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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생활의학] 광우병 파동은 자연이 내린 형벌

2001년 04월 건강다이제스트 샘물호

【건강다이제스트 | 민족생활의학 연구회 회장 장두석】

언론지상을 통해 국내 축산물은 광우병에 대해 안전하다고 연일 역설해온 농림부가 기존 입장을 뒤엎고, 지난 2월5일 영국산 동물사료가 국내에 이미 반입되었으며 이를 먹은 300여 마리의 소가 도축되어 식탁에 올랐다고 실토했다.

광우병을 일으키는 동물성 사료들을 우리 소에게 마구 먹였으니 국민들은 불안하다. 몇 년이 될지 알 수 없는 잠복기가 지났을 때 여기저기서 광우병 환자들이 속출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광우병이 치명적인 뇌질환 변종 CJD(크로이츠펠트야곱병)를 일으킨다는 1996년 3월 영국정부 발표가 난지 불과 수년도 안되어 유럽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독일 국민들 중 40%가 다시는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니 과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영국산 동물성 사료를 수입했던 93∼96년은 영국 내에서 이미 광우병 파동이 발생한 시점이었다. 눈앞에서 난리가 나는데 문제의 사료 수입을 허용하다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농림부가 갑자기 입장을 번복한 사연도 외국언론 보도로 사료용 골분을 수입한 사실이 들통났기 때문이었다니 어이없다.

광우병 파동은 자연의 원리를 무시하고 초식동물에게 동물사료를 먹인 인간을 단죄하는 자연이 내린 재앙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광우병이 에이즈 위협을 뛰어넘는 21세기 페스트가 될 것’이라며 경고하고 있다.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은 광우병 파동은 온통 육류 위주의 서양식으로 뒤덮힌 우리의 식탁을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기고 있다.

광우병 파동이 주는 교훈

토끼에게 풀 대신 고기를 먹여 보라. 단 며칠도 견디지 못하고 발광하다가 죽어버릴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초식동물에게 고기를 먹이면 미친다 하여 예로부터 소 여물통 근처에 생선 가시나 고기 국물 따위는 얼씬도 못하게 했다. 영국은 88년, 미국은 97년부터, 우리 당국자들은 최근에 와서야 가축에게 동물성 사료를 먹이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니 인간의 탐욕은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가. 수천 년을 앞서간 선조들의 지혜 앞에 고개가 숙여진다.

무엇을 어떻게 언제 먹느냐는 인간생활의 기본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종교에서는 자기식 섭생법 즉, 풍토와 기후조건과 자기역사를 기초로 한 섭생법을 엄격히 지켰다. 불교나 힌두교가 소를 신성시하여 먹지 못하게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섭생법에 기초한 것이다. 불교가 발흥한 인도는 열대지방이다. 고기는 열성 음식이다. 열대지방 사람들이 고기를 많이 먹으면 그 열을 견디지 못해 병에 걸리고 말 것이다. 이들이 육류를 버리고 채식을 하는 이유는 그래서이다. 찬 음식인 채소나 과일을 먹어야 체온이 조절되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고혈압, 암, 당뇨 등으로 대표되는 난치성 질환자가 급증하고 질병사망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을 되돌아보자. 이는 두말할 것 없이 영양과잉섭취와 단백질과다섭취, 가공식 위주의 식생활로 대표되는 서구식 음식문화의 무분별한 도입이 빚은 결과이다.

잘못된 식생활이 죽음을 부른다

우리의 전통적 식생활은 곡식과 채소위주의 식사였다. 고기는 경사 및 명절 때나 한번씩, 일년에 서너 번 손꼽을 정도로 먹었을 뿐이었다. 일년 내 땀흘려 지은 곡식으로 밥을 지어 텃밭에서 가꾼 채소를 부식으로 먹었다. 간장, 된장, 고추장 등으로 염분을 충분히 공급했다.

수천년 동안 그렇게 생활하다 보니 우리의 신체구조도 그에 맞게 조직되어 있다. 우리나라 사람의 신체를 보면 전반적으로 상체에 비해 하체가 짧다. 허리가 긴 것은 장이 길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일반적으로 채식을 하는 동물은 허리부분이 긴 것을 볼 수 있는데, 채소나 곡식을 오랫동안 충분히 소화, 흡수, 배설시키기 위해 장이 긴 것이다. 또 채소나 곡식은 분해되는 과정에서 독소를 많이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장에 오래 머물러도 큰 피해가 없다.

반면에 고기처럼 지방과 단백질이 많이 든 음식은 소화, 흡수, 배설하는 과정에서 독을 많이 발생시킬 뿐 아니라 소화과정이 길다. 밥 등 탄수화물의 두 배, 채소의 세배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그러므로 육식을 할 경우는 빨리 소화 분해 흡수해 배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육식을 위주로 하는 서양인들은 장이 짧다.

육식이나 가공식은 서양인에게 맞는 식생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양에서도 성인병이 급증하자 보건당국이 지방 및 단백질의 섭취를 줄이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75년부터 85년 사이 1인당 동물성 식품 섭취량은 어패류가 38그램에서 80그램으로 약 2배 정도 증가했고 육류는 5그램에서 40그램으로 약8배정도 증가했다. 90년 이후에 들어서면 육류소비량은 더욱 크게 증가했다. 여기에 나트륨 99.9%의 식염을 과다 섭취하고, 라면, 빵, 과자, 햄, 소시지 등을 일상적으로 먹고 있다. 이에 반해 조상전래의 지혜식품인 간장, 된장, 고추장의 소비는 줄고 있다. 심지어 우리 양념을 일본이나 미국 등지에서 수입하고 있고 생수대신 끓인 물, 삼투압 방식으로 미네랄까지 걸러낸 죽은 물을 마신다. 아이들은 김치를 가장 싫어하고 피자 햄버거를 좋아한다. 잘못된 식생활이 병을 부르고 죽음으로 이어진다.

식(食)이 인성(人性)을 좌우한다

소에게만 감염되는 질병으로 알고 있었던 광우병이 개, 고양이를 비롯 다른 동물에도 얼마든지 감염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초식동물에게 고기를 먹이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미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수천년 동안 생채식을 해온 우리 민족은 육식동물보다는 초식동물에 훨씬 가까울진대 이를 요새 세상 돌아가는 일과 결부시켜 살펴보자.

텔레비전과 신문 보기가 무섭다. 사회 돌아가는 것을 곰곰히 살펴보면 어느 한군데 제대로인 곳이 없다. 그 중에서도 가장 우려스러운 것이 우리 아이들이다. 예전엔 결손가정의 아이들이 주로 범죄행각을 벌였지만 요즘은 버젓한 집안의 아이들이 범죄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용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모에게 칼을 들이대는가 하면, 무리를 이루어 어른 빰치는 범죄집단을 만들고 성범죄를 일으키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육식동물은 성질이 포악하고 급하다. 반면에 채식동물은 유순하고 차분하다. 지역적으로 보아도 그렇다. 육식을 위주로 하는 서양사람들의 정서가 동적·공격적인 반면 동양은 정적·순응적이다. 극단적으로 범죄를 일으키는 아이들을 제외하더라도 요즘 아이들은 대체적으로 참을성이 없고 이기적이다. 이해 타산적이며 정이라고는 도무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된 데에는 조상전래로 내려온 우리 음식을 팽개치고 서양식단에 몸을 맡긴 결과라 아니할 수 없다.

조상의 가르침, ”자연으로 돌아가라”

자족할 줄 모르고 끝도 없는 욕심에 몸을 내맡기며 자연의 질서를 거스르는 역천(逆天)의 대가는 파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타들어 가는 산과 들과 강의 외침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인간들이 파괴한 자연의 균형을 되돌려놓아야만 한다. 우리가 하지 않는다면 자연이 나서서 할 것이며, 이는 곧 무서운 재앙으로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국적 기업인 네슬레는 얼마전 각 환경단체의 끈질긴 요구에 따라 홍콩, 영국, 프랑스, 독일, 벨기에, 오스트리아 이상 6개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자사 제품에 유전자조작 농산물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 오만한 외국기업은 같은 약속을 요구한 환경운동연합의 요구에 한국의 상황에서는 그러한 선언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광우병 다음의 재앙은 무엇이 될까 근심스럽다. 우리 먹거리 자리를 차고앉은 유전자조작 농산물이 될 수도 있다. 항생제 남용이 빚어낸 슈퍼박테리아일지도 모른다. 저질외래퇴폐문화가 가져온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미군부대에서 유출되는 포르말린·폐유, 매향리 갯벌에 박혀있는 열화우라늄탄 등은 모두 언제 재앙을 가져올지 알 수 없는 시한폭탄인 셈이다. 수천년 동안 조상들의 지켜온 이 땅을 잘 가꾸어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은 한민족의 피를 이어받은 우리의 신성한 의무이다. 자연의 균형을 파괴하는 모든 요소들이 우리 민족의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우리가 나서서 척결하지 않는다면, 환경파괴를 일삼는 인간에 대한 자연의 보복은 모양을 달리해서 계속될 수밖에 없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단 한번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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