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미애로여성의원 중구점 김해성 원장】
여기 A와 B가 있다. A와 B가 무언가를 같이 했는데 결과가 달랐다. A는 얻고 B는 얻지 못했다. 이 이야기만 놓고 보면 불공평하기 그지없다. B로서는 허무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지는 부부 침실이 많다. 그렇다. ‘섹스’ 이야기다. A와 B가 같이한 것은 섹스이고, 다른 결과는 오르가슴이다. 주로 남편이 A이고 아내는 B다. 남편은 오르가슴을 느끼지만 아내는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느끼지 못한 아내는 공평하지 않은 섹스가 재미없다. 남편은 어떻게 해야 좋을지 해결책을 찾아보지만 헛수고로 끝나기 일쑤다. 도대체 여자의 오르가슴이 뭐기에 뜻대로 되지 않는 걸까?
CASE 1. “여보, 내가 어떻게 해주면 될까?” ‘아내바보’ 장석(가명, 36세) 씨 이야기
결혼 2년 차 남편 장석 씨는 최후의 방법을 써야 할지 말지 망설이고 있다. 장석 씨가 생각한 최후의 방법은 ‘성기 확대’다. 장석 씨는 아내와 섹스를 하고 나서는 좋기도 하지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아내는 말을 하진 않지만 오르가슴을 못 느끼는 눈치다. 못 느끼는 여자도 있다지만 아내가 그럴 줄은 몰랐다. 나름대로 다양한 체위도 해보고 분위기도 바꿔봤다. 그러나 아내의 몸은 별 변화가 없었다. 장석 씨는 그런 아내를 위해 자신을 바꿔보려고 한다.
CASE 2. “오르가슴을 아는 여자가 부러워요!” 자존심 상한 성옥(가명, 42세) 씨 이야기
워킹맘 성옥 씨는 얼마 전 우연히 열 살 많은 직장 선배의 부부관계 이야기를 듣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50대 초반인 선배는 남편과 신혼 때 못지않게 섹스를 한다고 자랑했다. 그리고 매번은 아니지만 오르가슴도 느낀다고 했다. 성옥 씨는 순간 허탈했다.
지금까지 남편과 10년 넘게 살면서 한 번도 오르가슴을 느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심 선배가 부러웠다. 성옥 씨의 부부생활을 묻는 선배의 질문에는 대충 ‘가끔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둘러댔다. 그날 밤 그 불똥은 남편에게 튀었다. 남편이 슬슬 분위기를 잡자 성옥 씨는 귀찮다며 등을 돌려 버렸다. 그러고는 여자의 오르가슴에 관심조차 없는 남편에게 어떻게 이 이야기를 꺼낼지 곰곰이 생각하다가 잠이 들었다.
달라도 너~무 다른 남녀의 오르가슴
섹스와 붙어 다니는 네 글자, 오르가슴. 오르가슴이란 성행위를 할 때 느끼는 쾌감의 절정을 말한다. 그래서 섹스를 통해 오르가슴에 도달하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 남자도 여자도 오르가슴을 통해 더 큰 사랑과 기쁨을 느낀다.
오르가슴을 보는 남녀의 시각은 극명하게 다르다. 남성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오르가슴을 쉽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은 그 반대다. 원해도 느끼기 어려운 것이 오르가슴이라고 본다. 실제로 평생 한 번도 못 느껴봤다는 여성도 흔하다.
미애로여성의원 중구점 김해성 원장은 “남성은 사정을 하면 100% 오르가슴을 느끼지만 여성은 아니다.”라며 “삽입 성교를 통해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는 여성은 20~30%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남녀 차이 때문에 아내들은 오르가슴이라면 할 말이 많다. ‘오래전 오르가슴을 포기했다.’ ‘남편을 위해 오르가슴 연기를 한다.’ ‘오르가슴을 위해 예쁜이수술을 고민한다.’는 등 오르가슴을 못 느껴서 생기는 불평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이것이 불평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섹스에 흥미를 잃는 것이다. 오르가슴 없는 섹스는 ‘남편 좋은 일만 시키는 재미 없는 일’이라는 기분이 들게 한다.
김해성 원장은 “지금까지 못 느꼈다고 포기하지 말고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부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한번 알아두면 평생 짜릿한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는 비결을 알아본다.
달콤하고~ 짜릿하게~ 오르가슴 도달법 5가지
1. 바로 거기! 성감대를 찾아라!
오르가슴을 못 느끼는 여성의 대표적인 공통점은 자신의 성감대를 모르는 것이다. 성감대 자체에 관심이 없는 경우도 많다. 김해성 원장은 “성감대를 모르니까 어떻게 해야 오르가슴이 오는지도 모르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성감대를 찾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자위다. 자위를 통해 알게 된 성감대를 남편에게 알려주고 그곳을 자극하도록 한다.
성감대는 혼자 집중해도 찾기 어렵다. 김해성 원장은 “남편과 섹스할 때 성감대를 찾으려고 하면 혼자서 찾을 때보다 더 쉽지 않다.”며 “자위를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위가 가장 편하고 빨리 성감대를 찾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2. 적극적으로 변하라!
소극적인 자세로는 오르가슴에 도달하기 어렵다. 남편이 사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아내도 자신의 오르가슴을 위해 자신 있게 움직여야 한다. 삽입 위치를 조절해도 되고, 자신이 편한 자세로 남편을 리드해도 된다. 아직도 조신한 이미지에 금이 갈까 망설이고 있는가? 남편의 눈에는 조신한 아내보다 자신과의 열정적인 섹스로 황홀한 오르가슴을 느끼는 아내가 더 예뻐 보일 것이다.
3. 삽입성교만 하지 마라!
보통 오르가슴을 포기하는 과정은 정해져 있다. 별생각 없이 ‘삽입성교를 하면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그것으로 느끼지 못하면 얼마 안 가 포기해버린다. 그러나 앞서 밝혔듯이 삽입성교만으로는 많은 여성이 오르가슴에 도달하지 못한다.
김해성 원장은 “삽입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며 “삽입으로 느낄 수 없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꼭 삽입하지 않아도 성감대 자극 등을 통해 오르가슴을 느낄 수도 있다. 섹스 토이나 소품을 이용해도 된다. 김해성 원장은 “도구나 소품을 사용해서 부부가 즐겁고 쾌감이 올라간다면 그것도 오르가슴을 이끌어내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4. 크기에 집착하는 남편이 되지 마라!
아내가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면 남편 또한 속이 탈 것이다. 이때 남편은 종종 애먼 곳에서 해결책을 찾는다. 성기를 크게 키우려고 하고, 조루를 의심하며, 정력이 형편없다고 자책한다. 특히 많은 남성은 성기가 커지면 여성의 만족도도 올라간다고 믿는다.
김해성 원장은 “여성의 오르가슴과 성기 크기는 대부분 별 상관이 없다.”며 “여성을 만족시키는 좋은 방법은 남성과 다른 여성의 몸을 이해하려는 마음과 노력”이라고 말한다.
여성은 자신의 정력에만 관심 있는 남자에게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이것은 결혼했든 안 했든 마찬가지다. 아내에게 오르가슴을 선물하고 싶다면 먼저 따뜻한 대화와 스킨십을 통해 아내의 몸을 제대로 알아보자. 남편의 이런 정성과 사랑이 느껴지면 아내의 마음은 열리고 오르가슴의 세계도 가까워진다.
5. 케겔운동으로 자신감을 높여라!
여성의 골반근육은 성감을 느끼는 데 중요한 부위다. 하지만 임신과 출산을 겪었다면 나이가 들수록 골반근육의 힘이 점차 떨어지게 된다. 성감이 떨어진 여성은 삽입성교에 대한 자신감도 뚝뚝 떨어진다. 이때는 케겔운동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지속해서 질을 조이는 케겔운동은 골반근육의 근력을 올려주는 유용한 방법이다.
김해성 원장은 “케겔운동은 오랫동안 해야 큰 효과를 볼 수 있으며, 평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또한 케겔운동은 성감을 올려줄 뿐 아니라 요실금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김해성 원장은 성상담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네이버 카페 아궁이(아줌마들의 궁금한 이야기, cafe.naver.com/dkagoonge)를 운영하는 ‘아궁이 의사’로 유명하다. 대한성학회와 대한비뇨부인과학회에서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