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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피플] 마라톤 선수에서 걷기 전도사로~ 이홍열 박사의 별난 삶

2010년 06월호 76p

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죽을 때까지 해야 할 운동은 걷기입니다”

건강한 운동법 전파하는 걷기박사

1984년 동아마라톤대회에서 한국 마라톤 사상 처음으로 2시간 14분 59초라는 기록이 세워졌다. 마라톤 암흑기로 불렸던 시절, 당시에 한국 마라톤은 ‘마의 2시간 15분 벽’에 막혀 10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다. 그 신기록의 주인공은 스물세 살 신예 마라토너였던 이홍열 씨(50세ㆍ경희대 체육대학원 겸임교수)였다.

8년간 국가대표 선수로 활동하며 전국 및 국제대회에서 100회 이상 우승했다. 은퇴한 다음 국가대표 마라톤 선수 출신으로는 최초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걷기 전도사’로 변신, 2000년부터 지금까지 전국 18곳에서 무료 마라톤 교실을 열고 있다.

거리가 멀어 직접 만날 수 없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주기 위해 온라인으로 마라톤 방법과 운동 치료 정보를 주는 전문 사이트 ‘런조이닷컴(www.runjoy.com)’을 만들었다. 그는 평생 걷고 달려왔다. 어렸을 땐 아버지 막걸리 심부름으로 달리고, 선수일 땐 좋은 성적과 기록을 위해 달리고, 은퇴한 후엔 본인 건강과 건강한 운동 방법 전도를 위해 달리고 있다. 지금껏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을 정도다.

“선수생활 할 땐 운동하느라 미팅 한 번 못해봤고, 집에는 일 년에 두 번 명절 때만 다녀왔다.”는 이홍열 박사. 지금도 제대로 된 여행 한 번 못 갈 정도다. 공부와 운동, 일에 빠져 산다. 마라톤 무료 교육을 하는 그는 연간 3만 명 정도에게 마라톤 건강법을 전파한다. 그러고도 “더 욕심난다.”며 “온 국민에게 즐겁고 건강한 걷기와 달리기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한다.

걷기ㆍ달리기 알고 해야 제대로 효과

그의 이름을 단 마라톤 대회며, 그를 따르는 수많은 동호인들을 보고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렇게 묻곤 한다. “마라톤 교실이 이렇게 잘 되니 돈 많이 벌겠어요?”

마라톤 교실은 물론이고 그가 진행한 임상시험이며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는 기름값 등은 대부분 사비를 털어서 진행했다. 그는 “사회에 봉사하고픈 마음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돈을 안 받는다.”고 말한다. 선수시절에 받은 상금이 다 국민의 세금이고, 스스로 이렇게 밝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도 사회의 도움이 컸다는 것. 우리 국민이 건강해지고 사회가 튼튼해지는 데 일조를 하고 싶어 시작한 일이란다.

그가 걷기 운동을 전파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십 수 년 전이다. 유명 연예인들이 텔레비전에 나와 다이어트 비결로 마라톤을 추천했다. 마라톤을 권하는 것은 좋은데 잘못된 상식을 얘기하는 걸 보니 걱정이 됐다. 또 마라톤 동호회 사람들이 나와서 ‘달릴 때 입을 다물라’거나 ‘상체를 숙이라’든지 근거 없고 자칫 위험할 수 있는 방법을 권하는 것을 보고 생각했다. ‘어? 저건 아닌데.’

달릴 때 입을 다물면 자연스러운 호흡을 막게 된다. 상체를 숙이면 뛰기도 힘들고 자세에도 좋지 않다. 그밖에도 무분별하게 돌아다니는 잘못된 상식은 정말 많았다. 뛸 때 복식호흡을 해야 한다며 억지로 호흡법을 가르치는 경우도 있었다. 뛸 때는 흉식호흡 비율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억지로 복식호흡을 시도하는 것은 인체 과학에 맞지도 않고 호흡이 엉켜 뛰는 사람이 힘들어지기만 한다. 그때부터 방송이나 강연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효과적인 걷기와 달리기를 알리기 시작했다. 꾸준히 공부해 박사학위도 받았다.

그는 “운동만큼 건강에 좋은 게 없다.”면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운동을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스스로 ‘맞춤마라톤 훈련법’을 고안했다. 성별, 연령, 체중과 신장 등을 고려해 다양한 훈련프로그램을 짜주고 있다. 달리기를 ‘그냥 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해 다치는 일도 허다하다. “몸 상태와 체력을 파악하고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해 나가야 몸 상하지 않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고 당부한다.

말기 디스크, 운동으로 깨끗이 나아

운동을 연구하고 몸소 실천하는 걷기 박사 이홍열. 지금은 나이 오십이지만 건강검진을 받아보면 보통 30대 체력으로 나온다. 그러나 그도 몸이 나빠져 고생한 일이 있다. 약 10년 전에 살이 갑자기 많이 찌면서 디스크가 점점 심해져 병원에 실려 가기에 이르렀다. 디스크 말기였다. 전부터 그의 팬이라는 병원 MRI과장은 안타까워하면서 “원래는 수술해야 하지만 수술하지 말고 한두 달만 운동 치료로 버텨보라.”고 권했다.

일주일에 두 번씩 병원에 오고 집 근처에 있는 스포츠센터에서 그대로 해보라는 것. 역시 수술을 피하고 싶었던 그는 성실하게 운동 치료에 임했다.

“한 달 정도 꾸준히 운동했더니 다 나아서 깜짝 놀랐다.”고 말한다. 스스로 실험한 꼴로, 더욱더 운동 치료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 2001년에 일산 마두역 올림픽스포츠센터에 이홍열 스포츠 치료를 만들었다. 디스크는 물론이고 퇴행성관절염, 요통, 고혈압, 당뇨병 환자들에게 맞춤별 운동 치료를 진행했다. 순수하게 운동 치료로 한 달이면 낫는 것을 보고 보람을 느꼈다. 수술 없이 질병을 치료하는 것은 모든 사람의 꿈이다.

수술을 하더라도 운동을 안 하면 모든 병이 재발한다. 그는 운동 치료를 전파하고자 5년 전 운동 치료법 비디오테이프도 만들었다. 사비를 털어 교육인적자원부를 통해 3000장가량 보급했다.

그는 더 나아가 앞으로 ‘맞춤형 사이버 러닝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단순히 그의 전공이 마라톤이라서가 아니다. 쉽고 돈 안 들면서도 피와 살, 뼈를 튼튼하게 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온몸에 돌게 하는 효과적인 운동이 무엇인가? 바로 걷기와 달리기다.

그는 “사람이 죽을 때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운동이 걷기”라고 강조한다. 더불어 “5분을 걷더라도 득이 되게 걸어야 한다.”며 “건강해지려고 하는 운동이 독이 되는 일이 없도록 올바른 걷기 운동법 보급이 절실하다.”고 덧붙인다. 국민 모두 운동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병을 손실 없이 고쳐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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