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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발기부전 치료제 4파전 빛과 그림자

2006년 09월 건강다이제스트 청명호 128p

【건강다이제스트 | 조현아 기자】

최근 웰빙 열풍으로 제약업계에도 이른바 삶의 질을 높이는 이른바 ‘해피 드러그(Happy Drug)’가 유행하면서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점점 더 눈에 띄게 성장해가고 있다. 현재 이 시장에서는 비아그라(한국화이자)-시알리스(한국릴리)-레비트라(한국바이엘) 등 다국적 제약사와 자이데나의 동아제약이 국산과 외국산의 대결구도를 형성하며 치열한 시장 빼앗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네 개 치료제의 국내 시장 점유율과 특성에 따라 활용하는 방안 등을 알아보도록 하자.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발기부전 환자는 전체 남성 인구의 10% 수준인 25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대한남성과학회가 전국의 40~80세 남성 1천5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발기부전 증상을 겪고 있다는 응답자가 40대 33.2%, 50대 59.3%, 60대 79.7%, 70대 82% 등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중 정작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10%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이토록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가진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는 지금 소리 없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토종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 고속성장 ‘눈에 띄네’

지난해 12월 동아제약에서 판매를 시작한 자이데나가 급속한 상승곡선을 타면서 기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인 IMS코리아에 따르면 올 1분기 시장에서 판매량으로 시장의 21%를 차지하며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레비트라를 가볍게 제치고 단숨에 3위로 뛰어올랐다.

같은 시기 비아그라는 47%, 시알리스는 25%, 레비트라는 7%를 각각 차지했다. 특히 꾸준히 50~60%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해온 비아그라는 자이데나의 거센 돌풍에 휘말리며 50% 아래로 떨어졌다.

이와 관련, 다국적 제약사들은 “자이데나가 국산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워 초기 시장 진입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성장할지 여부는 좀더 두고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자이데나는 효과가 뛰어나면서 부작용이 적고, 가격면에서도 기존 제품보다 약 20~40% 저렴한 강점이 있다.”면서 “지난 3월부터 고용량인 200㎎을 출시하면서 매출이 더욱 늘었다.”고 상승세의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시장에서 자이데나는 100㎎이 7,000~8,000원, 비아그라는 50㎎이 12,000~13,000원, 시알리스는 10㎎이 15,000~16,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동아제약은 자이데나 판매로 올 한해 150억~180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매출이 달성될 경우 자이데나는 국산 신약으로는 처음으로 출시 1년 만에 100억 원대를 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 반열에 오르게 된다.

예기치 않았던 자이데나의 선전으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특히 레비트라를 생산, 판매하는 한국바이엘.

한국바이엘은 이 시장에서 4위로 떨어지는 등 수세에 몰린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급기야 극약처방을 내놓았다. 혼자 힘으로는 시장을 탈환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마케팅 능력이 뛰어난 국내 제약사 중에서 판매활동을 공동으로 펼칠 협력사를 물색하고 나선 것.

한국바이엘은 이달 말 중으로 제일약품, 종근당, 한미약품 등 3곳의 국내 제약사 중에서 한 곳을 최종 선정, 레비트라 공동 판매에 전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한국바이엘이 이처럼 마케팅 전략을 수정하게 된 데는 한국의 영업 환경에 맞춰 이미 대웅제약과 손잡고 공동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한국릴리의 사례가 참고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로 다른 효능을 강조하는 차별화 경쟁 소비자는 ‘혼란스럽다’

‘고개 숙인 남성들의 구세주’, ‘신비의 푸른 다이아몬드’

1999년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세계 최초의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의 국내 시판을 허용했을 때 나온 예찬론이다.

이제 비아그라는 경쟁제품들에 비해 가장 오랜 임상 결과가 쌓여 있어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비아그라는 심적인 요인이나 병적인 요인으로 인하여 발기가 잘 안 되는 사람들에게 사용되는 치료제로 성행위 1시간 전에 복용하도록 권장된다. 복용 후 발기 유발을 위해서는 신체적 혹은 시각적인 성적 자극이 꼭 필요하다.

시알리스는 ’36시간 약효 지속’을 가장 큰 특징으로 강조하고 있다. 비아그라와 대체로 유사한 약이지만 음식물 섭취와 관계없이 복용 후 16분이면 약효가 나타나 효과 지속 시간이 비아그라의 9배인 36시간에 이른다.

하지만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시간동안 발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 시간 안에 자극을 받으면 발기가 쉽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비아그라는 성행위 1시간 전에 복용해야 하나 시알리스는 30분~12시간 전에 먹으면 된다.

경쟁제품 중 시장점유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진 레비트라는 ‘발기의 강직도’가 다른 제품에 비해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조사결과를 강조하고 있다.

레비트라는 약 복용 후 15분 후에 효과를 발휘한다는 속효성과 더불어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는 발기부전 남성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이데나는 타 제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가격이 저렴하며 한국인의 생활주기에 걸맞는 12시간의 약효발현 시간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소비자의 혼란이다. 회사마다 제품의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어 내게 맞는 치료제가 어떤 것인지 헷갈린다는 것.

최근 대한남성의학회 회장에 선출된 부산대병원 박남철 교수에게 발기부전 치료제에 대해 궁금한 몇 가지를 물어보았다.

발기부전 치료제 궁금증 명쾌 해설

▶ 치료제마다 적용되는 연령대나 증상이 서로 다른가?

비아그라, 레비트라는 발기부전 정도가 심하고 나이가 많은 환자, 시알리스는 상대적으로 젊고 증상이 가벼운 환자에게 주로 처방합니다. 그 이유는 비아그라, 레비트라는 발기 강직도 개선에 효과적이고, 시알리스는 약효 지속기간이 길어서입니다. 자이데나는 약효 지속시간이나 강직도 개선 효과가 기존 제품의 중간쯤 된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 치료 효과면에서 차이가 있나?

70~80%는 먹는 약만으로 발기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전체 환자의 10%는 주사나 음경 보형물 삽입을 권합니다. 또 당뇨병에 의한 발기부전의 경우에도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이 경우 치료율은 50%쯤 됩니다. 다행히 당뇨병 환자 세 명 중 한 명은 남성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현저히 낮습니다. 이런 사람에겐 남성호르몬을 함께 처방하면 치료율을 70~80%대로 올릴 수 있습니다.

▶ 부작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나?

유럽에선 두통이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얼굴 화끈거림, 다음으로 두통입니다. 대개 환자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고, 부작용 때문에 약 복용을 중단한 사람은 2%에도 못 미친다는 조사 결과가 있기도 합니다.

▶ 성관계 여부와 상관없이 규칙적 복용해도 괜찮나?

먹는 약은 성적 흥분이 있어야 약효를 발휘합니다. 따라서 성행위 전 먹는 것이 원칙입니다. 최근 저용량으로 매일 또는 이틀에 한 번 복용한 결과 발기부전이 개선됐다는 연구가 서양에서 나왔지만 아직 충분히 증명되지는 않았습니다.

▶피해야 할 음식물과 알콜 섭취정도는?

약을 먹기 전 소주 2~3잔이나 포도주 5잔 이상 마시는 것은 곤란합니다. 알코올이 성적 흥분을 억제하기 때문입니다. 또 과식이나 기름진 음식으로 배를 채워놓는 것도 약효를 떨어뜨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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