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다시 새해다. 여전히 해보고 싶은 것이 많은 새해다. 새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은 기분이 일 년 중 최고로 드는 때가 요즘이다. 무언가 해내고 싶은 의지가 샘솟는다. 이때 그동안 벼르던 것을 실천해보자. 바쁘다며 엉망진창으로 바뀐 식습관을 바로잡아 보고, 오랜 숙원사업인 담배를 끊어보고, 항상 내일로 미루던 다이어트를 해보고, 스트레스에 끌려만 다니던 마음을 굳게 다잡아보자. 일명 ‘건강 환골탈태 프로젝트’다. 각각의 자세한 방법을 소개한다.
PART 1. 건강한 식습관으로~ 환골탈태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황희진 교수】
갈수록 빠르고 쉽게 한 끼 때우는 일이 쉬워지고 있다. 선택의 폭도 커졌다. 식당에서만 밥을 사 먹지 않는다. 시간도 제약이 없다. 한밤중에도 편의점에 가면 식당 뺨치는 다양한 메뉴가 도시락으로 나와 있다. 슈퍼마켓에 가면 5분이면 조리를 끝낼 수 있는 뷔페 수준의 반조리 식품, 밥을 잊게 할 정도로 입에 착착 달라붙는 가공식품과 황홀한 맛의 간식이 차고 넘친다. 굳이 식사 시간을 맞추지 않아도, 긴 시간과 갖은 정성을 쏟지 않아도 배를 채우고 입을 즐겁게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한 끼를 때울 때마다 한편으로 건강이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더구나 점점 배는 나오고, 더 자극적인 음식을 찾는 모습에 깜짝깜짝 놀라는 일이 잦다면 지금이 적기다. 새해부터는 건강한 식습관으로 환골탈태해보자.
어머니의 집밥이 최고인 이유
건강하게 먹고 싶은데 어떻게 먹어야 할지 종잡을 수 없다면 따라 하는 게 최고다. 따라 할 대상은 자식을 내 몸보다 더 아끼는 어머니다.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황희진 교수는 “‘어머니밥’은 그 자체가 건강식”이라고 말한다.
1. 규칙적으로 먹는다.
어머니는 끼니를 거르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식사 때를 넘기면 큰일이 나는 줄 안다. 그래서 건강한 식사의 기본인 규칙적인 식사를 한다.
2. 골고루 먹는다.
어머니는 반찬이 많아야 진정한 식사라고 생각한다. 같은 음식만 주면 왠지 모를 죄책감을 느낀다. 그래서 아침은 뭘 할까, 점심은 뭘 할까, 저녁은 뭘 할까 매번 고민하며 다른 반찬으로 밥상을 차린다.
3. 자극적으로 먹지 않는다.
어머니는 음식에 기름을 넣을 때, 설탕을 넣을 때, 소금을 넣을 때 손이 떨려 많이 넣지 못한다. 그래서 어머니밥은 자극적이지 않다. 어머니밥만 먹어서 비만이 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4. 신선한 음식을 먹는다.
어머니는 시장이나 마트에 꿀을 발라 놓은 것처럼 자주 간다. 매일 조금씩 장을 보는 어머니도 적지 않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한다. 그래야 신선한 식품으로 밥상을 차릴 수 있어서다. 내 가족에게 영양이 풍부한 제철 음식을 먹일 수 있어서다.
5.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는다.
어머니는 빨리 먹어서 체하는 모습을 못 본다. 자식이 아이든 어른이든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으라는 말을 한다. 실제로 꼭꼭 씹어 먹을 수 있도록 거친 채소 반찬을 자주 상에 올린다.
6. 함께 웃으며 먹는다.
어머니는 자식이 맛있게 밥 먹는 모습이 인기 드라마보다 재밌다. 기다리지 말라고 해도 기필코 기다려서 다 같이 오순도순 이야기를 하며 밥을 먹어야 직성이 풀린다.
따라 하기 저난이도 식습관 가이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서, 혼자 살아서 도저히 어머니밥을 완벽하게 재현하기 힘들다면 좀 난이도를 낮춰본다. 다음의 방법만 실천해도 늘 더부룩했던 속이 가벼워지고, 몸이 가뿐해질 것이다.
1. 구내식당을 이용하라!
집밥을 해 먹기 어려우면 영양사가 영양을 충분히 고려해서 짠 식단이 있는 구내식당에 가서 식사하자. 나트륨이나 지방 함량을 높게 하지 못해 덜 자극적이다.
2. 앞 끼니를 반성하라!
황희진 교수는 “나트륨이나 당분이 많은 음식을 먹었다면 다음 끼니에는 싱겁게 먹고 나트륨 배출에 도움이 되는 토마토, 오이, 호박 등을 먹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3.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을 더 먹어라!
밥은 때우는 것이 아니라 잘 먹어야 한다. 많이 먹거나 비싼 것을 먹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가장 흔한 형태의 영양불균형이 탄수화물 위주의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다. 주로 라면, 국수, 빵 등으로 식사하고 초콜릿, 과자, 음료수로 심심한 입을 달랜다. 스스로 탄수화물 중독이라고 할 정도로 간식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탄수화물 중독은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탄수화물이 당길 때 주의를 분산시켜 그 순간을 참는 것이다. 물을 마시거나 명상을 하거나 채소를 먹는 식으로 그 상황을 벗어나 본다.
황희진 교수는 달콤한 간식이 먹고 싶을 때 그 순간을 모면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정수기 물을 정수기 종이컵으로 7번 마시기’를 권한다. 정수기 물은 콸콸콸 나오는 것이 아니라 졸졸졸 나와서 시간을 벌 수 있다. 입구가 맞붙어 있는 정수기 종이컵을 호호 불어서 여는 동안 또 시간은 지나간다. 작은 정수기 종이컵이지만 7잔이나 마시면 어느 정도 배가 찬다. 나도 모르게 간식 생각이 쏙 들어갈 것이다.
탄수화물 위주의 식습관 때문에 자연스럽게 부족해진 단백질은 손쉽게 구하는 우유, 조리법이 간단한 달걀이나 메추리알로 보충하는 것이 편하다. 우유가 소화가 안 돼서 부담스럽다면 시큼한 무첨가 요거트에 상큼한 과일을 조금씩 넣어 먹거나 짜지 않은 치즈를 먹는 것도 좋다.
4. 혼자 살아도 조리법이 간단한 음식을 해 먹자!
황희진 교수는 “빠르게 조리되는 간편식은 몸이 소화 준비를 하기 전에 이미 입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소화가 잘 안 된다.”며 “간단한 음식이라도 본인이 요리하면 준비하는 동안 몸이 소화시킬 준비를 하므로 소화가 잘 된다.”고 말한다. 혼자 살면 음식이 남는 일이 많은데 조리된 음식이라도 실온에 오래 두면 세균이 증식하므로 남은 음식은 꼭 가열해서 먹어야 한다.
5. TV 보면서 먹지 말자!
TV를 보면서 음식을 먹으면 덜 씹고 빠르게 먹게 된다. 빠르게 먹으면 포만감을 늦게 느껴서 저절로 많이 먹게 된다. 이제 밥을 먹을 때는 TV를 끄자.
황희진 교수는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이며 대한생활습관병학회 총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