘 그리고 비타민 K2(다음에 설명)를 함께 복용하여야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많은 사람들이 마그네슘과 비타민 K2는 무시하고 칼슘만을 복용한다. 그리하면 동맥이 석회화되어 심장발작이나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칼슘은 심장 기능에 필수적
칼슘은 인체의 생리작용에 필수적이다. 만약 칼슘의 혈중 농도가 지나치게 낮으면 전해물질의 균형이 파괴되어 심장박동의 리듬을 상실하고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겨 사망할 수도 있다.
주지하듯이 심장은 4개의 심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심장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일정한 전기 자극이 필요한데 그 심장의 전기 동시성을 유지하는 데 무기물, 예를 들면 칼륨, 마그네슘, 칼슘 등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칼슘은 너무나 중요해서 만약 혈액의 칼슘 부족 현상이 감지되면 곧 적정량을 보충할 수 있도록 인체가 진화되어왔다. 칼슘 저하에 직면하면 부갑상선호르몬이 분비되어 종종 골격으로부터 너무 많은 양의 칼슘을 끌어당긴다. 이 생리현상의 문제점은 나이 들면서 동맥벽에 칼슘이 침투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동맥이 석회화된다.
비타민 K2, 동맥에 칼슘 유입 차단
다행스럽게도 우리 인체에는 동맥으로부터 칼슘이 과다 유입되는 것을 막는 천연 장치가 있다. 그런데 이 중요한 보호 장치가 제대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비타민 K2가 필요하다. 문제는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에 비타민 K2의 양이 매우 적게 포함되어 있어 결국 많은 사람들이 나이 들면서 두뇌, 분비샘, 심장밸브, 동맥 등이 석회화되어 고생하게 된다.
골격에는 오스테오칼신(osteocalcin)이라는 단백질이 있는데, 이 물질은 집에서 지주를 지탱하는 못과 같은 역할을 한다. 비타민 K2에 의해서 활성화되면 오스테오칼신은 칼슘을 부여잡아 그 장소에 보관한다. 비타민 K2가 충분하지 못하면 오스테오칼신은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고, 결국 칼슘이 뼈에서 유리되어 동맥에 침전된다.
비타민 K의 심장혈관질환 예방 효과에 관한 연구 결과는 매우 흥미롭다. 최근에 발표된 것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비타민 K의 심장질환 예방 효과
● 비타민 K는 골격의 칼슘을 유지하고 동맥으로부터 칼슘을 제거하여 인체의 칼슘 균형을 조절한다. 비타민 K 결핍은 동맥의 석회화를 가속화시키는 반면 비타민 K2를 복용하면 동맥의 석회화가 줄어든다.
● 비타민 K는 전립선암을 비롯한 여러 가지 암을 예방하고 치료한다.
● 일본에서는 비타민 K를 골격 손실을 막고 골절을 예방하는 데 종종 사용한다. 이는 비타민 K를 포사맥스(Fosamax)와 같은 골다공증 치료약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비타민 K2는 비타민 K1과 비교하여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인체에 잘 흡수되고 심장병 예방효과가 더 높다.
● MK-4와 MK-7 형태의 비타민 K2는 여러 가지 건강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K-4 형태가 심장혈관과 골격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는 반면, MK-7 형태는 혈중 농도가 높게 유지되고 장기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쿠마딘(Coumadin : 항응고작용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오랫동안 비타민 K를 금지해왔는데 그런 이유로 해서 그 환자들에게 동맥경화와 골다공증이 증가하였다. 쿠마딘을 사용하는 환자들도 의사와 상담하여 비타민 K를 복용하면 여러 가지 건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병적인 조직의 석회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비타민 K는 인체 전반에 걸쳐 노화방지 효과가 있다. 비타민 K를 다량 복용하면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
● 심장혈관 및 골격의 건강을 유지하고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 매일 비타민 K1과 비타민 K2(MK-4와 MK-7를 함께)를 반드시 복용하여야 한다.
비타민 K와 마그네슘도 함께 복용하자
최근 30여 년 동안 칼슘이 골다공증을 예방한다고 해서 폐경기를 전후한 여성들이 마그네슘과 비타민 K 없이 칼슘을 과다 복용하고 있다. 그래서 마그네슘과 비타민 K를 첨가하지 않고 칼슘만 복용한 사람들에게서 심장병과 뇌졸중이 더 높게 나왔다는 연구결과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칼슘을 복용할 때 마그네슘과 비타민 K도 함께 사용할 것을 권한다.
참고사항
주1) Li K, Kaaks R, Linseisen J, RohrmannS. Associations of dietary calcium intake and calcium supplementation with myocardial infarction and stroke risk and overall cardiovascular mortality in the Heidelberg cohort of the European Prospective Investigation into Cancer and Nutrition study. Heart. 2012 Jun;98(12):920-5.
주2) Calcification: 전에 마땅한 단어가 없어 칼슘화라고 했는데 사전을 찾아보니 석회화, 석회침착, 석회집적작용 등으로 번역되어 있어 ‘석회화’로 번역한다.
주3) 칼슘 채널 차단제(calcium channel blocker) : 심장근육세포로 가는 칼슘의 양을 감소시키는 약. 고혈압, 부정맥, 협심증 등에 사용된다.
주4) 동맥경화와 칼슘과의 관계는 <건강다이제스트> 2012년 6월호 ‘침묵의 살인자 동맥경화 막는 자연요법 총공개’를 참조.
주5) Hsu HH, Culley NC. Effects of dietary calcium on atherosclerosis, aortic calcification, and icterus in rabbits fed a supplemental cholesterol diet. Lipids Health Dis. 2006 Jun 23;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