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중앙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임인석 교수】
소아 고혈압, 소아 당뇨병…생소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하지만 마음도 몸도 튼튼할 것 같은 소아들에게서 매년 이러한 소아성인병, 즉 소아 생활습관병이 늘고 있다고 한다. 앞날이 창창해야 할 우리 아이들 좋지 않은 생활습관으로 오기 쉬운 소아성인병 꼼꼼 대처법에 대해 알아보자.
소아성인병, 어른처럼 비만하다고 생기나?
2005년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소아 비만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성은주 교수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비만에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3가지 이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대사증후군이 약간이라도 뚱뚱한 초?중학생 10명 중 2명 꼴로 나타났으며 과체중 이상인 초?중학생 1353명을 조사한 결과 16.8%인 227명이 대사증후군이었다. 이처럼 비만과 연관이 깊은 소아 당뇨나 소아 고혈압 등 소아성인병이 증가세에 있다.
“어린애가 무슨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을까?”라며 지나치기 쉽지만 중앙대학교용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임인석 교수는 “소아 고혈압은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에 규칙적인 검진이 필요하고, 소아 당뇨의 경우 어른과 비슷한 증상이 있지만 소아에게 당뇨를 의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물을 많이 마시는 다음多飮, 심한 갈증을 동반하는 다갈多渴, 소변을 많이 보는 다뇨多尿 등의 증상이 보이면 반드시 혈당?소변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강조한다.
소아의 고혈압을 방치할 경우, 고혈압이 지속되고 그 정도가 심해지면 두통, 구토, 어지러움 등이 나타나거나 경련, 귀울림, 불면증, 피로 등과 같이 비특이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더불어, 소아 당뇨의 경우 심한 탈수와 심한 고혈당이 동반된 케톤혈증이 1/3 소아에서 발생하고, 장염으로 오인되어 소아 당뇨를 놓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임 교수는 비만으로 인해 소아 고혈압과 소아 당뇨병이 증가하고 있지만 비만 외에도 신장질환, 혈관질환, 내분비질환 등으로 인해 소아에게 고혈압이 생길 수 있으며, 소아 당뇨병 역시 비만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슐린 분비가 적어지는 제 2형 당뇨병 외에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가 되지 않아 절대적으로 인슐린 분비가 적어지는 제1형 당뇨병이 소아에게 많이 발생한다.고 조언한다.
때문에 질환의 원인에 맞는 치료법을 찾는 것이 소아 성인병을 치료하는 관건이다. 특히 소아 고혈압의 경우 어른들과 비슷한 약물을 치료에 사용하지만 원인에 대한 치료가 더 많고 그 경과도 좋은 편이다.
그러나 이와 달리, 1형 당뇨는 어른과 똑같이 인슐린 주사로 치료를 하거나 지속성 인슐린 주입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2형 당뇨는 FDA에서 소아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된 메트포르민 이외에 다른 약재는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용하지 않는다. 심한 경우 인슐린을 사용하지만 1, 2형 당뇨 모두 식사조절과 운동요법을 병행하고 있다.
TIP. 소아 고혈압의 연령대별 흔한 원인
생후 1개월 이하: 신동맥 혈전, 대동맥 축삭, 선천성 질환
생후 1개월-6세: 신질환, 대동맥 축삭, 신동맥 협착
6세-10세: 신질환, 신혈관질환, 본태성 고혈압
10세-18세: 신질환, 본태성 고혈압
소아성인병 예방
소아성인병을 잡기 위해 우선 소아의 증상에 맞게 약물 등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것은 두말 할 나위 없다. 하지만 임 교수는 소아의 생활습관병은 소아 자신만의 문제가 아닌 주위의 모든 아이들과 가족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라고 강조한다. 모두의 관심으로 소아 성인병의 조기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다면 비록 질환이 있더라도 얼마든지 몸과 마음이 건강한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고, 향후 합병증으로 인한 개인뿐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 드는 비용문제도 절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결론적으로 소아성인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생활습관부터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 임 교수의 충고다.
임인석 교수가 추천하는 소아성인병 잡는 법
짜지 않게 먹기, 규칙적인 운동은 필수!
달고 짠 음식, 트랜스지방이 든 간식을 피하고 싱겁게 먹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해요. 육류를 좋아하는 어린이에게는 생선, 과일, 채소, 통곡물 섭취를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되죠. 고기 대신 생선, 식용유 대신 올리브유나 포도씨유 등을 이용하세요.
또 아이들에게는 뛰어노는 것도 운동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과도한 TV시청, 비디오게임, 인터넷 등으로 인하여 아이들의 활동량이 예전에 비해 굉장히 줄었습니다. 매일 30-60분씩 규칙적으로 가족끼리 대화도 하면서 함께 운동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처럼 생활습관을 조금만 바꿔도 건강이 따라옵니다.
마음으로 보듬기!
생활습관병을 가진 아이들은 정상인 어린이에 비해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아프기 쉽습니다. 주로 비만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로 인한 우울증이 생기거나 자신감이 부족할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학업 성취도가 낮거나 주위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등 사회성 발달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거든요. 때문에 아이들에게 치료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점을 강조하고 치료를 적절히 시행하면서 또래 친구들과 특별히 다른 점이 없다는 사실을 주지시켜 스스로 치료에 참여할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주는 행동이 필요해요. 또 청소년들에게는 여러 가지 합병증을 주지시키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주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