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솔병원 나영무 병원장(의학박사)】
허리가 아플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디스크 탈출과 척추관 협착증이다. 이른바 요통의 양대산맥이다. 여기에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디지털기기가 일상화되면서 척추측만증과 척추분리증도 우리의 허리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휘거나 굽어지는 기형적인 형태를 말한다. 엑스레이 상에서 위쪽 척추체와 아래쪽 척추체가 이루는 콥스(Cobb’s) 각도가 10도 이상이면 해당된다.
보통 40도 이상이면 수술이 필요하다. 휘어진 척추가 폐와 심장 등 내부 장기를 압박해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선천적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후천적 요인으로는 잘못된 자세와 생활습관이 꼽힌다.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짝다리, 의자에 옆으로 삐딱하게 기대고 앉는 자세, 한쪽으로 턱을 괴는 자세 등이 나쁜 자세다.
또한 한쪽 어깨로 짊어지는 가방을 선호하는 습관도 측만증을 부를 수 있다. 매일 한쪽으로만 들고 다닐 경우 어깨 중심이 흐트러지면서 척추와 골반도 틀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만일 신발이 한쪽만 닳거나 거울을 통해 어깨나 골반의 높이가 달라 보일 때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하게 변형됐으면 원래 상태로 교정하기가 어려워 척추가 휘어지지 않도록 바른자세와 운동으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은 굽거나 휘어진 척추를 쭉쭉 펴주는 방법이 좋다. ▶엎드린 뒤 팔과 다리를 앞과 뒤로 늘이는 슈퍼맨 운동 ▶몸을 측면으로 향한 뒤 약해진 근력을 보완해주는 옆으로 플랭크 운동 ▶휘어진 척추를 시원하게 펴주는 사냥개 자세 운동이 효과적이다. ▶또한 앉아 있을 때 손을 깍지 낀 뒤 척추를 위로 늘려주는 척추 신장운동도 도움이 된다.
척추분리증은 척추의 연결 부위에 금이 가서 위·아래 척추가 분리된 것을 말한다. 척추뼈에는 위 척추와 연결되는 상관절 돌기, 아래 척추와 연결되는 하관절 돌기가 있다. 바로 두 돌기 사이의 좁은 부분이 분리된 것으로 요추 5번에서 많이 발생한다.
원인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경우도 있지만 연결 부위에 계속 가해지는 압력으로 인한 피로골절 때문이다. 운동선수들이나 오랜 시간 잘못된 자세로 일하는 사람, 허리 부위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난다.
허리를 뒤로 젖히거나 몸통을 틀 때, 장시간 서 있거나 걸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 허리를 숙일 때 아프고 다리까지 당기는 허리 디스크와는 증상이 다르다.
척추분리증에는 척추 근력 강화운동이 중요하다. ▶복부를 강화시키고 척추의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크런치 운동 ▶바닥에 누워 한쪽 다리를 들어 골반을 정점까지 올린 뒤 내리는 브릿지 익스텐션 운동 ▶골반 기울이기 운동 등이 효과적이다.
이 같은 근력운동은 코어(중심)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 척추가 더 밀리지 않도록 도움을 준다. 또한 허리의 회전을 제한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허리 움직임을 다리와 골반이 대신해 줄 수 있도록 유연성을 키우는 것도 방법이다.
골반 기울이기 운동
눕거나 바른자세로 앉은 뒤 숨을 들이마시면서 배를 부풀려 앞으로, 옆으로 배가 퍼지는 느낌이 되도록 합니다. 다음 숨을 내쉬면서 배를 쑥 들어가게 합니다. 15회 3세트 실시합니다.
작은 윗몸 일으키기
시선은 배꼽을 향하도록 한 뒤 등의 날개뼈가 살짝 들릴 정도로 실시합니다.
브릿지 익스텐션 운동
배에 힘을 주고 누운자세에서 무릎을 곧게 펴준 상태로 10초 동안 다리를 들어올렸다 내리기를 10회 정도 실시합니다.
척추 신장 운동
손을 깍지 끼고 위로 쭉 펴줍니다. 10~20초씩 3회 반복합니다.
사냥개 자세 운동
등은 곧게 펴고 왼쪽 다리를 들고 오른쪽 팔을 몸과 같은 높이로 들어올립니다. 반대쪽도 같은 방법으로 실시합니다.
옆으로 플랭크 운동
허리를 펴고 발부터 목 부분까지 똑바로 편 자세를 유지합니다.
《TIP. 척추전방전위증에도 허리 근육 강화운동을~》
앞서 언급한 두 질환 외에도 척추전방전위증도 알아두면 좋다. 척추분리증이 지속되면 척추전방전위증으로 발전한다. 전방전위증은 분리된 위 척추뼈가 아래 척추뼈보다 앞으로 밀려나 있는 것이다.
처음엔 가벼운 통증이 있다가 증상이 악화되면 골반은 물론 다리까지 저려와 보행이 어려울 만큼 심한 신경통증으로 이어진다. 신경통로가 좁아져 통증을 유발하는 척추관협착증 증세와 비슷하다.
효과적인 예방법은 척추분리증과 마찬가지로 바른자세와 허리근육 강화운동이다.
가급적 오랜 시간 앉아있는 것을 피하고 수영과 자전거, 걷기 등을 규칙적으로 해주는 것도 통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나영무 박사는 연세대학교 의대 의학박사, 연세대 의대 재활의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1996년부터 축구국가대표팀 주치의를 맡고 있으며, 김연아ㆍ박세리ㆍ손연재의 주치의를 역임했다. 대한축구협회 의무분과위원회 부위원장, 대한스포츠의학회 부회장, 대한빙상경기연맹 의무위원장,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의무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동아일보 선정 ‘스포츠 의학 명의’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현재 스포츠 재활치료병원인 솔병원 병원장으로 있으며 주요 저서는 <마흔부터 시작하는 백세운동>, 〈수술 없이 통증 잡는 법〉, 〈운동이 내 몸을 망친다〉, 〈의사들이 권하는 스트레칭〉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