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행복한성문화센터 배정원 소장】
아내를 사랑하지만…
“아내를 봐도 더 이상 흥분되지 않아요. 그러니 발기도 되지 않고 관계를 하다 발기가 사라질까봐 걱정도 되고요. 그래서 일부러 일 핑계를 대고 늦게 들어가거나 술자리를 만들기도 하죠.”
“그냥 자고만 싶어요. 피곤한데 섹스 생각이 나나요? 그냥 좀 쉬게만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요즘 자주 듣는 남자들의 고민이다. 또 상담게시판에는 남편이 부부관계를 요구하지 않아 자신의 욕구를 풀지 못하는, 그로 인해 자존심 상해하는 아내들의 상담이 꽤 자주 올라온다. 예전에는 결혼한 지 2~3년이 지나야 들을 수 있었던 고민들이 이제는 오래 사귄 연인들이나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신혼부부에게서도 종종 나온다.
게다가 아내와는 정작 발기도 안 되는데 자극적인 야한 동영상을 보며 자위행위를 해서 욕구를 해결한다는, 이른바 자위중독에 빠진 남편들도 많아졌다. 이렇게 남자들이 아내에 대해 성욕부진을 겪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프랑스 작가인 안드레아스 카펠라누스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필경 그 사람을 안고 싶어지는 게 사랑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남편들은 아내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서 이젠 그녀를 안고 싶지 않게 된 것일까?
대개의 남편들은 말한다. 물론 아내를 지금도 사랑하지만 아내를 보면 성욕이 안 느껴진다고. 결국 머리로, 이성으로는 아내를 사랑하지만 몸과 마음은 그녀로 인해 더 이상 감동 받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는 이야기다. 남자들도 심리적인 문제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지구상에서 뇌로 섹스를 하는 것이 여자뿐만은 아니다.
마음의 상처도 성욕부진 초래
사람은 몸과 마음과 영혼이 함께 가는 존재라서 여자도 남자도 마음의 문제와 파트너와의 관계가 어떤 관계 맺기에서든 큰 영향을 미친다. 또 남자에겐 섹스조차 어떤 달성, 성취의 대상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러한 능력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받게 되면 더욱 의기소침해지고 피하고 싶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섹스 중에, 혹은 섹스가 끝나고 난 후 무심코 내뱉는 아내의 부정적인 피드백, 혹은 신경질적인 반응은 남자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히고 그것은 결국 성욕부진이나 발기부전 혹은 사정에 어려움을 초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고 남자들도 여자만큼 예민하다. 성욕은 누군가와 성행동을 하려 할 때 가장 먼저 일어나는 욕구이며, 남자는 성욕이 생기면 발기가 된다.
그러므로 성욕이 일어나지 않으면 발기도 어려워진다. 많은 발기부전이 신체적인 이유가 원인일 수도 있으나 심리적인 위축이나 파트너에 대한 분노, 파트너를 봐도 더 이상 성적인 자극을 받지 않음 등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파트너에 관한 한 전문가가 되자
성욕의 문제는 성욕을 부추기는 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또 자극의 문제에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남편이 짜증이 늘고 무기력해지는 것 같고 성욕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일단 비뇨기과에 가서 피검사를 통해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알아보고 필요하다면 보충요법을 받는 것에 대해 의사와 상담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데 호르몬의 문제가 아니라면 자극의 문제다. 심리적인 분노나 갈등의 문제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부부 문제는 3개월만 그대로 방치한 채 지나면 서로의 감정을 둘이서 풀어내기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그야말로 가장 가까운 파트너이기 때문에 자존심에 상처를 받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감정이 올라와 결국 대화로 시작했지만 싸움을 불러오고 더욱 상처를 입히고 입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
여자가 자신의 마음을 바꾸는 일 또한 무엇보다 소중하다. 당신이 선택한 남자는 어떤 점에서든 당신을 둘러싼 경쟁자 중에서 나았기 때문에 선택했다는 사실을 떠올리기 바란다. “여자는 남자의 사랑으로 살고 남자는 여자의 인정에 목숨을 건다.”는 말이 있다. 남편을 나의 보호자로, 사랑으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남편을 남자로 되살리는 길이다.
이렇게 마음과 관계의 문제를 해결했다면 그 다음이 신체적 자극 문제다. 남자는 어디에서 자극을 받을까? 남자는 시각이 가장 예민하다. 그래서 여자는 남자의 벗은 몸을 보고 흥분하기 쉽지 않지만 남자는 여자의 벗은 몸에 흥분한다.
그런데 벗기만 하면 흥분되는 것은 관계 초기고 관계가 진행되어 서로에게 익숙해지면 좀 더 자극을 받을 수 있도록 섹시해야 한다. 예쁘게 벗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여기에서 섹시하다는 말에 여자들은 호피무늬나 망사스타킹 같은 야한 속옷이라 쉽게 생각하지만 남자들의 감정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자신의 남편이 어떤 모습에서 섹시함을 느끼는지 알고 있는 아내라면 그것은 참 쉬운 일일 것이나 그렇지 않다면 남들 다 하는 대로 한다고 남편이 흥분할 리 없다.
어떤 남자는 순결해 보이는 하얀색 면 속옷에 흥분하고 어떤 남자는 야한 모습에 흥분한다. 결국 자신의 파트너에게 전문가가 되는 것이 지름길이다. 늘 하는 이야기이지만 적어도 너무 늘어진 모습으로 남편을 만나는 것은 좀 피해야 한다. 서로를 자극하는 가장 좋은 길은 서로에게 이성으로, 여자와 남자로 보이는 것이다. 아내만이 아니라 남편에게도 낭만적인 분위기는 중요하다.
또 섹스 방법도 바꿔보고 장소도 좀 바꿔본다. 간지럼도 쳐보고 키스도 열정적으로 해본다. 시간도 늘 밤에만 할 것이 아니라 낮에도 해본다. 늘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 할 것이 아니라 몸이 예뻐 보이고 결점을 감춰주는 오렌지빛 불빛 속에서도 해본다. 남편만 리드할 것이 아니라 어느 날은 아내가 먼저 그를 이끌고 애무도 열정적으로 해주고 리드를 해본다. 남편의 특별히 예민한 성감대가 어딘지도 탐색해본다.
섹스는 사랑의 소통이며, 부부는 그로 인해 친밀해지고 온전히 한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