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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기의 행복테라피] 안 되면 조상 탓~ 잘되면 내 탓~ 혹시 당신도 남 탓만 하세요?

2013년 10월 건강다이제스트 풍성호 48p

【건강다이제스트 | 청담하버드 심리센터 최명기 연구소장】

사람은 무언가 일이 잘못되면 일단 누군가에게 잘못을 돌리는 본능이 있다. 부인은 남편을 탓하고, 남편은 부인을 탓한다. 자식은 부모를 탓하고 부모는 자식을 탓한다. 상사는 부하직원을 탓하고, 부하직원은 상사를 탓한다. 노인은 젊은이들을 탓하고 젊은이들은 노인을 탓한다. 부자는 가난한 이들을 탓하고, 가난한 이들은 부자를 탓한다.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국가적으로도 서로가 서로를 탓하기만 하면 일은 해결이 안 되고 감정만 상하게 된다. 구조적 문제가 있는데 누군가에게 책임을 지우고 사람을 바꿔도 상황은 호전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도 자신은 문제없다고 남 탓만 하면 계속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게 되고 인생이 더욱 힘들어질 뿐이다.

남 탓을 하는 이유 4가지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인간이 남 탓을 하게 되는 데는 4가지 이유가 있다. ①어떻게든 원인을 만들어내야 마음이 편하다. ②남의 탓으로 돌려 자기 잘못을 덮고자 한다. ③상대방을 컨트롤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④어떤 형태로건 감정을 분출하지 못하면 돌아버릴 것 같다.

지금부터 그 이유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올바른 마음가짐을 생각해보기로 하자.

1. 어떻게든 원인을 만들어내야 마음이 편하다

사람들은 무언가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그에 대해서 설명이 있어야 안심을 한다. 인간이 과학적 실험과 통계를 사용하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 전에 인간은 믿고자 하는 것을 믿는 본성이 있었다. 그래서 혹자는 그것을 미신이라고 경멸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믿지 않는 것보다는 미신이라도 믿는 것이 낫다. 폭풍이 닥쳐와서 배가 침몰을 했다. 어부들은 두렵다. 하지만 물고기를 낚기 위해서 다시 바다에 나가지 않으면 죽게 된다. 다시 바다로 나갈 용기를 얻기 위해서 과거에는 바다의 신을 달래준다고 하면서 제사를 지냈다. 사실 한 번 폭풍이 밀려왔으니 당분간은 밀려오지 않겠지만 두려움을 달래야 하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폭풍이 밀려온 것과 바다의 신이 노여워하는 것은 전혀 관계가 없지만 바다의 신을 원인으로 생각하게 되면서 마음이 편해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 현대사회에서도 아무 이유 없이 불행이 발생한다. 열심히 노력해도 일이 잘 안 풀리면 누군가 원망할 대상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대통령을 욕하고 정치를 욕한다. 그리고 그보다 작은 차원에서 일이 안 풀리면 주위 사람들을 탓한다. 자녀가 공부를 못하면 부인은 남편이 무관심하다고 하고, 남편은 부인이 너무 극성맞아서 아이가 주눅이 들어서라고 탓한다. 사실 자녀가 공부를 못하는 것은 공부를 못하게 타고 태어나서다. 직장에서 매출이 줄어들면서 적자가 누적되면 사장은 직원들이 돈만 많이 받고 일을 못해서라고 탓하고, 직원들은 사장이 경영을 못해서라고 탓한다.

하지만 나라의 성장률이 저하되고 소비가 위축되는 것은 누구의 탓도 아니다. 어른이 나이가 들면 더 이상 키가 안 크듯이 국가 역시 마냥 성장만 할 수는 없다.

특히 사람들이 남의 탓을 할 때가 병에 걸렸을 때다. 암이 과연 스트레스와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그런데 암에 걸린 이들을 보면 남자들은 대체적으로 업무 스트레스에서 그 원인을 찾고, 여자들은 남편과 시댁이 주는 스트레스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하지만 암을 유발하는 인자를 지니고 태어난 이상 젊어서 걸리느냐 늙어서 죽기 전에 걸리느냐의 차이지 언젠가는 암에 걸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원인이 아닌 것을 원인이라고 믿으면서 남의 탓을 하다 보면 본인의 스트레스만 더해진다. 있는 그대로 견뎌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불행이 있다. 원인을 찾아 헤매도 소용없다. 불이 나면 원인과 상관없이 불을 꺼야 한다. 엉뚱한 남의 탓을 하다 보면 오히려 문제만 더 커지고 나만 더 힘들기 마련이다. 누구의 탓도 아닌 어쩔 수 없이 찾아온 불운은 남을 탓하지 말고 그저 온전히 견디어내자.

2. 남의 탓으로 돌려 자기 잘못을 덮고자 한다

인간에게는 자기 존중감이라는 것이 있다. 사람들은 모두 자기 잘난 맛에 산다. 아무리 겸손해 보이는 이도 그것은 보이는 모습이다. 오히려 겸손을 통해서 자기 우월감을 유지하고자 한다. 뭔가 일이 잘못되었고 그것이 내 탓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면 마음이 편치 않다. 자기가 못난 사람이 된 듯하다. 더군다나 인간은 모두 자신이 옳고 선하다고 생각을 하면서 살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살인범도 살인을 저지른 후 피해자 탓을 한다. 만약 그때 피해자가 자기 말만 잘 들었으면 자신이 피해자를 죽이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어떤 이는 항상 자신은 백지처럼 하얗고 순수한 마음을 지니고 있어야 하고, 항상 옳아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세상의 일 중에는 내가 맞고 상대방이 틀리거나, 내가 틀리고 상대방이 옳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실 세상의 일 중에는 나도 맞고 상대방도 맞거나, 나도 틀리고 상대방도 틀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데 항상 자신은 착하고 옳아야 한다고 생각을 하니까 잘못된 일, 불쾌한 일이 생길 경우 전부 남의 탓으로 돌리게 된다.
만약에 자기 주위에 못난 사람, 엉터리로 일하는 사람만 있어서 일이 안 풀린다고 여기는 이는 자신의 문제가 아닌지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을 평가하기 위한 적절한 도구가 있어야 한다. 어떤 일의 실패와 성공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능력, 노력, 운, 과제의 난이도 중 어느 것이 문제였는지 잘 따져봐야 한다. 불행과 실패의 원인을 올바로 평가해야 한다.

3. 상대방을 컨트롤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자신은 꼼짝도 하지 않으면서 주위 사람을 부려먹으려고만 드는 이들이 있다. 리모컨을 가져오는 것, 집 앞 편의점에 다녀오는 것 모두 다 남을 시키려고만 든다. 그렇게 남에게 계속 부탁만 하다가 조금이라도 늦어지게 되면 계획이 다 틀어진다.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남만 시키다가 일이 잘못되면 결과적으로 남의 잘못이 된다. 스스로 꼼짝도 하지 않아서 남들이 도와주게 된 것인데 막상 일이 잘못되면 남만 탓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당연히 남의 탓만 하게 된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 남의 마음처럼 바꾸기 어려운 것이 없다. 남을 바꾸기에 앞서 나를 먼저 바꾸고자 노력해야 한다.

4. 어떤 형태로건 감정을 분출하지 못하면 돌아버릴 것 같다

종합병원 소아과에서 치료 받던 자식이 죽거나 산부인과에서 분만을 하다가 부인이 사망하면 가족들은 감정을 컨트롤 하지 못한다. 의사를 원망하게 된다. 그럴 때 병의원의 잘못이 없다고 설명을 해도 소용이 없다. 변명처럼 들릴 뿐이다. 일단 가족의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 잘못했다고 하고 빌어야 한다. 나중에 흥분이 가라앉으면 화를 냈던 것에 대해서 사과를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투자를 했다가 실패를 해서 전 재산을 날리면 투자를 권유한 사람들을 원망하게 된다. 이익을 봤을 때는 기억이 나지 않고 돈을 잃은 것만 떠올려진다. 극한 상황에 몰리게 되면 인간은 분노에 사로잡힌다. 그 분노의 감정이 자신을 향하게 되면 자살을 하거나 과격한 행동을 취하게 된다.
분노는 화다. 화는 불이다. 화 즉 불이 나를 태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화와 분노의 화살이 남을 향하게 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지나쳐 닥치는 대로 남을 공격하다 보면 남들도 나를 피하게 된다. 부당하게 남을 공격하다 보면 법적 책임을 물게 된다. 결과적으로 나 자신도 타버리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처음에는 어쩔 수 없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화 자체를 줄이고 다른 식으로 화를 배출해야 한다. 일단 위로를 많이 받아야 한다. 분노하는 대신 슬퍼해야 한다. 분노를 중화할 인생의 즐거움도 필요하다. 감정을 분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남 탓만 하는 바보가 되지 말자

인간은 불행이 닥쳤을 때 진실이든 거짓이든 원인을 만들어야 마음이 편해진다. 하지만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불행이 있는 법이다. 그때는 언젠가 행운이 찾아올 것이라고 믿으면서 견디어내야 한다.

나는 옳고 남이 틀렸다고 주장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내 잘못이 아닌지 살펴보는 성찰의 힘이 필요하다. 힘들고 궂은 일은 남에게 시키고 편하고 고귀한 일만 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하지만 일이 되게 하려면 남의 마음을 바꾸기보다는 내가 먼저 솔선수범해야 한다. 너무 슬프고 속상한 일이 있으면 분노의 화살을 남에게 돌리게 된다. 하지만 이런 행동이 지나치다 보면 남을 향한 분노의 화살이 나에게 돌아오게 마련이다.

만날 남의 탓이나 하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바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음 4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첫째, 어쩔 수 없는 불행은 있는 그대로 견디어내자.

둘째, 불행과 실패의 원인을 올바로 평가해야 한다.

셋째, 남을 바꾸기에 앞서 나를 먼저 바꾸고자 노력하자.

넷째, 감정을 분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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