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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원의 섹스앤라이프] 피임, 얼마나 알고 계세요?

2017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130p

【건강다이제스트 | 행복한성문화센터 배정원 소장】

임신이 가능한 시기에 성관계를 갖는다면 반드시 생각하고 꼭 실천해야 할 것이 피임이다. 피임이란 말 그대로 임신을 피하는 것이고, 좀 더 확장해 보면 원하지 않는 임신을 피한다는 의미다.

사랑의 행위를 통한 새 생명의 잉태와 탄생은 그야말로 준비가 된 부모에게는 기다림의 보상으로, 축복으로, 기쁨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임신을 원하지 않았던 사람에게는 재앙의 수준으로 그 의미가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서 사랑한다고 해도 새 생명을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섹스를 할 때 반드시 피임을 해야 한다. 사랑한다면 더욱!

파트너가 있어서 규칙적인 섹스 혹은 자주 섹스를 한다고 하면 좀 더 지속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테면 피임약을 매일 복용한다든지, 21일 동안 넣었다 빼고 다시 넣는 피임용 질 링을 사용한다든지 하는 방법이 좋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피임약 속에 호르몬 함량이 아주 적은 제품들도 많이 나와 있다. 또 부종, 여드름, 살이 찌는 등의 부작용을 줄이고 오히려 다이어트를 도와주는 피임약, 여드름이 안 나게 하는 피임약 등도 속속 개발되어 시판 중이다.

누가 뭐래도 낙태수술이나 응급피임약을 먹는 것보다는 사전피임약을 먹어 대비하는 것이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위해서는 나은 일이다.

터울을 조절하기 위해 하는 피임이라면 자궁에 넣어 3~5년 동안 피임을 하는 IUD(자궁 내 피임장치)나 피하지방 밑에 삽입해서 3년간 피임 효과를 보는 임플라논 사용을 산부인과 의사와 상담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정확하게 사용하면 콘돔이 ‘좋아’

정확하게 사용하기만 하면 간편하고 피임 효과가 매우 높은 콘돔도 좋은데, 발기가 잘 안 되거나 사정에 문제가 조금 있는 남편이라면 콘돔보다는 장치들이 더욱 유용할 것이다. 또 사정을 할 때 함께 오르가슴을 느끼는 여자들도 적지 않은데 이들이나 콘돔의 느낌을 좋아하지 않는 커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콘돔은 볼록하게 나와 있는 정액받이를 비틀어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해서 발기하자마자 착용해야 한다. 피스톤 운동을 하다 사정 직전에 사용하면 콘돔의 효과를 보기 어렵다. 미리 나와 있던 정자가 질 속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콘돔 위에 바셀린이나 베이비오일 같은 기름기 있는 윤활제를 바르는 것은 사용 중 콘돔을 녹여 찢어질 우려가 있으니 삼가야 한다. 또 사정 후에는 콘돔 입구를 잘 잡고 빨리 꺼내야 질 속에 콘돔만 남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실제로 콘돔이 여자의 질 속에 남아 있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심한 경우는 여자가 자신의 질 안에 콘돔이 있는지도 모르고 악취 때문에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의사가 꺼내주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콘돔을 정확하게 사용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 관건이다.

아침마다 일어나자마자 거의 움직이지 않고 체온을 측정한다든지, 점액을 매일 관찰한다든지 하는 자연피임법은 익숙해지면 아주 정확한 좋은 방법이나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다.

또 월경 주기를 이용한 자연피임법은 돌발 배란의 위험도 있으니 월경 주기가 불규칙하거나 자신의 월경 주기를 잘 모르는 여자들에겐 권하고 싶지 않은 방법이다. 특히 감기에 걸린다든지, 냉이 생겨 분비물이 많아진다든지 해서 몸의 상태가 늘 일정하지 않을 수 있으니 자연피임법만 맹신해서는 안 된다.

흔히 피임법이라 알고 있는 질외사정은 사정 전에 분비되는 쿠퍼씨 분비물에 섞여 있을 수 있는 정자 때문에 임신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으므로 피임법이라고 결코 말할 수 없다.

또한 질외사정으로 피임을 하다 보면 절정의 순간 직전에 늘 타이밍을 맞추려고 노심초사하게 되어 남자는 섹스의 즐거움에 집중할 수가 없어서 만족의 질이 떨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섹스는 악수 같이 간단한 행위가 아니다. 섹스는 사랑하는 이들이 육체적으로 정서적으로 교류하는, 사랑을 표현하는 소중한 의미가 있는 행위이며 생명과 직결된 행위다.

준비된 섹스를 할 것인가? 아니면 일어나는 섹스에 당할 것인가?

축복 받고 태어나는 아기를 가질 것인가? 준비 안 된 부모가 될 것인가?

좀 더 깊이 생각해 보고 행동해야 하는 일이다. 사랑의 이름으로 그대, 또한 그대의 파트너도 상처 입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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