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백경미 기자】
【도움말 |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성석주 교수】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한편이 있다. MBC에서 방영하고 있는 수목드라마 <여우야 뭐하니>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 드라마는 솔직한 성표현과 여배우의 물오른 연기로 화제만발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면 한 번쯤 생각해봐야 될 문제가 등장한다. 여성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자궁근종이라는 질병이 바로 그것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여기지만 결코 아니다. 우리나라 여성 10명 중 6명은 자궁근종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여성이라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자궁근종, 그 치료와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자궁근종은 물혹의 일종
여자들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하다고 할 수 있는 자궁. 여성의 상징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중요한 일을 하기 때문에 늘 건강하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겉으로 보여지는 곳도 아니고 결혼 전에는 산부인과에 가는 것을 꺼려하는 여성들이 많아 정기적인 검사가 힘들다.
무증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가 아니고서야 잘 발견할 수 없는 것이 자궁근종이다.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성석주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자궁근종을 자궁물혹이라고 부르는데 이로 인해 두 가지가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궁근종과 자궁물혹은 같은 것으로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가족력이나 여성호르몬과 관계가 있다는 보고도 있지만 확실치는 않습니다.”라고 설명한다.
굳이 따지자면 물혹이라는 것은 자궁이나 난소 등 여성의 생식기에 생길 수 있는 양성 종양으로 자궁근종이나 난소난종 등을 전부 지칭하는 말이다.
양성 종양은 암이 아니고 비정상적인 여러 크기의 덩어리들을 말한다. 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기는 물혹으로 대표적인 양성 종양인데 난소낭종은 생리주기에 따라 생겼다 없어졌다 하는 경우가 더 많지만, 자궁근종이 없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성석주 교수는 “자궁근종은 여성 중 최소한 20% 이상이 가지고 있는 아주 흔한 질병입니다. 출산력과는 관계가 없어서 처녀나 성관계 유무에 상관없이 생길 수 있습니다. 원래는 무증상인 경우가 많지만 그냥 방치를 할 경우 생리양 과다, 생리통, 성교통, 아랫배의 뻐근한 압박증상, 빈뇨, 변비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치료와 예방은 어떻게?
자궁근종은 증상이 없을 때는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다. 위에 언급한 증상이 심하거나 근종의 크기가 너무 크다면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행해지는 치료법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약물 치료
GnRH agonist – 한 달에 한 번 맞는 주사제이다. 자궁근종을 없애는 것은 아니고 크기를 줄여준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골다공증이 올 수 있어 단기간만 사용할 수 있으며, 약을 끊으면 약 반수 정도에서 다시 커진다.
따라서 자궁근종 수술 전에 일시적으로 크기를 줄이거나, 빈혈수치를 빨리 교정시켜 수혈의 가능성을 줄일 때 사용한다. 또 개인적이나 내과적 이유 때문에 수술을 연기해야 할 때도 사용할 수 있고, 폐경이 가까웠을 때 폐경 때까지 자궁근종을 관리할 목적으로 사용된다.
▶수술 치료
자궁근종제거술 – 근종만 제거하는 것으로 젊거나 아이를 낳아야 하는 경우에 시행된다. 수술 방법으로는 개복 수술, 복강경하 수술, 질식 수술 등이 있다. 자궁적출술 – 암이 의심될 때 또는 재발의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 근종을 포함한 자궁 전체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가장 확실한 치료이다.
▶기타 치료
자궁근종 용해술, 자궁동맥 결찰술 – 최대한 자궁에 상처를 내지 않는 시술법으로 수술을 피하는 여성들에게 시술되고 있다. 최근에 시행되고 있는 방법들이지만 아직 장기적인 효과나 안정성에 있어서 확실치 않다.
MRI 유도하 고집적 초음파 치료기(ExAblate 2000) – ‘ExAblate 2000’은 MRI(자기공명영상장치)와 연동하여 병변의 위치와 크기, 특징 등을 정밀 파악한 후 고집적 초음파를 이용해 종양을 제거하는 최첨단 의료장비다. 대부분의 자궁근종 치료는 직접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마취나 절개, 자궁 제거를 할 필요가 없고, 시술 후 당일 귀가를 하게 되므로 입원할 필요가 없으며, 시술 다음 날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자궁근종, 유방암, 유방섬유선종에 대해 승인이 되어있고 조만간 뼈, 간, 뇌, 전립선 등 다양한 질환에 대해서도 적용될 예정이다.
성석주 교수는 “자궁적출술을 한 경우에는 재발이 없습니다. 자궁근종만 제거한 경우에는 약 50% 정도까지 재발이 보고되고 있으며, 약 1/3 정도에서 재수술이 필요합니다.”라고 설명한다.
자궁근종은 많은 여성에게 원인 없이 생기는 질환인 만큼 특별한 예방법도 없다. 단지 정기적인 검사로 자궁근종을 발견하고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를 낳지 않은 여성이라고 해서 산부인과를 피하고 계속 방치해두면 근종이 육종으로 악성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
갑자기 생리통이 생기고 생리혈의 양이 증가하거나, 혈 덩어리가 많이 나올 때, 갱년기 후에도 생리가 멈추지 않으면 자궁근종을 의심하고 산부인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래도 굳이 예방법을 찾아보자면 어떤 것이 있을까?
성석주 교수는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고 말한다. 즉, 늘 건강을 유념하고 지키면 자궁 또한 튼튼해진다는 것이다. 또 커피나 청량음료, 인스턴트식품, 기름진 음식 같은 것을 피하고 비타민, 철분과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녹황색 채소나 생선 같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