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박재민 교수】
“입에 들어 있는 음식을 채 삼키기도 전에 먹고 또 먹으면서 폭식을 해요. 이래선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조절이 안 돼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폭식을 하면서 경도비만 진단을 받았다는 김희란 씨!
지금 우리는 너나할 것 없이 너무 많이 먹고, 또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어서 죽을 고생을 하고 있다.
지금 세상에는 맛있는 것이 너무 많다.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 널려 있다. 고소하고 달콤하고 살살 녹고…그래서 먹고 또 먹다 보면 나도 모르게 폭식을 하기 일쑤다.
문제는 폭식 또한 과식 못잖게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폭식에 숨어 있는 건강 함정은 크게 4가지다.
첫째, 많은 양의 음식을 한꺼번에 먹게 되면 우리의 위는 더 많은 양의 위액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그 후환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위액이 식도로 역류하는 위식도역류질환을 부르기 때문이다.
둘째, 폭식을 하게 되면 우리 몸의 에너지는 음식을 소화하는 데 집중하게 되면서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된다. 폭식한 후 졸음이 쏟아지는 것도 그래서다. 피로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 몸의 자구책인 셈이다.
셋째, 폭식은 우리 몸의 대사시스템까지 교란시키게 된다. 폭식이 반복되면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의 분비에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뇌에서는 포만감에 둔감해지면서 폭식이 반복되는 악순환을 낳게 된다.
넷째, 폭식의 가장 큰 폐해는 과다한 칼로리 섭취로 체중 증가를 유도하고 비만을 유발한다는 데 있다.
다들 잘 알 것이다. 비만은 만병의 온상이 된다. 고혈압, 당뇨병, 대사증후군, 지방간 등 수많은 만성질환의 배후다. 심혈관질한, 뇌졸중의 일급 위험요소이기도 하다. 암 발생률도 증가시킨다.
폭식하는 습관 이렇게 고쳐보자!
1. 규칙적인 식사습관을 갖는다. 식사를 거르면 오히려 과식의 위험성을 높여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아침을 굶거나 끼니를 거르면 쉽게 과식하거나 폭식하게 된다. 따라서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먹는 것은 건강의 기본 중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2. 잠을 충분히 잔다. 수면이 부족하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경우 과식과 폭식으로 이어지기 쉽다. 평소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폭식을 줄이는 한 방법일 수 있다.
3. 당지수가 높은 식품을 멀리한다. 빵, 케이크, 과자, 청량음료…하나 같이 우리 입맛을 사로잡는 것들이다. 먹어도 먹어도 끝없이 들어가는 식품이기도 하다. 이들 식품에 들어 있는 당분은 폭식을 부르는 주범이다. 먹는 것에 대한 자제력을 잃게 만든다. 달달한 맛의 강한 자극은 입속에 넣게 되면 폭발적인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자극을 탐닉하게 되면 우리 몸에 경고음이 울리는 것은 한순간이다. 더 많은 자극을 원하게 되고 음식에 대한 욕망도 그만큼 강해질 수밖에 없다. 음식의 노예가 되고 마는 것이다. 사람들이 먹고 또 먹고 그래서 폭식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지나치게 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멀리해야 한다. 당분이 선사하는 달콤한 유혹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 당지수가 높은 식품 대신 통곡물, 과일, 채소와 같은 포만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폭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박재민 교수는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진료교수이자 강남세브란스 암병원 웰니스 클리닉에서 진료하면서 암경험자관리, 노인의학, 건강증진, 생활습관병관리 등을 전문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