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박길자 기자
설날 연휴(2월 13~15일)가 곧 다가온다. 만성질환자들의 건강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4대 만성질환자들이 건강하게 설 명절을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 당뇨
평소 열심히 당뇨식을 한 환자도 ‘명절 연휴 며칠쯤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다 혈당 수치가 높아지기 쉽다. 명절 음식은 고탄수화물, 고콜레스테롤이다. 을지대병원 내분비내과 이재혁 교수는 “명절 별식은 자신에게 처방된 열량 내에서 섭취해야 한다.”며 “특히 소금기 많은 음식을 조심할 것”을 권했다.
귀향 전 혈당측정기, 스트립, 인슐린, 알코올솜, 주사기 또는 경구혈당강하제 등 당뇨 물품을 여행 가방에 챙겨 넣는다. 장시간 운전할 경우 미리 혈당 수치를 점검하고, 피곤할 때에 대비해 당분 음식을 지참한다.
이 교수는 “일정 시간마다 정차해서 푹 쉬고 피곤하면 운전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동 중 식사시간을 놓치면 저혈당에 빠지기 쉬우므로 사탕이나 간식은 챙겨둔다. 당뇨병 환자는 탈수가 잘 되므로 수분은 조금씩 섭취한다.
성묘로 활동량이 많아지면 식사 시 총 열량에 10?20%를 더 섭취하고, 고향에 도착하면 가까운 당뇨병센터나 병원을 알아둔다.
? 고혈압
음식 조리법에 신경 써서 염분과 콜레스테롤의 양을 줄인다. 트랜스지방산이 없는 식물성 식용유를 사용하면 좋다. 고기는 삶아 편육으로 먹고, 채소나 육류는 미리 데쳐 볶는다. 전을 부칠때 기름은 얇게 두르고, 튀긴 후 소쿠리에 깐 냅킨으로 기름기를 빼준다. 고지혈증으로 혈관이 좁아지기 쉬운 환자나 고혈압 환자는 기름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갈비나 불고기, 생선구이, 잡채를 간 볼 때 짠맛을 원하면 무염간장이나 대용소금을 쓰면 좋다. 식초를 넣으면 간장을 덜 쓰게 된다. 염분을 많이 섭취한 환자는 물을 많이 마셔 소변과 함께 염분이 빠져나가도록 한다. 음식은 골고루 천천히 먹고 불고기나 갈비찜, 전보다 나물이나 야채를 주로 섭취한다. 술은 자주 마시지 말고, 공복 시 음주는 금물이다.
? 만성 신부전
식이조절이 중요하다. 몸속에서 노폐물 생성을 줄이는 치료가 필요해서다. 을지대병원 신장내과 방기태 교수는 “저염식과 저단백식을 해야 한다.”며 “탕이나 국에 염분이 많이 녹아 있으므로 건더기 위주로 섭취할 것.”을 권했다. 고기 산적 같은 육류도 가급적 먹지 않는다.
칼륨 조절을 해야 하는 환자는 과일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사과와 배는 칼륨 포함량이 적어 어느 정도 허용되지만 곶감, 김치, 시금치, 삼색전, 대추는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 곡류식보다 흰 쌀밥이 좋고, 식혜는 소변량이 없거나 몸이 붓지 않으면 섭취해도 좋다. 방 교수는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과식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 간경변
비대상성 간경변환자는 평소 음식 조절이 필요하다. 복수가 있는 경우 염분 섭취를 제한하고, 간성 혼수가 있었던 경우 한꺼번에 많은 양의 단백질을 먹으면 증상이 나빠질 수 있다. 복수가 있는 환자는 지나친 염분 섭취가 해롭다. 떡국이나 고깃국을 먹을 경우 국물은 적게 섭취한다.
간성 혼수의 흔한 원인 중 하나가 단백질 대사과정에서 나오는 암모니아라는 성분의 독성물질이다. 이 물질이 간에서 해독되지 않으면 뇌를 통과해 간성 혼수를 일으킨다. 간성 혼수가 있다가 현재 없다면 동물성 단백질보다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