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준남 (내과전문의, 재미의학자)】
여러 용도로 쓰이는 당근은 많은 만성질환의 발생위험을 줄여주는 슈퍼푸드다. 그동안 당근은 우리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또 많이 먹어왔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당근의 건강 가치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 당근에는 베타카로틴뿐 아니라 각종 식물성 화학물질들이 많이 들어있다.
실제로 당근은 일찍이 약초로 키워지기 시작했다는 기록도 있을 정도다. 또 셀러리, 양방풍(parsnip), 양미나리(parsley), 회향풀(fennel) 및 딜(dill)과 같은 과에 속하는 채소다.
원래의 당근 색깔은 보라색, 붉은색, 노란색 또는 흰색으로 다양한 색깔을 띠고 있었으나 17세기에 들어오면서부터 오늘날과 같은 오렌지 색깔로 재배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당근은 주로 뿌리만 먹는 경향이 있는데 알고 보면 잎에도 놀라운 영양성분이 듬뿍 들어있다. 당근의 잎에는 많은 양의 비타민 K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중간크기 당근의 영양성분을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 칼로리 : 25kcal
▶ 섬유질(펙틴) : 1.7g
▶ 칼륨 : 195mg
▶ 비타민 C : 3.6mg
이외에도 소량의 다른 영양소들도 들어있다. 또한 비타민 A로 변하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1일 필요량의 거의 두 배나 들어있어 눈 건강에 특히 이롭다.
한 리서치에 의하면 다른 사람에 비하여 당근을 많이 섭취하는 여자들인 경우 녹내장 발생률이 낮게 나타났으며, 동물실험에 의하면 백내장도 덜 발생했다고 한다.
당근은 눈 건강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심장 건강에도 좋게 작용한다는 보고도 있다 (British Journal of Nutrition). 또한 당근에 들어있는 식물성 화학물질들(falcarinl 및 falcarindiol)은 심혈관에 항염작용과 함께 혈액이 응고하는 것을 막아주는 등 이로운 작용을 하면서 같은 물질이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해준다는 보고도 있다.
색깔이 붉은 당근에는 라이코펜이 풍부하게 들어있고 보라색 당근에는 다른 식물성 화학물질(anthocyanins)이 들어있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당근은 껍질을 벗기지 말고 섭취하는 것이 좋다. 껍질에 더 많은 영양소들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당근주스는 섬유질이 손실되는 결점이 있다. 당근을 잘라서 요리하는 것보다는 익힌 후에 잘라서 먹으면 영양소의 손실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생으로 먹을 것인지 익혀서 먹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지만 어떤 방법으로든지 당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Tufts University, March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