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누네안과병원 백내장센터 최태훈 원장】
지난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받은 수술은 백내장 수술이다.
백내장은 수정체의 단백질 성분이 변화하면서 탄력성이 떨어지고, 투명했던 수정체가 뿌옇게 혼탁 되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발생 원인은 노화, 자외선, 외상, 스테로이드 사용 등 다양하다. 특히 백내장은 60대의 절반 이상에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백내장은 노화와 함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발생을 아예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눈의 노화를 촉진시키는 환경이나 습관을 개선하여 진행속도를 늦추는 등 어느 정도의 예방은 가능하다.
첫째, 자외선을 조심하자. 눈은 인체 중 유일하게 피부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부위다. 자외선은 피부뿐만 아니라 눈의 노화도 촉진시킨다. 자외선 지수는 여름에 가장 높지만 겨울이라고 안심하면 안 된다. 하얀 눈에 반사되는 자외선이 한여름 바다에서 받는 자외선 강도보다 3~4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자외선 노출이 잦아지면 수정체의 노화와 변성이 촉진돼 백내장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외출 시 선글라스, 모자 등으로 차단해야 한다. 흐린 날도 자외선이 구름을 통과하므로 야외에서 30분 이상 활동 시 선글라스 착용이 필요하다.
둘째,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자. 대체로 백내장의 주원인인 노화를 예방하는 음식이 백내장 예방에 도움이 된다. 사과는 백내장 예방을 돕는 대표 과일이다. 사과에 풍부한 비타민 C는 눈 속의 활성산소를 제거해 수정체를 투명하게 유지시키므로 백내장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의 애스트리드 플레처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C를 많이 섭취한 사람이 적게 먹은 사람보다 백내장 발병률이 39%나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채소 중 케일에는 백내장을 억제하는 성분인 루테인과 제아잔틴이 풍부하다. 루테인은 몸에서 합성되지 않기 때문에 함유하고 있는 음식 섭취를 통해 몸에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셋째, 당뇨가 있다면 백내장 관리에 더욱 힘쓰자. 단백질로 이루어진 수정체는 수분 함량으로 투명도를 유지한다. 그런데 당뇨로 인해 포도당의 농도가 증가하면 수분 함량에 영향을 끼치고 수정체를 혼탁하게 만들어 백내장이 유발될 위험이 커진다. 실제로 최근 영국 앵클리아 러스킨대학 의대 안과전문의 루퍼트 보미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40세 이상 당뇨병 환자 5만 6,510명의 15년간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당뇨병 환자가 정상인보다 백내장이 발병할 확률이 2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넷째, 이미 백내장이 발병했다면 수술로 해결하자. 백내장 초기일 경우, 개인의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를 진행하기도 하지만 약물치료 만으로는 혼탁해진 수정체가 다시 맑아지지 않는다. 그래서 경과를 지켜보다가 환자가 지속적으로 불편함을 느끼거나 약물치료를 해도 증상이 악화될 경우 환자와 상의하여 수술을 진행한다.
백내장 예방을 위해서는 술, 담배, 스트레스 등 눈을 혹사시키는 환경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몸에 노화가 시작되는 40대부터는 백내장을 비롯한 여러 안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이므로 1년에 한 번 안과 검진을 통해 눈 건강을 살펴보길 권한다.
최태훈 안과전문의는 현재 서울 누네안과병원 백내장센터, 각막센터 의료진으로 재직 중이며 대한안과학회 정회원, 백내장굴절학회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안과교수로 재직했고, 대한안과학회 서울지부 총무를 역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