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백경미 기자】
【도움말 | 강동우 S의원 강동우 원장】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부부간의 잠자리. 사랑하는 사람과의 성행위가 아픔으로 얼룩지게 된다면? 도저히 남편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고개를 돌리는 아내들이 있다. 끝내주는 기술과 힘으로 내 아내를 오르가즘의 향연으로 이끌려 했던 남편의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아내라고 답답하지 않을쏘냐. 오르가즘은 고사하고 섹스라도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부부들의 속내를 들어보자.
성교통, 도대체 왜?
아내가 늘 성행위를 불편해 한다며 답답해 하는 O씨. 삽입만 하려고 하면 인상을 찡그리는 아내 때문에 흥분이 싹 사라진다며 하소연을 한다.
결혼한 지 5년이나 되었는 데도 제대로 성관계 한 번 맺어 본 적 없다고 말하는 C씨. 아내에 대한 분노와 답답함으로 이혼의 문턱까지 가서야 병원을 찾았다.
도대체 이들 아내에게는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 성관계 시 여성이 불편해 한다거나, 공포심을 느끼고 고통스러워해서 성관계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성교통을 의심해봐야 한다.
강동우 성의학 클리닉연구소 강동우 소장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성교 시나 성행위 직후에 통증을 느끼고 이로 인해 성생활에 어려움을 겪거나 성행위를 기피하는 것을 성교통이라고 한다.고 설명한다.
성교통은 여성 성기능장애에서 성욕저하증 다음으로 많은 질환이다. 연구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최대 43%의 여성이 성교통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20% 정도의 유병률을 갖는다.
성교통의 원인은 다양하다. 반복된 질염으로 인해 성기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 질 내 분비물의 감소, 질세정이나 러브젤 등 윤활제의 무분별한 사용, 폐경기 여성의 성호르몬 부족으로 위축성 질염을 겪을 때도 흔히 통증이 동반된다.
강동우 소장은 여성이 성기의 입구 쪽이 아니라 복부 깊이 통증을 느낀다면 골반내 감염, 부인과적 혹은 복강내 수술 후 유착, 자궁내막증, 종양, 비뇨기계 감염이 있을 때도 나타날 수 있으며, 흔히 성행위의 충격이 난소에 가해지거나 남성의 성기가 깊이 들어옴에 따라 복부 불쾌감을 통증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이외에도 질경련증이라는 또 다른 성교통 질환이 있는데 이 경우는 삽입에 대한 공포로 인해 질 입구의 근육이 경직되거나 경련을 일으켜서 이로 인해 당사자가 심한 통증을 느껴 삽입성교가 불가능한 경우이다. 특히 첫 성행위가 문제가 되어 몇 개월에서 몇 년의 삽입시도에도 전혀 삽입이 이루어지지 않아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도 간간이 있다.
반드시 치료를…
여성이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것 자체도 문제가 되나, 성교통으로 인해 흥분 반응이 억제되어 성적 즐거움을 느끼지 못해 성생활을 회피하는 것이 더 문제가 된다. 이렇게 되면 부부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강동우 소장은 일단 성교통의 원인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성교통의 원인이 되는 질염, 성병, 성기조직의 염증, 호르몬의 불균형, 분비장애, 다양한 산부인과 질환, 심리적 요인, 질 근육의 강직도 등에 대해 치료를 해야 한다. 특히, 성교통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진 전정염은 전체 성교통의 45%나 해당되는 질환이다.
전정염은 소음순과 질 입구 사이의 전정이라는 부위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긴 형태입니다. 성행위 삽입 시도 시 아주 따갑고 칼에 베인 듯이 날카롭고 쓰라린 통증이 주로 나타납니다. 성호르몬의 부족이나 칸디다증과 같은 반복된 질염이 주된 원인이므로 이를 교정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당부한다.
이외에도 여성이 분비가 잘되지 않는 문제가 있으면 분비기능을 개선하도록 해야 한다. 여성의 성교통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거나 윤활제를 함부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대처법이다. 특히 윤활제로 대신하는 것은 문제를 덮어버리는 꼴이므로 함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강동우 소장이 밝히는 성교통, 이렇게 예방해요!
A. 너무 씻으면 오히려 병이 된다!
여성들은 지나친 위생관념으로 성기를 자주 씻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성기 건조증을 유발하여 성교통에 해가 된다.
B. 질 세척은 이제 그만!
청결문제와 관련하여 질 세척(뒷물)을 하는 여성이 있는데, 질세척은 백해무익한 잘못된 습관이다. 질 내부에는 질 건강에 필요한 정상균이 존재해야 각종 잡균에 대한 방어가 된다. 질 세척은 오히려 정상균까지 소멸시켜 질 내부의 정상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
C. 윤활제를 함부로 쓰면 안 돼요!
D. 질염이나 성병 가능 시에는 빨리 대처를!
정기적인 검진을 받고,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검진을 받아야 한다. 문제가 악화되면 더 치료하기 어려워지기 때문. 성행위는 반드시 신뢰할 만한 상대와 안전한 섹스를 하도록.
E. 약에 주의할 것!
피임약, 호르몬제제 등은 호르몬 균형을 깨뜨려 분비기능 및 기타 성기능에 악영향을 주고 성교통을 유발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우리가 흔히 쓰는 감기약 등 다양한 약제들이 전반적인 성기능 장애요소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 복용한다.
강동우 소장은 “성교통은 일반적으로 으레 그러려니 내버려두면 나중에는 치료가 더 힘들어 집니다. 이로 인해 성 기피증까지 생길 수 있어 부부갈등의 큰 원인이 되므로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옳습니다.”라고 조언하고 “특히 남성들의 경우 여자들은 원래 다 그런 거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아님을 명심하고, 아내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라고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