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함기백 교수】
간식이 건강에 안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한국영양학회에서도 권장하고 있다. 간식은 하루에 섭취해야 할 전체 에너지를 분산시킬 수 있고, 메인식사에서 부족할 수 있는 영양소를 추가 공급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두뇌활동이 많은 사람에게는 뇌에 에너지를 공급함은 물론 공복감을 줄여주어 오히려 메인식사에서 과식을 막을 수도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간식이 건강에 도움이 되게 하려면 반드시 지켜야 할 룰이 있다.
간식의 기본 목표는 소화가 진행됨에 따른 공복감 해소와 메인 식사에서 부족한 추가적인 영양소를 더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간식은 소량이고 영양소가 풍부한 간식이어야 한다.
일례로 성장 중에 있고, 두뇌활동이 많은 청소년에게는 비타민과 무기질, 섬유소가 풍부한 과일이 아주 좋은 간식거리가 될 수 있다.
또 치매의 위험과 퇴행성 변화가 당장 걱정이 되는 장·노년층의 경우에는 호두나 아몬드 같은 견과류, 비타민 등이 많이 함유돼 있는 과일을 간식으로 먹는 것이 추천된다.
임신부, 수유부 및 폐경기 여성의 경우에는 칼슘이나 무기질 등이 풍부한 우유, 치즈, 유산균을 간식으로 먹으면 좋다.
전체 연령층에서는 채소나 과일을 직접 갈은 주스가 좋으며, 활동이 적어지는 노년층에서는 근육 강화를 위해 비타민 B3 등이 함유된 쿠키나 채소 등도 간식으로 추천할 수 있다.
그러나 간식을 먹으면 안 되는 사람도 있으니 이점도 분명히 체크해야 한다.
첫째, 위산분비에 장애가 있는 경우다. 예를 들어 십이지장궤양, 역류성식도염 등의 환자는 간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둘째, 자기 전에 간식은 백해무익이다. 위산 분비를 증가시켜 증상 악화는 물론 질환 치유도 어렵게 한다.
셋째, 비만하거나 당뇨와 같은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 지방간이 있는 경우 간식은 금물이다. 간식이 에너지 대사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식이 먹고 싶다면 당지수가 낮은 식품이어야 하고, 칼로리도 낮은 먹거리로 골라야 한다.
암 수술이라는 생사의 위기를 겪은 사람들이 건강관리법의 하나로 간식까지 금하는 경우를 더러 본다. 건강이 위협받을 때는 작은 행위 하나도 큰 파문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간식으로 쿠키 하나를 먹어도 우리 몸에서는 그것을 소화하고 분해시키기 위해 전 시스템이 풀가동된다. 장기 피로도를 가중시킬 수 있는 문제다.
따라서 간식이 건강에 안 좋다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세끼 식사에서 고른 영양섭취를 할 수 있다면 굳이 간식을 먹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건강의 기본은 언제나 세끼 식사를 제대로 하는 것이어야 하고, 그것이 최고의 식사법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기 때문이다.
함기백 교수는 위장질환, 위암, 염증성 장질환, 대장암까지 소화기내과 명의로 알려져 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편집이사, 대한암예방학회 명예회장이기도 한 그는 현재 차의과학대학교 암예방연구센터장으로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