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조영민 교수】(<시간제한 다이어트> 저자)
우리의 식습관 중에서 야식만큼 문제가 되는 것도 없다. 야식은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밤에 한 끼를 더 먹는 것과 같다.
잠 잘 준비를 하던 몸에 야식은 큰 부담이 된다. 조금 출출하다면 소화하기 편한 우유 한 잔 정도는 괜찮다. 하지만 우리가 야식으로 즐겨 먹는 치킨, 라면은 최악의 선택이다. 고단한 하루의 끝을 이러한 야식으로 마치는 것은 건강을 망치는 지름길이 된다.
우리의 몸은 아침, 점심, 저녁을 먹고 밤에는 잠을 자도록 하루 리듬이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야식을 먹는 것은 하루 리듬과 맞지 않는 일이다. 하루 리듬이 깨지면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건강에도 크고 작은 트러블이 생긴다. 몸이 뚱뚱해지는 비만은 빙산의 일각이다. 야식을 먹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면 하루 리듬과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처참하게 망가진 하루 리듬은 비만뿐 아니라 우리의 건강을 심각하게 망가뜨리는 지름길이 된다.
혹시 야식증후군은 아닐까?
야식을 즐겨 먹는 편이라면 혹시 야식증후군은 아닌지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야식증후군은 강박적으로 야식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저녁을 먹은 후에 섭취하는 칼로리의 양이 하루 총 섭취 칼로리의 25%를 차지하거나 일주일에 이틀 이상 자다가 일어나서 음식을 먹는다. 이외에도 다음 항목 중 세 가지 이상에 해당된다면 야식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1. 아침에 식욕이 없다.
2. 저녁 식후 자기 전에 음식을 먹고자 하는 욕망이 강하다.
3. 일주일에 4~5일 이상 불면증이 있다.
4. 잠이 들 때나 잠에서 깰 때 다시 잠들기 위해서 반드시 음식을 먹어야 한다.
5. 저녁 시간 이후가 우울하다.
야식 먹는 습관 이렇게 고쳐보자!
1. 시간제한 다이어트를 해보자 먹는 시간을 제한하는 일명 ‘시간제한 다이어트’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건강한 체중에 이르는 가장 단순한 다이어트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시간제한 다이어트의 핵심은 간단하다. 12시간은 먹고 12시간은 굶는 방식이다. 일례로 아침 식사를 7시에 했다면 저녁 7시까지만 먹고 그 이후로는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고 적절히 금식하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시간제한 다이어트는 야식을 끊는 데도 대단히 효과적이다. 먹는 시간만 제한하고 무엇을 먹든지 얼마나 먹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쉽고, 단순하게 야식 먹는 습관을 끊을 수 있다.
2. 아침을 반드시 먹자 아침은 밤에 수면을 취하는 동안 금식 상태이던 우리의 몸을 깨우는 일종의 신호탄이다. 우리 몸의 말초시계는 음식 섭취에 의해 조절된다. 우리 몸의 생체시계가 하루 리듬에 맞춰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가 중요하다.
음식이 제 시간에 들어옴으로써 장, 간, 근육, 지방조직, 뇌까지 우리 몸의 모든 것이 깨어난다. 장은 활발하게 움직이고, 근육과 지방은 에너지를 비축한다. 이렇게 모든 장기를 일정한 리듬에 맞춰 움직이게 하려면 아침을 먹는 것이 좋다. 아침을 먹지 않으면 점심 혹은 저녁 때 과식, 폭식을 하기 쉽고, 야식의 유혹에도 빠지기 쉽다.
3. 먹고 싶은 충동이 생길 때는 양치질을 하자 저녁 7시 이후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기로 했는데 9시에 가족들이 치킨을 시킨다면? 과연 야식을 먹지 않고 배길 수 있을까?
이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양치질이다. 이를 닦고 나면 무언가 먹겠다는 생각이 줄어든다. 치킨의 치명적인 냄새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준다.
양치질을 자주 하면 구강 위생도 지키고 먹고 싶은 충동도 억누를 수 있다. 야식 시간의 양치질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갖는다.
조영민 교수는 서울대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 펠로우를 거쳐 내분비내과 교수로 진료와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브리티쉬컬럼비아대학에서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과 ‘비만 및 당뇨병’의 관련성에 대해 연구했다. 현재 서울대병원 대외협력실장, 서울대 의과대학 연건생활관장, 대한당뇨병학회 총무이사, 대한내분비학회 기획이사로 있으며, 연구와 진료의 주 관심 분야는 당뇨병과 비만이다. 최근 <시간제한 다이어트>를 출간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