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임종삼】
무나 당근, 우엉, 연근, 생강 등의 근채류(根菜類)는 그 안에 생명을 품어서 영양을 저장하고 있다. 이들 식품은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긴 하나 그 조리법이 다양하지 않고, 보조재료나 양념 등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들 식품은 각기 풍부한 영양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특히 갈아서 즙을 내 먹을 경우 이 영양성분의 힘을 배가 시킨다. 따라서 이들 식품을 매일 골고루 섭취하게 되면 우리 몸 건강 및 각종 질병 등에 효과를 나타내 보약이 따로 필요없다. 각종 근채류의 영양성분 및 이를 어떻게 갈아서 먹는 것이 좋고, 또 어떤 효과를 나타내는지 알아보자.
천식·기관지염의 특효약-연근
연근은 천식이나 기관지염의 특효약이다. 또 자양강장제로도 제격이다.
이것은 연근에 비타민C가 많고 양질의 녹말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옛부터 연(蓮)은 꽃 열매, 잎, 뿌리의 모든 부분에 뛰어난 약효가 있다고 알려져 왔다. 연근에 들어있는 비타민C는 레몬과 맞먹을 정도로 풍부하고 피를 만드는 B12도 많다. 또 칼륨을 비롯한 미네랄도 골고루 들어있으며 식이섬유도 많다.
연근을 강판에 갈아서 먹는 것은 별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렇게 해서 먹으면 연근에 들어있는 녹말의 달콤함도 즐길 수 있고 독한 맛도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연근을 강판에 갈 때는 껍질을 벗긴 다음 마디 부분도 버리지 말고 그대로 갈도록 한다. 연근 마디 부분에 각종 유효성분이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간 연근을 베보자기에 꼭 짜서 즙을 내서 먹으면 기침이나 천식, 기관지염의 발작시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어른은 소주잔으로 2잔, 어린이는 1잔을 먹으면 된다. 기침이 심할때나 설사를 할 때는 강판에 간 것을 짜지 말고 그대로 먹는 것이 좋다. 이는 연근의 소염작용이나 수분대사를 촉진하는 작용에 의한 것으로 몸속의 물의 흐름을 좋게 하여 호흡기에 담이 붙는 것도 해결해 준다.
또한 연근은 가열해도 비타민C가 별로 파괴되지 않으므로 강판에 간 다음 여기에 뜨거운 물을 타서 먹어도 된다. 아울러 시간이 지나면 다갈색으로 변하므로 만들어 놓은 연근즙은 5분내에 먹도록 한다.
이 외에도 연근에는 지혈작용이 있는 타닌이라는 성분이 들어있어 결핵개선에도 좋으며 습관성 코피에도 연근즙을 콧구멍에 몇 방울 넣어 주면 금방 코피가 멈춘다.
이밖에 연근은 이뇨작용도 뛰어나고 각종 해독이나 위벽을 보호하는 약효도 있다. 또 피로회복이나 허약체질에도 큰 도움이 된다. 날마다 먹으면 보약이 따로 없다.
암예방 특효약-무
매운 맛이 강한 무채나 즙은 암을 예방하는 성분이나 위의 기능을 강화시키는 성분이 풍부해서 평소 많이 먹는 것이 좋다. 특히 가을이나 겨울철의 무는 약효가 뛰어나다.
미국의 암예방협회에서는 무 같은 근채류를 날마다 먹도록 권장하고 있다. 무는 우리 식생활에 가장 많이 쓰이는 야채의 하나로서 무의 매운 성분이 뛰어난 항암작용과 항산화작용, 항균작용, 항염작용을 한다는 것이 밝혀져 있다.
무의 이 매운 성분은 유황의 화합물로서 무를 강판에 갈면 조직이 파괴되는데 이때 생선된다. 이 성분은 발암물질의 해독이 필요한 효소를 활성화하는 힘이 강하다. 그런데 이 성분은 앞서 말했듯 무의 조직을 파괴해야만 생성되기 때문에 무를 강판에
가는 것이 가장 좋으며 흡수율도 높아진다. 또 효소는 가열하면 효과가 없어지므로 날로 갈아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먹음으로써 효소의 작용이 더 상승, 활발해져서 발암물질을 해독하고 위장약과 같은 즉효를 낸다.
생선회에 무채가 오르는 것도 그 속에 들어있는 발암물질을 해독시키기 위해서다.
이것은 매운맛 성분과 무에 포함되어 있는 소화효소의 상승효과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생선요리에 나오는 무채는 함께 먹는 것이 좋다.
특히 무에 많은 소화효소인 지아스타제라는 성분은 녹말을 분해하여 위의 부담을덜어주며, 오게시타제란 성분은 발암물질을 분해, 해독하고 위벽의 보호 및 궤양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무에는 항산화작용이 뛰어난 비타민C가 많아서 매운 성분과 함께 활성산소를 제거해주며, 또 칼륨이나 칼슘같은 미네랄도 많다. 다만 이러한 성분은 오래 되면 효과가 없어지므로 무채나 무즙은 만든 후 바로 먹도록 한다.
하루에 먹는 양은 100g이 기본인데 나누어 먹어도 되며 무의 매운 성분은 무꼬리 부분에 많다. 평소에 위가 약하거나 암이 걱정되는 사람은 무채나 무즙을 적극적으로 섭취하도록 한다.
①무의 매운 성분은 무꼬리 부분에 많다.
②하루에 먹는 양은 100g이 기본인데 나누어 먹어도 된다.(보통 크기의 5cm 정도)
변비에 특효 – 우엉
우엉을 강판에 갈면 식이섬유인 리구닌이 여러배로 불어나서 대장암 예방에 크게 도움이 된다. 따라서 우엉의 주성분인 식이섬유를 보다 효휼적으로 섭취하려면 우엉즙이나 채로 쳐서 먹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우엉에는 식이섬유가 100g중 8.5g이나 들어 있어서 근채류 가운데 가장 많은데 특히 리구닌, 세룰로스와 같은 물에 녹지 않는 식이섬유의 작용이 주목받고 있다.
물에 녹지 않는 식이섬유는 장의 건강에 없어서는 안 되는 성분인데 대변양을 늘림과 동시에 장을 자극하여 연동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배변을 원활하게 한다. 날마다 배변이 원활해지면 장 속에 암을 일으키는 나쁜 물질이 고이기 어렵게 되어 대장암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그 중에서도 리구닌은 자른 곳이 많으면 많을수록 불어나는 이상한 식이섬유이다.
때문에 우엉에 상처를 내면 이것을 수복시키기 위해 더 많은 리구닌을 만들어 낸다. 따라서 같은 100g의 우엉이라도 식이섬유를 섭취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잘게 썰어서 먹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 리구닌의 작용을 더 강화시키려면 메치오닌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메치오닌은 필수아미노산의 일종으로서 육류나 생선, 계란, 콩류에 많다. 따라서 리구닌을 가장 효율적으로 섭취하려면 우엉과 이들 식품들과 함께 조리해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우엉은 자르면 금방 변색되므로 조리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우엉을 깨끗이 씻어서 껍질을 벗긴 다음 강판에 갈기 전에 10분 이상을 식초에 담그고 강판에 간 다음에도 식초를 약간 뿌려두면 된다. 이렇게 한 우엉은 무침을 하거나 삶아서 먹어도 된다. 이것은 특히 변비해소나 예방에 좋으며 하루100g, 즉 우엉 한 개 정도면 된다. 이렇게 해서 먹으면 치아가 약한 사람이나 노인들도 부담없이 날마다 먹을 수 있다.
암과 성인병을 없애는 특효약 – 당근
녹황색 야채의 대표인 당근에는 ß-카로틴을 비롯하여 비타민 B·C·E군 및 칼슘이나 칼륨, 유황, 요드, 인 같은 미네랄이나 효소,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있다. 이러한 성분의 상승효과로 항산화작용이 뛰어나 활성산소의 해를 없애고 암이나 그 밖의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식탁에는 기껏 보조재료나 양념정도로 쓰이고 있다. 이제부터는 갈아서 즙을 내거나 채로 쳐서 먹든지, 주스 등으로 만들어 먹도록 하자.
당근에 들어있는 ß-카로틴은 노화를 막는 물질로서 몸속에서 비타민 A로 바뀐다. 비타민 A는 피부나 점막을 강화하는데 야채중에서도 그 함유량이 가장 많은 것이 당근이다.
당근 1개(약 200g)에 15mg 정도나 들어있다. 갈거나 가열해도 이 성분은 손실되지 않는다. 일반 성인의 암예방에 필요한 ß-카로틴의 양은 하루 6mg이다.
당근에는 비타민 C 파괴효소가 들어있는데 이것은 가열하면 작용하지 않으므로 강판에 간 당근이나 당근즙을 끓여서 먹으면 보다 효과적이다. 가열해도 ß-카로틴과 같은 효과적인 영양분은 손실되지 않는다.
그리고 ß-카로틴은 기름에 잘 녹는 지용성이므로 기름과 함께 먹으면 흡수율이 높아진다. 따라서 당근을 기름에 볶거나 튀기지 않아도 다른 기름 음식과 함께 먹으면 된다.
또 주스를 할 때는 사과나 토마토, 오렌지, 레몬 등과 함께 갈거나 짜서 먹어도 되며 양파나 감자즙을 섞고 여기에 우유를 타서 먹으면 흡수율이 높아진다. ß-카로틴은 다소 많이 섭취해도 과잉증이 되지 않는다.
또한 당근에는 남아도는 중성지방을 배설시키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많기 때문에 평소에 고혈압과 동맥경화의 경향이 있는 사람은 혈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된다. 나아가 쉬 피로하고 빈혈이 있는 사람이나 암이 걱정되는 사람은 활성산소를 해독하는 효소의 작용을 강화시키는 ß-카로틴이나 비타민 C·E가 많은 당근을 먹는 것이 좋다.
혈액순환, 위장강화 특효약 – 생강
생강은 음식에 양념뿐만 아니라 약재로서도 널리 이용되고 있다. 날 것이 생강(生薑), 말린 것이 건강(乾薑)인데 한약에는 꼭 들어간다. 이것을 갈아서 먹으면 그 향기와 매운 맛이 여러 가지 질병 개선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생강의 약효>
? 혈액순환을 돕고 몸을 따뜻하게 한다.
? 위장 기능을 강화하는데, 특히 구울 때 특효를 나타낸다.
? 기침이나 담을 없앤다.
? 류머티스 같은 근육, 관절 질환을 개선한다.
최근 생강의 매운 맛 성분이 항산화작용을 하며 이것이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실증돼 미국에서는 <암예방 효과가 높은 식품 베스트8 에 들어가 있다. 또한 혈전을 예방하고 악성 콜레스테롤치를 낮추며 지방소화 효소활성 작용 등이 입증되어 있다.
생강을 강판에 갈아서 먹으면 이와 같은 약효를 그대로 흡수할 수 있다. 생강의 약효는 매운맛 성분과 그 향기의 성분에 있으므로 갈아서 표면력을 크게 하면 할수록 그 성분을 제대로 이끌어낼 수가 있다.
비타민 E보다도 강력하다는 항산화작용도 모두 매운맛 성분에 있으므로 될 수 있는 대로 이 매운맛을 완전히 살려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강을 강판에 갈 때는 껍질째 갈아야 보다 높은 약효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갈아두는 것은 약효가 떨어지므로 먹기 직전에 갈아서 먹도록 한다. 그리고 생강의 매운 성분은 지용성이기 때문에 기름과 함께 먹으면 더욱 좋다. 불고기나 생선구이에 생강 다진 것을 섞으면 소화를 돕는다. 또 생강탕이나 생강차도 좋다. 숙취제거, 감기초기, 냉증인 사람은 소주잔 1잔 정도의 생강즙을 따뜻한 물과 함께 먹으면 효과가 있다.
이상에서 소개한 강판에 갈아 즙을 낸 근채류는 여러 가지 약리 요리에도 이용할 수 있다. 만들기가 간단하므로 여러 요리에 활용하도록 한다.
① 우선 식초에 소금을 넣는다. 처음에는 조금만 넣고 구미에 따라 양을 늘린다.
② 강판에 간 근채류(예: 양파, 당근)를 ①의 그릇에 넣는다.
③ 2에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조금씩 넣으면서 걸쭉하게 되도록 섞는다. 이때 올리브기름을 넣으면 더욱 좋다
④ 이렇게 완성된 것을 드레싱이나 수프 등을 만들 때 활용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