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소화기내과 명의 강남세브란스병원 박효진 교수】
매일 아침 변기에 앉아 인고(忍苦)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평창올림픽에서의 썰매처럼 우리의 변도 시원하게 달려 나가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가 흔히 ‘변비’ 라고 부르는 이 질환은 사실 하나의 증상으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변비는 적은 배변 횟수, 단단한 변, 배변 후 잔변감, 혹은 배변할 때 과도한 힘을 주게 되거나 항문이 막히는 느낌 등 다양한 증상으로 인해 불편감을 느끼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나라 인구의 약 15%에서 변비 증상을 경험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여성 비율이 남성보다 4배 정도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변비를 느끼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약국에서 하제를 구입해 복용하거나 민간요법으로 자가 치료를 시행하고 있으나, 변비 치료와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운동과 식이요법이다.
적절한 운동과 식이섬유는 변비 해결의 열쇠
변비로 속이 불편하다고 식사량을 줄이고 식사를 거르는 것은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여기 소개하는 3가지는 꼭 기억하자.
첫째, 아침을 거르지 않는 규칙적인 식사와 충분한 양의 식이섬유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식이섬유는 대변의 부피를 늘리고, 대변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어 배변 횟수와 대변 양을 늘려주는 역할을 한다. 통상적으로 하루 20~25g의 식이섬유 섭취가 권장된다.
식이섬유 함량이 높은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해조류, 채소와 곡류, 과일을 들 수 있다. 해조류 중에는 건미역, 건다시마, 김에 식이섬유 함량이 높다.
채소는 대부분 변비에 도움을 준다. 특히 쑥에 식이섬유가 많이 함유되어 있다. 곡류 중에는 현미가 백미에 비해 2배 이상의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다. 땅콩, 아몬드 또한 변비 증상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과일 중에는 건대추가 가장 식이섬유 함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많은 과일의 껍질은 불용성이고 비발효성의 식이섬유를 포함하고 있어 배변에 좋은 효과를 준다.
둘째, 변의를 느끼게 하는 자신만의 배변촉진 음료로 찬 우유나 물을 적당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셋째, 최근에는 유산균 제제 복용이 일부 사람들에게서 장내 유익균을 증가시켜 배변 활동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변은 아침 식사 뒤 30분 이내, 변보는 시간은 10분 이내가 좋겠다.
변비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앞서 제시한 방법을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변비 증상은 대부분 잘못된 식생활습관에서 기인할 수 있지만, 대장암 등 기질적인 원인이 있는 병의 증상일 수도 있으므로 먼저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박효진 교수는 강남세브란스병원 부학장, 대장암 클리닉 팀장, 건강검진·체크업센터 소장, 소화기내과장 등을 맡았다. 한국평활근학회 회장과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아시아소화관운동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변비의 식사요법> <잘 먹고 잘 싸기> 등이 있으며, 현재 강남세브란스암병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