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도움말 | 건국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김동림 박사】
그 옛날엔 고기반찬이 일등으로 통했지만, 지금은 자연 그대로를 밥상에 옮긴 채식이 최고의 식단으로 손꼽힌다. 게다가 각종 성인병에도 언제나 1순위로 꼽혔던 채식이 당뇨병 환자들에게 열렬한 환호를 받고 있다. 과연 채식이 당뇨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 진실과 오해를 가감없이 알아보도록 하자.
채식, 당뇨에 좋아? 나빠?
식생활 습관에서 오는 대표 질병이 바로 당뇨이다 보니, 가장 중요한 것이 뭐니뭐니 해도 ‘먹는 것’일 수밖에 없다.
특히 당뇨는 말 그대로 ‘먹는 대로 앓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음식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질환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혈당조절을 해야 하기 때문에 혈당과 직결된 영양섭취에 따라 당뇨의 정도가 판가름난다. 그 중에서도 바로 채소, 즉 채식 위주의 식단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당뇨환자에게 매우 중요한 ‘당뇨습관’이 된다는 사실.
건국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김동림 박사는 “채소에는 비타민과 무기질 그리고 섬유소가 풍부합니다. 또한 곡류나 어육류에 비해 열량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혈당을 많이 올리지 않고, 비교적 자유롭게 먹을 수 있습니다.”라며 당뇨환자들에게 채식을 권고한다.
결국 혈당과 직결된 과다 열량섭취나 고콜레스테롤, 인스턴트식품에 주로 포함되어 있는 트랜스지방 등을 철저히 막아주는 것이, 바로 당뇨를 이기는 한 방법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지나친 채식 습관도 그리 좋지는 않다.
김동림 박사는 “우리 몸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여러 영양소가 필요합니다. 막연히 채식이 좋다고 하여 단백질 등의 적절한 섭취 없이 채식만을 하다보면 영양 결핍으로 몸의 이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라며 지나친 채식은 피할 것을 경고한다.
당뇨환자에게 채식이 육식보다 상대적으로 좋긴 하지만, 채식만 고수했을 경우 비타민 B12의 결핍을 초래할 수도 있으며, 그로 인해 신경계 손상이나 치매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TIP. 비타민B12 결핍이란?
장의 기능을 방해하여 소화불량·변비·설사 등을 일으키기도 하며,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무감각해지고 쑤시는 초기증상이 있을 때 신속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지거나 다리에 마비가 올 수도 있다. 특히 야채에는 비타민 B12가 없으므로, 완벽한 채식주의를 고수하는 사람들에게는 간혹 비타민 B12 결핍이 나타날 수도 있다.
꼭 알아두기: 당뇨환자 일일 권장 열량
① 남자 : 키(m)의 제곱×22 ② 여자 : 키(m)의 제곱×21
만약 키가 170㎝의 남자라면 표준 체중은 64㎏, 160㎝의 여자라면 54㎏ 정도이다. 본인의 체중이 표준체중에 가깝다면 보통 활동을 하는 경우, ‘표준체중×30~35칼로리’가 필요열량이다. 그 예로 160㎝의 56㎏인 당뇨환자라면 표준체중은 ‘1.6×1.6×21 = 54kg’이고 일일권장량은 ‘54Kg ×30 칼로리’즉 1,600칼로리가 된다.
영양 골고루 식단이 최고!
김동림 박사에 의하면 당뇨환자의 식단은 자신의 몸 상태와 하루의 활동량에 맞는 식사량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당뇨에 좋은 식품이라도 과하게 섭취했을 경우 오히려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것.
“당뇨를 앓고 있는 분들에게는 특정 음식의 권고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무얼 먹느냐가 중요하다기보다는 일정량을 일정한 시간에 골고루 먹어야 한다는 게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죠. 무조건적인 채식보다는 비빔밥처럼 여러 가지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되어 있는 음식이 당뇨환자에게는 오히려 더 좋은 식단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권고한다.
그렇다면 당뇨환자는 하루에 얼마나 먹어야 할까?
반드시 자신의 체중과 당뇨병 외의 동반질환, 그리고 활동량에 맞추어 식사량을 결정하는 것이 철칙이다.
또한 당뇨환자들이 가장 오해하는 것은 바로 무조건 적게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체중이 덜 나가는 사람은 더 많은 칼로리 섭취가 필요하고, 비만한 사람은 체중감량을 위해 이보다 적은 양을 섭취하는 등 각기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
김동림 박사의 올바른 채식식단
1. 채식을 할 때에는 반드시 어류, 육류등을 곁들여 먹어라.
2. 당분이 많이 포함된 감자, 고구마는 과하게 먹지 마라.
3. 당분이 적은 시금치, 브로콜리,당근, 피망 등을 색깔별로 골고루 먹어라.
4. 조리할 때 기름에 튀기기보다는 삶거나 데쳐서 먹어라.
5. 볶음이나 샐러드 등에 버터나 마요네즈를 사용하지 마라.
6. 가급적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되, 간장과 식초 등을 활용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