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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전세계가 숨죽인 조류독감의 공포 벗어날 길 없나?

2006년 01월 건강다이제스트 희망호 60p

【건강다이제스트 | 이은경 기자】

【도움말 | 질병관리본부 방역과】

‘닭이나 오리 같은 새와 가까이 하면 걸린다’, ‘걸리면 모두 죽는다’,‘아직까지는 백신도 개발되지 않았다’ 등 무성한 소문에 휩싸여 공포감을 더하고 있는 조류독감. 우리나라는 과연 안전한 것일까? 긴급 점검해본다.

몇 년 전 우리는 ‘사스(SARS)’라는 괴전염병으로 인해 공포에 휩싸인 적이 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사스보다 더 무서운 ‘조류독감’이라는 새로운 전염병 앞에서 다시 한 번 공포에 떨고 있다.

겨울만 되면 꼬박꼬박 독감예방주사를 맞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조류독감의 공포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아시아를 휩쓸고 있는 조류독감이 최근 터키나 불가리아 등의 유럽 지역에서도 발견되면서 아시아를 비롯, 전세계는 지금 조류독감 인플루엔자로 인해 초긴장 상태다.

누구나 걸릴 수 있으며, 아직 뚜렷한 치료법이나 백신이 개발되어 있지 않아 한 번 걸리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전염병인 조류독감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으며, 얼마나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을까?

아직은 안전하다!

질병관리본부 방역과에서는 우리나라는 아직 닭이나 오리 등의 가금류에 조류독감이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안전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닭이나 오리로 인해 감염될 염려가 없으며, 닭고기나 오리고기, 달걀 등으로 인해 감염이 될 확률도 0%라고 할 수 있다.

조류독감은 닭이나 오리 등의 가금류에게 흔히 발생하는 인플루엔자로 사람에게 전염되었을 경우 사망에까지 이을 수 있다는 데서 위험성을 찾을 수 있다.

2003년 우리나라에 처음 조류독감이 발생되었을 때 수많은 닭과 오리가 감염되었고 그로 인해 폐사했다. 그러나 그 당시 사람들에게 감염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그에 반해 동남아시아에서 발병되고 있는 조류독감은 닭과 오리는 물론 사람에게도 감염되어 그 치사율이 최고 70%에 이른다.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대부분 닭과 함께 생활하며, 닭이나 오리도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많은 수를 사육한다. 또한 오랫동안 가금류와 함께 생활하며 배설물에도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등 비위생적인 생활을 하기 때문에 닭과 오리의 조류 인플루엔자가 사람에게 전염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와 사정이 조금 다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닭이나 오리를 농가에서 방목하며 키우는 것이 아니라 대형 농장에서 인간과 격리시켜 사육하기 때문에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수의과학검역원 등 나라에서 방역을 철저히 하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에서 청정지역으로 인정하는 깨끗한 지역으로 닭이나 오리에게도 조류독감이 덜 발생한다. 따라서 인간에게 걸릴 확률도 현재는 0%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익혀 먹으면 안전

아직 우리나라에는 조류독감이 발병하지도 않았는데 뉴스나 신문기사에서 접하는 동남아시아의 조류독감 소식에 벌써부터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사람들은 닭과 오리를 사육하는 축산 농가다. 이것은 “닭고기나 오리고기를 먹으면 조류 독감에 걸릴 것이다.”라는 막연한 추측 때문에 벌써부터 닭고기와 오리 고기를 멀리하기 때문인데 전문가들은 이런 걱정들은 모두 기우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70도 이상으로 가열해서 먹는다면 조류독감에 걸릴 확률은 거의 희박하다. 조류 독감에 걸린 닭이나 오리는 24~48시간 내에 폐사하기 때문에 농장에서 도축장으로 가는 사이에 대부분 사망한다. 또한 조류독감이 발견된 지역의 반경 3km 이내에 있는 모든 닭과 오리는 조류독감의 감염 여부와 상관없이 폐사시키기 때문에 조류독감에 걸린 닭이 도축장까지 갈 가능성도 없으며, 시중에 유통될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다.

어떤 이들은 닭이나 오리고기 이외에 달걀이 조류독감을 전염시키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조류독감에 걸린 닭은 달걀을 낳지 못하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는 달걀도 100%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닭이나 오리가 아닌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둘기나 까치 등이 조류독감이 걸려 사람에게 전염시킬까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이런 걱정을 하는 사람들에게 “철새가 조류 인플루엔자를 옮기지만 조류 독감은 닭과 오리에서 먼저 발견되고, 그 후 까치나 비둘기에 감염되게 됩니다. 아직 닭이나 오리에서 발견된 사례가 없으니 비둘기나 까치로 인해 감염될 염려도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유행 독감으로의 진화 가능성은?

조류독감으로 인한 사망률은 2004년에는 70%, 2005년에는 50% 정도로 치사율이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조류독감이라는 전염병에 대해 알려진 것이 많아지고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조류독감 백신 개발이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러 성공적으로 임상실험을 마친 상태이며 빠르면 2006년 초 시판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조류독감 자체보다는 조류독감 바이러스에서 변이한 변종 바이러스다. 변종 바이러스는 대유행 독감을 발병시켜 전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사망자까지 낳을 수도 있는 것이다.

20세기에 전세계적으로 3번의 대유행 독감이 발병했었다. 21세기 들어서 아직 대유행 독감이 발병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조류 독감이 대유행 독감으로 발전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대유행 독감은 지금까지 개발된 어떤 백신으로도 막을 수 없는 변종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그 희생자가 수십만 명이 될지 수백만 명이 될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대유행 독감의 위력은 인류를 위협하기에 충분하지만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조류 독감 역시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철새를 막을 수 없듯이 앉아서 맞이해야만 하는 인플루엔자도 아니다. 오리나 닭을 키우는 축사의 방역과 위생을 철저히 한다면 2005년 겨울을 무사히 넘긴 것처럼 2006년 겨울도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이다.

조류 독감의 초기 증상은 일반 독감과 거의 비슷하지만 초기에 설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일반 독감의 경우 일주일 내로 회복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조류독감은 폐렴으로 진행되어 중증이 되고 그 후 사망에까지 이르게 되므로 설사를 동반한 독감에 걸린다면 병원에 가서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닭과 오리에게 전염되어 공기를 타고 전파되기 때문에 전세계 누구도 안전하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조류 독감의 청정지역에 있는 것임에 틀림없다.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닭과 오리 고기를 멀리할 필요도 없으며, 공포에 떨 필요도 없다.

☞체크 포인트

독감 예방은 이렇게…

1 손 씻기 만 잘해도 조류독감뿐 아니라 대유행 독감도 예방할 수 있다.
2 과로와 과음을 피한다.
3 찬바람을 직접 쐬는 것을 피한다
4 환기를 자주 시킨다.
5 따뜻한 차(생강차, 모과차, 녹차)를 자주 달여 마신다.
6 수분과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한다.
7 주방기구를 위생적으로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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