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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주치의] 내 몸을 살리는 비움의 건강학

2014년 07월 건강다이제스트 숲속호 66p

【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서울대 간호대학 치유과학센터 강승완 교수】

‘보릿고개’라는 말이 있다. 지난해 가을에 추수한 곡식이 떨어져 햇보리가 나올 때까지 먹을 것이 없는 어려운 시기를 일컫는 말이다. 1960년대 초반까지도 먹을 것이 없어 초근목피로 이 시기를 견뎌냈다고 한다. 그러나 60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우리는 영양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다. 먹을 게 없어서 고민이 아니라 너무 많이 먹어서 걱정이다. 너무 잘 먹어서 오히려 건강에 빨간 불이 번쩍이고 사이렌이 울리고 있다. 그래서 ‘많이’는 먹지만 ‘제대로’는 못 먹고 있는 현대인들의 건강 키워드는 이제 ‘비움’이다. 비워야 산다! 내 몸을 살리는 비움의 건강학을 알아보자.

PART 1. 비워라! 왜?

못 먹는 게 걱정이지 잘 먹는 게 걱정일까 싶다.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예전보다 훨씬 풍요롭게 맛있는 음식을 더 잘 먹고 있다. 그래서 키도 더 커지고, 몸무게도 더 나가고 겉보기에는 잘 크고 있는 듯 보인다. 오히려 비만이 걱정이어서 ‘살과의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체력은 못 먹던 시절보다 더 떨어져 있다. 잘 먹는데도 ‘저질 체력’인 것이다. 도대체 왜일까? 우리가 정말 잘 먹고 있기는 한 걸까?

‘비움’이라고 하면 우리는 ‘다이어트’를 쉽게 떠올린다. 물론 건강을 위협할 정도의 비만이라면 체중도 줄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건강을 위해서 비워야 할 것은 단순히 ‘살’만은 아니다. 우리의 주변을 둘러보자. 생활의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진, 수많은 화학물질 덩어리의 인공물들이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이들만이 아니다. 요즘엔 외출할 때 미세먼지의 농도를 확인해야 할 만큼 공기의 질도 우리 건강에 위협적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우리 몸은 수많은 유해화학물질로 오염되어 가고 있다.

오염된 건 생활환경만이 아니다. 우리가 마트에서 흔히 구매하는 음식재료 대부분은 가공된 먹거리이다. 이들로부터도 우리 몸은 매일 엄청난 양의 화학물질로 오염되고 있다.

이렇듯 우리가 먹고 숨 쉬고 생활하는 모든 곳에 존재하는 오염물질들이 우리의 입과 호흡기, 피부 등을 통해 우리 몸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오염물질들은 체내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먼저 신체 건강을 위협한다. 체내에 들어온 음식은 몸속에 곰팡이가 자라게 하고, 장 속 유해균은 독소를 만들고 그 독소가 장을 통과해 온몸으로 퍼져 많은 질병을 유발한다.
서울대 간호대학 치유과학센터 강승완 교수는 “유해균이 장에서 만들어낸 독소들은 세로토닌 합성을 방해하는데, 세로토닌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장의 연동운동이 저하되어 변비가 생기고, 장에서의 미생물 생태계의 변화가 일어난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가공된 먹거리를 많이 먹는 아동·청소년에게서도 이런 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신체 건강만이 아니다. 체내에 축적된 오염물질은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까지도 병들게 한다.

강승완 교수는 “체내에 축적된 환경독소들은 뇌 건강도 위협하는 물질”이라고 말한다. 환경독소는 체내 지방층에 잘 달라붙는 성질이 있다. 그런데 체내 장기 중 지방이 가장 많은 곳이 바로 ‘뇌’이다.

따라서 뇌에 환경독소가 축적되면 뇌세포의 노화가 촉진되고, 신경전달물질의 합성과 작용이 방해를 받는다. 이로 인해 우리는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하게 되고, 본능이나 감정에 대한 통제력이 약해져 우울증이나 충동성, 폭력성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기억력이나 인지기능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렇듯 환경독소는 신체적 질환뿐만 아니라 정서와 인지작용 등 정신세계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 체내에 축적된 환경독소들은 반드시 비워야 한다. 우리 몸을 정화하고 청정하게 비워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

PART 2. 비워라! 어떻게?

우리 몸에 쌓여있는 수많은 화학물질과 환경독소를 비워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들은 주로 음식을 통해 체내에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비움’의 시작은 유해물질 없는 제대로 된 음식을 먹는 것이다.

강승완 교수는 “체내에 환경독소가 유입되는 가장 주된 경로가 음식을 통해서인 만큼, 인스턴트 가공식품이나 잠재적 오염 위험이 큰 붉은 육류나 유제품의 섭취를 제한하고, 과학적으로 잘 설계된 식이요법을 바탕으로 해독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조언한다. 이때 그 지침으로 삼아야 할 원칙은 다음과 같이 정하자.

1. 가공된 먹거리보다는 채소와 과일 등 자연의 먹거리 위주로 식단을 마련해 체내에 환경독소가 쌓이지 않게 하자.

2. 면류보다는 곡물 중심의 식사를 하자.

3. 환경독소가 잘 달라붙는 지방이 많은 음식인 붉은 육류를 적게 먹자.

4. 육류를 먹을 때는 채소를 충분히 먹어 체내 오염물질의 배출을 돕자.

5. 하루의 반은 단식으로 몸을 비우자.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몸을 비우자. 낮 동안 쌓인 신체적·정신적 노폐물이 걸러져 자연스러운 비움이 이뤄진다.

6. 정신적 스트레스와 분노 등의 감정을 비우자. 명상 등으로 마음의 독소를 비우고 마음을 다스리자.

강승완 교수는 “이러한 생활 속 실천과 더불어 정기적으로 체내 오염물질과 환경독소를 비워내는 ‘디톡스 프로그램’으로 몸에 축적된 오염 물질을 비워내는 것도 좋다.”고 권한다.

치유의 시작은 곧 ‘비움’이기에 체내의 독소를 비워내는 디톡스 프로그램 ‘더비움’을 운영하고 있다.

강승완 교수는 “‘더비움’ 프로그램은 몸 비움, 마음 비움, 습관 비움으로 구성되어 있다.”며 “이는 우리 생활 전반을 리셋하는 몸 회복 프로그램”이라고 말한다.

● 몸 비움은 전통 한식과 통합의학적 해독전략을 결합한 해독식이요법을 통해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체내에 누적된 환경독소와 염증유발물질을 제거한다.

● 마음 비움은 다양한 명상과 심리치유기법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마음을 비워낸다. 즉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스트레스, 과도한 욕망, 마음의 상처, 잠재된 분노와 트라우마, 슬픔과 외로움 등 마음의 독소를 비워내 우리 마음의 본질인 행복과 평화를 회복하게 한다.

● 습관 비움은 자가용이나 엘리베이터 사용 등 편안함에 길든 일상생활에서의 건강하지 못한 습관을 비워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걷는 등의 생태적 생활습관으로 그 빈자리를 채운다.

강승완 교수는 “우리 몸과 마음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며 “먹는 것과 마음 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더비움’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먹는지, 자신의 먹는 행위는 어떤 욕구에서 비롯됐는지를 성찰해 보고 여러 가지 잘못된 습관들과 감정적인 허기 등을 비워내는 연습을 하면, 새롭고 건강한 비움의 삶을 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PART 3. 비움은 채움이자 치유다

온갖 오염물질과 환경독소가 쌓여있는 몸에서 이들을 비워내면 어떻게 될까? 몸을 혹사한 물질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체내의 모든 기관이 원래의 기능과 역할을 더욱 더 효율적으로 해낼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진정한 건강의 시작이자, 치유의 시작이 될 것이다.

강승완 교수는 “우리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생태적인 삶의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몸과 마음의 독소를 비워가면서, 자연의 섭리를 따라 생각하고 숨 쉬고 마음을 챙기며 생태적인 것들로 채워 넣어야 한다.”고 말한다.
비워야 건강할 수 있는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선택권은 그리 많지 않다. 비워내기 위해서 지금과는 다른 방식을 선택해야 하고 또 실천해야 한다.

강승완 교수가 강조하는 것처럼 ▶생태적인 식습관을 통해 몸을 정화하고 ▶명상을 통해 마음을 비워내며 ▶우리 모두가 자연과 연결된 하나임을 깨닫고 ▶자신만의 고유한 존재의미를 찾아갈 때 바로 비움의 삶을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 될 것이다.

 

강승완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대체의학, 동서의학, 가정의학, 통증의학 등을 섭렵한 국내 최고의 통합의학 전문의다. 현재 서울대 간호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4주간의 디톡스 프로그램 ‘더비움’을 이끌고 있다. 또한, 인간에 내재된 자연치유력의 메커니즘 규명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인간과 문명, 자연의 조화와 균형회복을 위한 생태적 치유문화 확산을 꿈꾸는 혁신가이기도 하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 EBS <다큐프라임>, 등을 통해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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