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서울ND의원 박민수 의학박사】?
미국 메이요 클리닉 연구에 따르면 허리둘레가 늘어나면 조기 사망의 위험이 최대 80% 이상 높아지고 허리둘레가 5cm 늘어날 때마다 사망률이 8% 증가할 정도로 뱃살은 치명적이다.
나잇살이 유독 복부 쪽에만 집중적으로 생기는 이유는 우리 몸 자체가 나이가 들면서 복부 지방이 생기도록 호르몬 설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호르몬 중에서도 성장호르몬의 감소가 주요한 이유가 될 수 있다. 성장호르몬은 청소년기에 뼈와 근육의 성장을 도와주는 호르몬이지만 성인이 된 후에도 분비된다.
성인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의 역할은 매우 다양하지만 근육량을 유지하면서 섭취한 지방을 우리 몸 구석구석으로 분포시키는 역할까지 담당한다. 문제는 나이가 들면서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20대 이후 10년마다 14.4%가 감소해서 60대 이후엔 20대의 절반밖에 분비되지 않는다. 그래서 시작되는 비극, 알아본다.?
성장호르몬 감소가 비만을 만드는 기전
20대 이후부터 분비가 줄어들기 시작하는 성장호르몬! 성장호르몬의 감소는 개인차가 크다. 문제는 성장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면 자연적으로 비만이 생기게 된다는 데 있다. 그것이 바로 나잇살이다. 성장호르몬 분비 감소가 비만을 만드는 기전은 다음과 같다.
첫째, 근육량의 감소이다. 근육량을 유지해주던 성장호르몬이 감소하여 근육이 줄어든다. 근육이 빠진 자리를 지방이 채우면서 복부지방이 증가한다.
둘째, 기초대사량의 감소이다. 근육은 지방에 비해 기초대사량이 높다. 근육량이 떨어지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더 찐다. 이전에 비해 조금만 먹는데도 살이 쉽게 찌는 사람들은 기초대사량과 복부 근육량이 같이 떨어져 있다.
셋째, 지방이 복부에 집중적으로 몰리는 지방 축적의 편중화이다. 나이가 들면서 지방을 구석구석 골고루 보내주는 성장호르몬이 줄어들면서 지방이 팔, 다리 골고루 분포되지 않고 복부 쪽으로 몰리게 된다. 젊은 시절 지방이 팔 다리에 풍부한 것은 임신과 출산을 예비하도록 잘 짜여진 자연의 섭리인 반면 중년 이후 지방의 복부 축적은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의 감소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잇살의 개인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나잇살이 그득하여 성인병을 달고 사는 사람과 나잇살을 잘 억제하고 건강한 몸매를 유지하는 중년의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될까?
그 둘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가 바로 근육이다.
아무리 살을 빼려고 해도 안 빠지는 사람들과, 빠진 살이 언젠가는 기어코 다시 찌고 마는 사람들에게는 코어(core)근육의 감소, 즉 줄어든 중심근육이라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
체성분 분석기로 정밀하게 근육량과 체지방을 측정해 보면 위의 두 부류 사람들은 한결같이 체지방률이 낮다. 즉 근육이 적고 지방이 많다.
아무리 살을 빼려고 해도 안 빠지는 사람들은 근육량이 적기 때문에 살이 잘 빠지지 않는 것이고, 쉽게 요요가 오는 사람은 살을 빼면서 근육까지 같이 빠졌기 때문에 금방 다시 살이 찌고 만다.
특히 근육 중에서도 비만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근육은 바로 복부근육이다. 복부근육이야말로 나잇살, 즉 나이가 들면서 집중적으로 늘어나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를 일으키는 내장비만을 막아주는 최선의 방책이다.
근육량 늘려서 비만 예방법
그렇다면 근육을 늘려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두말할 것 없이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인간의 몸을 이루는 뼈와 근육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필수재이다.
이러한 운동은 크게 ▲스트레칭 ▲유산소운동 ▲근력운동으로 나뉜다.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은 근육을 중심으로 설계된다는 데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스트레칭은 요통이나 관절통, 염좌 등의 부상을 방지하고 근력운동을 활성화시킨다. 근력운동은 무릎 등의 관절을 보호하고 기초대사량을 높여 평생 전성기의 체중을 유지하게끔 도와주며 근력을 증진시킨다.
젊었을 때는 땀을 흘리는 근력운동을 주로 하고, 나이가 들면서 숨이 찬 유산소운동의 비율을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항상 운동할 시간과 운동할 장소를 선정하는 데 애로점을 호소한다는 데 있다.
따라서 운동을 일상화하기 위해서는 ‘지금 여기에서(Now & Here)’ 원칙이 필요하다. 현대인의 생활은 몸을 안 쓰려는 쪽으로 유혹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활동의 에너지는 제압당하게 된다. 그래서 이번에 MBN <엄지의 제왕>에서 소개해 화제가 된 평소의 생활공간인 사무실이나 집안에서 특별한 노력 없이 간단하게 할 수 있는 ‘4단계 슬로우-퀵 운동법’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근육 단련에 최고~ 4단계 슬로우 퀵 운동법이란?
‘4단계 슬로우-퀵 운동법’은 일본의 근육생리학자 이시이 나오카타가 개발한 ‘슬로우 트레이닝’이라는 운동법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변형한 것으로, 동작을 천천히 해서 근육을 계속 수축시키는 운동법이다. 1~4단계 운동까지 총 5분이 걸리며, 3세트 반복하면 15분으로 충분하다. 하는 요령은 다음과 같다.
●? 1단계 | 제자리 천천히 걷기
1초에 한 걸음씩 걸으며 왼쪽 다리와 오른쪽 팔을 크게 움직인다. 다리를 90도로 올려서 허벅지가 바닥과 수평이 되도록 한다. 동작을 천천히 하고 호흡은 자연스럽고 천천히 한다. 바닥에 발이 닿을 때 반동을 이용하여 바닥을 차지 않도록 하고 한쪽 발이 바닥에 확실히 닿은 후에 다른 쪽 다리를 들어올린다. 천천히 50회 정도 하며 약 1분간 유지한다.
●? 2단계 | 제자리에서 빨리 걷기
운동의 최고 비법은 연령과 성별, 건강 상태에 따른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의 적절한 비율이다. 모든 운동은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함께 해줄 때 효과가 높아진다. 천천히 제자리 걷기로 근력운동을 마무리 한 뒤 1~2분 동안 빨리 걷기로 유산소운동을 해준다.
●? 3단계 | 누워서 다리 들어올리기
중심근육 즉 코어(core) 근육인 윗배(복직근), 아랫배(대요근), 허벅지앞쪽(대퇴사두근)을 강화하기 위한 운동이다. 등을 대고 누워서 다리를 살짝 들어 1초 정도 멈춘다. 그 다음 양 무릎을 굽혀 가슴 쪽으로 당기듯 들어올린다. 이때 엉덩이를 살짝 든다. 천천히 5초 동안 동작을 이어 하다가 잠시 1초간 멈춘 뒤 다시 처음 상태로 천천히 내려간다. 다리를 올릴 때 숨을 내쉬고 다리를 내리면서 숨을 들이마신다. 5~10회 정도 해주고 익숙해지면 점차 횟수를 늘려간다.
●? 4단계 | 누워서 자전거 타기
누워서 자전거 페달을 돌리듯이 다리를 빠르게 가로지른다. 약 1~2분 정도 숨이 찰 정도로 가볍게 유산소 운동을 한다.
*4단계 과정이 끝나면 다시 1단계로 돌아가서 총 3세트를 반복한다.
TIP. ‘슬로우 트레이닝’의 원리
근육을 부드럽고 유연하게 하는 동시에 근육 속에 숨어있는 호흡 기능을 강화시켜 체지방을 효율적으로 분해하는 중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법이다.
슬로우 트레이닝은 동작을 천천히 해서 근육을 계속해 수축시키는 전략을 쓰는데 이때 우리의 근육은 마치 큰 부하가 주어진 것으로 착각해서 다량의 젖산을 만들어내게 되고, 그 젖산이 근육에 축적되면서 성장호르몬 분비가 늘어난다.
적은 노력으로 근육을 단련하고 보다 많은 지방을 소비하는 운동법이라고 할 수 있다. 무리하기보다는 바른 자세로 천천히 하는 것이 좋고, 운동할 때 꼭 자연스럽게 호흡을 해줘야 하며 반동을 이용하지 않고 반드시 정지동작을 가진다.
‘4단계 슬로우-퀵 운동법’은 아침 일과시간을 하기 전에 하면 효과가 좋다. 성장호르몬의 경우 근육운동을 하면 최대 6시간까지 지속적으로 분비가 되는데 집안일을 하기 전에, 기왕이면 아침 시간에 슬로우-퀵 운동을 해주면 그 이후 집안일 하는 거나, 출퇴근 등 일상 활동을 유산소운동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나잇살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뱃살은 줄여주고 성장호르몬은 늘려주는 슬로우-퀵 운동법으로 새해 뱃살 고민으로부터 탈출하시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