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박길자 기자】
【도움말 | SC제일은행 삼성PB센터 고득성 부장】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의 은퇴가 내년으로 바짝 다가왔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 30년을 일해도 30년 간 노후를 보내야 한다. 돈 없이 오래 살 위험, ‘장수 리스크’에 대비해야 할 때다. 전문가들은 ‘행복한 90세’를 위해 노후 재테크에 관심을 쏟을 것을 당부한다. 고득성 SC제일은행 삼성PB센터 부장(국제공인재무설계사)은 “아파트 한 채가 노후 대책의 전부인 이들이 적지 않다.”며 “은퇴 자산은 젊을 때부터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주택 대출 ‘구조조정’ 금융자산 늘려야
고득성 부장은 ‘목적 없는 재테크’의 위험을 지적했다. 50대에 이런 유형이 많다. 수입보다 지출이 적어 저축은 꾸준히 한다. 그런데도 노후 자산 설계를 잘 못한다. 고 부장은 “돈을 왜 모으는지 목적이 없으면 저축이 만기가 됐을 때 돈 쓸 데가 생기기 마련”이라며 “현금 대신 물건만 남는 인생이 된다.”고 말한다. 이들은 금융 자산이 1000만 원∼3000만 원에 불과하다. 말 그대로 ‘(대출을 낀) 아파트 한 채로 남은 사나이’인 것이다.
노후 재테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국민연금을 납입하면서도 “노후 준비를 전혀 못한다.”고 우려한다. 보험보다 훌륭한 노후 상품인 데도 가치를 알지 못하는 것이다.
고 부장이 말하는 노후 준비를 위한 5단계 전략은 △현재의 순자산을 분석하고 △매달 수입·지출액을 파악한 후 △노동 가능한 연수 추정 △자신이 기대하는 노후 생활수준 설정 △노후 대비를 위한 꾸준한 투자 실행 순이다.
연말에는 1년 예산을 월별로 짜두자. 송년회만 쫓아다니지 말고, 자산재조정(리밸런싱)에 관심을 기울이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산 대차대조표다. 재정 상태를 정확히 아는 것이 노후 대책의 출발점이다.
노(老)테크, 빠를수록 좋다=은퇴 자산은 20∼30년 간 준비해야 한다. 개미와 배짱이의 예를 들어보자. 개미는 30세부터 10년 간 매년 1000만 원씩 1억 원을 모았다. 배짱이는 “룰루랄라∼ 벌써 무슨 노후 준비를 해?” 하곤 40대 이후 노후 재테크를 시작했다. 40세부터 20년 간 매년 1000만 원씩 2억 원을 모았다. 둘 다 연 10% 복리로 자금을 굴렸다. 자, 60세 때 누구 자산이 더 많을까? 답은 개미다. 2배 가량 차이 난다. 고 부장은 “노후 재테크는 적은 액수라도 빨리 시작할수록 유리하다.”고 강조한다.
연금은 가장 확실한 노후 수단=국민연금, 퇴직금의 대체수단인 기업연금, 개인연금은 노후를 위한 기초자산이다.
국민연금을 ‘세금’ ‘월급도둑’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소득이 낮을수록 국민연금은 가입해야 한다. 임의가입 기회가 있으면 들어두는 게 유리하다. 퇴직연금은 사외 금융기관에 맡겨 놓아야 사업장이 도산하더라도 근로자가 떼일 염려가 없다. 직장인들은 이직이나 중간정산을 통해 받은 퇴직금을 생활자금으로 써버린다. 고 부장은 “퇴직금은 노후 자금”이라며 “은퇴 자산이란 목적성 자산으로 포트폴리오에 넣어두지 않으면 그냥 쓰게 된다.”고 지적한다. 국민연금이 기본적인 생계를 지탱해준다면 퇴직연금은 생활을 보장받는 방법이 된다. 여기에 개인연금이 포함되면 3층 노후보장 논리가 완성되는 것이다.
수입의 5%는 순수 보장성 보험에 들어라=위험 관리를 못하면 인생의 재무 설계가 엉망이 된다. 암, 자동차 사고가 결정적인 리스크가 될 수 있다. 보험이 필요한 이유다. 수입의 5%는 소멸성 보험에 들어야 한다. 고 부장은 “유행을 좇는 보험 가입은 좋지 않다.”며 “보험은 실손 의료보험〉정기보험〉종신보험 순으로 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랫동안 현업에서 일하라=고 부장은 “젊었을 때 교육비에 ‘짠돌이’ 기질을 발휘하는 직장인이 있다.”며 “몸값을 올리는 게 최고의 노후 대책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직장이든, 자영업이든 현업에 오래 있을수록 유리하다. 현금 5억 원이 있으면 은퇴하겠다는 이들이 있다. 예를 들어보자. 60세에 은퇴한 A는 자산이 5억 원이다. 생활비로 연 2500만 원이 든다. 은퇴 후 수입이 없으므로 예금을 연 5% 안전하게 운용할 수밖에 없다. A는 이자를 생활비로 썼다.
은퇴를 미룬 B는 연 2500만 원 벌어 생활비를 댔다. B는 공격적 투자가 가능하다. 연 10% 복리 상품에 5억 원을 예치했다. 10년 후 A는 자산이 5억 원이지만, B는 13억 원으로 불어난다. 20년 후인 80세 때 차이는 엄청나다. A는 5억 원 그대로다. B는 34억여 원 가량 자산이 수직상승한다. 노년에 일해 수입을 버는 것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복리의 마술을 믿어라=복리효과는 원금에만 이자가 붙는 게 아니라, 이자가 포함된 원리금에 이자가 붙는 효과를 말한다. 복리의 힘은 수익률과 시간이다. 연 10% 수익률을 25년 복리로 계산하면 원금의 10.8배, 연 20%를 25년 복리로 따지면 원금의 95.4배가 된다. 복리는 또 시간이란 양분을 먹고 자라는 나무다. 5년차까지 단리와 복리의 누적수익률 차이는 11% 수준이지만 10년째는 59%, 20년째는 373%, 30년째는 1345%, 즉 13배 수준으로 늘어난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위험 부담은 필수다. 연 4.5% 정기예금으로는 물가 때문에 재산가치 보전밖에 되지 않는다. 좋은 펀드를 골라 복리로 장기 투자해야 한다.
대출이 수입의 20%를 넘어선 안 된다=집은 유용한 은퇴 자산이다. 하지만 맹신해선 곤란하다. 아파트 가격의 ‘고공행진’은 버블세븐 지역에 국한됐다는 것이다. 고 부장은 보수적인 가계 운용을 당부한다. 아파트 대출 비중이 원리금과 이자를 합쳐 수입의 20%를 넘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집값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긴 쉽지 않다.”며 “특히 금융자산이 집값의 50%가 안 되면 상가 투자를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돈 걱정 없는 노후 30년’ (출처-다산북스)
● 20대를 위한 실천지침
과소비를 줄여라. 돈은 머니트리를 만들기 위한 씨앗이다. 특히 자기계발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30~40대에 수입이 보장된다. 결혼 자금뿐 아니라 생명보험과 질병보험 가입, 노후대비용 저축도 시작한다.
● 30대를 위한 실천지침
자산과 부채 상태를 철저히 점검하라. 대출을 피하고, 나와 가족을 위한 위험 보장에 충실해야 한다. 종자돈을 마련하는 시기다. 금융 포트폴리오는 주택 마련과 주택관련 대출 상환을 위해 50%를, 노후 대비와 기타목적(자녀교육 자금 마련 등)을 위해 각각 20%를, 위험 보장을 위해 10% 정도로 짜는 게 좋다. 100에서 자신의 나이만큼을 뺀 비율을 주식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 40대를 위한 실천지침
재산형성기. 가계 구조조정을 시작하라. 빚 정리부터 출발한다. 자신의 대차대조표를 보수적으로 그려본 후 순자산이 얼마인지 계산해보라. 예금·펀드 등 투자 자산 중 일부는 노후 대비를 목적으로 장기투자를 늘려간다. 불필요한 자산은 정리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수입은 늘리고, 지출은 줄인다. 금융어드바이저를 옆에 두는 것도 방법이다.
● 50대를 위한 실천지침
고위험 분야 투자를 조심하라. 자산의 50% 이상 주식에 투자하면 안 된다. 안정적 투자가 중요하다. ‘몰빵’ 투자에 실패하면 회복이 어렵다. 노후 재테크로 마음이 급할 때이므로 실수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 상품 선택을 신중히 해야 한다. 연금은 변액유니버설보험 같은 투자형 상품보다 금리형 상품에 들어가야 한다. 50대 넘어 10년 이상 ‘장기전’이 필요한 투자형 상품을 고를 필요는 없다. 주택 등 부동산 구조조정도 필요하다.
노후 대비 실천 10계명
① 자신의 일에서 성공하라.
② 인생의 3분의 1은 노후임을 명심하라.
③ 노후대비 최고의 적은 인플레이션이다.
④ 미루면 미룰수록 눈덩이처럼 부담이 늘어난다.
⑤ 노후대비는 자녀교육보다 우선순위여야 한다.
⑥ 안전한 상품이 안전한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⑦ 목돈을 활용하는 매달 적립하는 자금의 부담을 덜 수 있다.
⑧ 늘 변화를 준비하라
⑨ 1년에 한 번씩 재무상태표를 만들고 가계부를 생활화하라
⑩ 건강을 지키고 인생을 즐기는 법을 익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