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윤숙자 소장】
한 입에 쏙 들어가도록 앙증맞게 빚어 차례상에 올리고 여러 사람이 어울려 먹는 맛이 일품인 송편. 하지만 매년 천편일률적인 송편에 질릴 만도 한데…. 21세기 국제화·다변화 시대에 맞게 우리 송편에도 새바람을 불러일으켜 보자.
“송편 안에 초콜릿을? 어라~ 한 술 더 떠서 과일까지….” 가능한 일일까? 충분히 실현 가능성이 있는 얘기다. 당신이 생각의 전환만 한다면! 매년 똑같은 소, 똑같은 색깔의 송편에 이력이 났다면 이번 한가위엔 좀 색다른 송편을 만들어 보자.
눈으로 즐기는 오색송편 내 손으로 만들기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윤숙자 소장은 “우리가 갖고 있던 편견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송편의 변화는 무궁무진하죠.”라고 말을 뗀다.
보통 흰색, 쑥색 송편만을 떠올리기 쉽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오방색을 음식에 주로 사용했다는 데, 천연재료를 사용한 반죽으로 맛도 좋고 보기에도 좋은 오색송편을 만들어보자.
넘실넘실 황금물결 황黃 (호박, 치자)
호박은 껍질을 벗기고 얇게 썰어 채반에 말린 다음 분쇄기로 갈아 그 가루를 반죽할 때 함께 넣는다. 치자 우린 물을 반죽할 때 함께 넣어주어도 된다.
자연을 닮은 녹綠(쑥과 녹차)
쑥을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파랗게 데쳐서 곱게 다진 후 반죽할 때 함께 넣는다. 쑥 가루를 이용해도 된다. 녹차가루를 반죽할 때 함께 넣으면 녹차 향 은은한 녹차 송편을 맛볼 수 있다.
식욕을 부르는 홍紅? (오미자, 딸기가루, 석류엑기스, 레드와인, 포도)
오미자는 찬물에 우려내어 반죽할 때 함께 넣으면 되고, 딸기가루를 이용할 때는 딸기를 갈아서 생즙과 함께 넣거나 딸기가루를 첨가하여 반죽할 때 함께 넣는다. 또한 레드와인, 석류엑기스 등은 송편 반죽을 할 때 넣어주면 되고 포도는 농축한 즙이나 포도주스를 반죽할 때 함께 넣으면 된다.
백의민족의 상징 백白(감자, 흰쌀)
감자녹말에 분량의 소금을 넣고 반죽한다.
건강을 부르는 흑黑 (도토리가루, 칡가루, 커피가루)
도토리가루는 반죽할 때 함께 넣어주면 되고 커피가루는 멥쌀가루와 함께 반죽하여 만든다. 헤이즐넛 커피가루를 사용해야 송편 소와 커피향이 조화롭게 섞일 수 있다는 것이 윤숙자 소장의 귀띔. 진하지 않은 커피향이 은은하게 풍기고 외국인들의 입맛에도 맞는다. 칡가루로 멋을 낸 송편을 만들려면 칡가루와 칡 녹말을 반죽할 때 함께 넣으면 된다.
송편 속을 특별하게~
보통 밤, 콩, 깨, 녹두 등을 이용하여 송편을 만드는 데 제철에 맞게 밤, 감, 고구마, 또는 바나나, 딸기 등의 과일을 기존의 소와 함께 버무려서 넣을 수도 있고 색다른 견과류인 땅콩, 호두, 호박씨, 아몬드 등을 이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초콜릿을 소로 넣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윤 소장은 “송편은 살짝 쪄내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의 소에다 냉동한 고체의 초콜릿을 섞어서 소로 넣으면 마치 꿀떡을 먹을 때처럼 초콜릿 시럽과 아삭한 질감의 소를 맛볼 수 있는 독특한 송편이 얼마든지 탄생할 수 있다.”고 한다.
“사실, 별미 송편이라는 것이 따로 없죠. 만드는 사람에 따라, 재료에 따라 얼마든지 평소와 다르게 만들면 그게 별미 송편이잖아요.”라고 말하는 윤 소장은 “평범한 송편에다가 아기자기한 장식을 하는 것도 별미 송편이고요, 아이들이 색다른 모양으로 만든 송편이 장난인 것 같아도 별미 송편인걸요.”라며 이번 추석에는 온 가족이 모여 재미있는 송편 만들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