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대화전문가 이정숙】
좋을 때는 하늘의 별이라도 따줄 듯 서로에게 헌신적이다. 그러나 이 같은 부부 사이도 말 한마디 잘못해 금이 가기도 한다. 잘하면 사랑 2배, 잘못하면 미움 2배가 되는 쉽고도 어려운 부부 대화법.막힌 가슴 확 뚫리는 똑똑한 부부 대화 요령을 이정숙 대화전문가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CASE 1 . 남편의 바람기가 걱정될 때 “난 당신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해요”
일반적으로 남자들은 씩씩한 여자보다는 연약한 여자를 좋아한다. 남자들은 예전부터 가족들의 생존을 책임지는 사냥에 종사해왔기 때문에 자기가 가정을 통제하고 가족들의 존경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정 안에서도 가족들이 필요로 하는 존재가 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남자들은 어릴 때부터 가족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줄 의무가 있다고 학습 받으며 자란다. 그에 따라 사랑하는 여자에게 뭔가를 베풀어서 기쁘게 해주었을 때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
그런데 아내인 당신이 남자의 그런 속성을 이해하지 못해 너무 씩씩하게 남편이 맡아야 할 못질이나 전구 가는 일까지 척척 해내면, 남편은 가정 내에서의 자기 역할을 잃게 된다.
아내 입장에서는 남편을 귀찮게 하지 않으려고 힘들어도 대신 해주었지만, 억울하게 그런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므로 가정 내에서 자기의 역할을 잃은 남편은 자기 집이 남의 집처럼 느껴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미국 버클리 대학교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부모들은 자녀들이 어려운 일을 잘 끝냈을 때 딸보다 아들을 훨씬 더 많이 칭찬한다고 한다.
이 조사는 남자들은 칭찬받는 것과 인정받는 것을 사랑받는 것과 같은 격으로 취급한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남편이 할 일을 당신이 다 해치우고 그가 할 일거리를 주지 않으면 남편은 아내인 당신이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석해 자신을 인정해줄 다른 여자를 필요로 하기도 한다.
아내보다 미모나 능력이 훨씬 못한 여자와 바람을 피운 남자들이 하나같이 하는 이야기, “당신은 나 없이 혼자서도 잘 살 수 있지만 그 여자한테는 내가 꼭 필요해.”임을 기억하라.
당신이 만약 지금까지 씩씩한 여자로 살아왔다면 남편의 바람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 남편에게 너무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말고 그에게 가족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적당한 일거리를 주어 바람기를 차단하라.
그리고 남편이 게으름을 부리며 못질이나 벽에 액자 거는 일, 전구 갈기 등을 마냥 미루어 답답해도 당신이 먼저 해치우지 말고 남편이 처리할 때까지 기다려라. 그리고 남편이 그 일을 하고 나면 “당신은 우리 기둥이에요.”, “당신 없으면 정말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다니까.”, “당신이 이런 일 해주니까 정말 기분 좋아요.” 등의 말로 감사의 표현을 하라. 남자에겐 ‘나는 이 여자에게 꼭 필요한 남자’라는 인식이 중요하니까.
CASE 2 . 아내의 외모가 변해버렸을 때 “지금이 딱 보기 좋아”
나이가 들어도 몸매 좋은 이성에게 눈이 가는 것은 남자나 여자나 모두 마찬가지이다. 특히 남자들은 유전자를 많이 퍼뜨리는 본능 때문에 지긋한 나이가 되어도 자기도 모르게 젊고 아름다운 여자에게 눈길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집을 지키는 아내는 결혼생활의 경력이 쌓일수록 점점 더 펑퍼짐해진다. 파수꾼 역할에 충실하고자 하는 뇌 모드 덕분에 자신을 돌보기보다는 가족을 먼저 챙기는 생활에 자신을 바쳤기 때문이다.
밖에서 젊고 예쁘고 늘씬한 여자들을 보다가 집에 들어온 남편은 아내의 나이 들고 푹 퍼진 모습을 보면 자기도 모르게 바깥 여자들과 비교하게 될 것이다. 굵어진 허리에 나온 뱃살, 우람해진 팔뚝 등으로 무장한(?) 아내를 보면 아내에 대한 사랑이 변함없다 해도 그 외모만큼은 마음에 걸릴 것이다.
그러나 아내의 달라진 외모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면 가정의 평화를 깨뜨리게 된다. 늦은 저녁, 밤참을 먹는 아내에게 “그만 좀 먹어. 그러니까 살이 찌지.”, “거기서 살 더 찌면 어떡할 거야? 가뜩이나 다리도 짧은 주제에 배까지 나오면 아주 보기 좋겠다.” 같은 말을 해본 남편들이 많을 것이다. 당신은 농담으로 가볍게 던진 말이었겠지만 아내는 당신의 그 말에 깊은 상처를 입는다.
여자는 할머니가 되어도 사랑하는 남자에게서 자신의 외모를 비하하는 말을 들으면 상처를 받는다. 파수꾼 뇌 모드의 여자는 유전자를 받아 잘 길러내야 하는 신체 기능을 지닌 탓에, 죽을 때까지 자신의 외모는 좋은 유전자를 받아낼 만하다는 환상을 버릴 수 없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자는 나이가 들어 자신의 몸매가 젊었을 때와 달라져도 사랑하는 남자에게만은 여전히 섹시하게 받아들여지길 기대한다. 나이 든 아주머니들도 대중탕에서 벗은 몸을 전신 거울에 비춰보며 환상을 즐긴다. 자기가 여전히 좋은 유전자를 받아들일 미끈한 몸매를 가지고 있다는 환상을 확인하고 싶은 본능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파수꾼 뇌 모드의 여자는 양육의 실질적인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섹시함’으로 자신의 모든 능력을 평가받는다고 믿는다.
따라서 자기를 가장 섹시하다고 봐주어야 할 남편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 마음이 아프다.
아내의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하기를 바라는 남편이라면 농담으로라도 그 몸매를 비하하지 마라.
“여보, 나 살쪘지?”, “여보, 나 배 나와서 보기 싫지?”
아내가 이렇게 묻더라도 “무슨 말이야. 당신 젊었을 땐 너무 말랐더랬어. 지금이 오히려 더 보기 좋아.”라고 대답하라. 당신의 말에 아내는 겉으론 입을 삐죽이면서 “피, 거짓말!”이라고 말해도 마음속으로는 당신의 변함없는 사랑을 확인했다고 느낄 것이다.
기억하라. 여자는 남자의 솔직함보다는 자신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들을 때 행복해 한다는 사실을.
글쓴이 이정숙 님은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 국제전문가 과정 중 국제관계 및 스피치 이론 3년 과정을 수료한 대화전문가이다.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J.S.프레젠테이션 컨설턴트 원장,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CEO PI 최고위과정을 위탁 운영했다. 현재는 (주)SMG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준비된 말이 성공을 부른다><리더로 키우려면 말부터 가르쳐라><말 잘하는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 등 다수가 있다. 이 글은 그의 저서 <남녀 대화법>(나무생각 刊)중의 일부분을 옮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