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허미숙 기자 】
“통증은 내 몸의 경보음… 방치하지 마세요”
우리나라 통증 치료에 새 지평을 연 사람!?그래서 수많은 통증 환자들에게 희망의 아이콘이 되고 있는 사람!?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상철 교수가 톡톡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통증의학의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절, 하나의 전문분야로 인정도 못 받던 1988년, 그는 시작했다. 통증 분야를 파고들었다. 그랬던 30년 저력은 지금 우리나라 통증 치료의 의료 지형까지 바꿔놓았다. 수많은 연구 성과와 수많은 치료기법들을 끊임없이 발표하면서 통증 잡는 일인자로 등극했는데 그 저력은 과연 뭘까?
1. 운명이었을까??
결코 처음부터 원했던 길은 아니었다. 원래 생각했던 분야는 다른 거였다. 그런데 왜였을까? 주임교수의 특명이 떨어지자마자 곧바로 미국 연수를 떠났던 이상철 교수다. 1988년 미국 UCLA 통증관리센터로. 통증 의학을 배우기 위해.
그랬던 행보는 우리나라 통증 치료 역사를 새롭게 쓰는 하나의 신호탄이 됐다. 각종 통증을 치료하는 선진 의술을 두루 섭렵하면서 우리나라 통증 치료도 중대한 변곡점을 맞았기 때문이다.
2년간의 연수를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던 그는 1993년 국내 의료계를 발칵 뒤흔들어놓았다.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대상포진 신경통에 획기적인 치료기법을 선보였기 때문이었다. 척수자극술이 바로 그것이었다.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의료계의 고민도 깊었던 대상포진 신경통에 국내 최초로 척수자극술을 시행, 비로소 통증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던 것이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통증 치료의 역사는 그의 임상 역사와 그 궤를 같이한다. 오늘날 통증 치료법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수많은 기법들의 국내 최초 시술자는 바로 그다.
지금은 임상에서 누구나 하고 있는 고주파 열 응고술을 통증 치료에 사용한 최초 시술자도 바로 그고, 약물주입기의 영구이식술을 국내 최초로 시도한 사람도 바로 그다. 신경을 죽이지 않고 온도를 낮게 해서 통증 치료에 도움이 되는 박동성 고주파 치료술도 예외는 아니다. 이 시술법을 국내 최초로 시도한 사람도 그다.
끊임없이 새로운 치료기법을 찾아내고, 그러면서 국내 통증 치료 수준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주역! 이상철 교수가 통증 잡는 명의로 불리며 우리나라 통증 치료의 산 역사가 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통증 잡는 신경차단술, 열 응고술, 방사선 치료까지 다양한 치료기법을 활용해 통증이 전달되는 경로를 차단하거나 통증의 악순환을 단절해 수많은 통증 환자들에게 웃음을 찾아주었던 것이다. 그런 그가 밝히는 통증에 대해 그동안 우리가 잘 몰랐던 비밀, 과연 뭘까?
2. 통증 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요!?
머리가 아픈 두통, 배가 아픈 복통, 허리가 아픈 요통까지… 우리 모두는 크고 작은 통증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통증 없는 삶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통증은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숙명쯤으로 여긴다. 그래서 통증이 나타나도 많이 참고, 때로는 방치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상철 교수는 “이것은 통증 치료를 어렵게 하는 주범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통증은 무시해도 되는 사인이 결코 아니다. 통증은 내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알려주는 경고음이기 때문이다. 통증은 내 몸이 위험한 자극에 노출되었다는 것을 아픔이라는 신호를 통해 알림으로써 그 위험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비상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신호를 무시하거나 혹은 방치하면 돌이킬 수 없는 화근이 된다. 이상철 교수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통증 자극이 우리 몸에 계속되면 우리 몸도 그 통증에 적응하는 구조 변화가 일어난다.”며 “그렇게 될 경우 통증은 만성적으로 변하면서 우리 삶도 고통스런 격랑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바람만 스쳐도 아픈 극심한 통증의 대명사 대상포진 신경통도, 인간이 느낄 수 있는 통증 중 가장 심하다는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도 발빠른 초기 관리가 통증을 줄일 수 있는 최선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증이 나타나면 절대 방치해선 안 된다. 또 원인 없는 통증이 없다는 것도 꼭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이 통증 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다.
이상철 교수는 “그래서 통증 치료의 핵심은 통증이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정확한 원인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3. 많이 걷기와 조금 먹기는 건강을 위해 실천하는 것
통증을 없애기 위해 의학이 생길 정도로 병의 역사는 통증의 역사라고 말하는 이상철 교수!
그런 그는 믿고 있다. 통증을 해결하지 못하는 한 건강한 삶도 요원하다고. 그래서 한눈 팔지 않고 오직 통증 치료라는 한 분야만 파고든 그였다. 통증을 잡기 위해 신경차단술, 신경성형술을 하면서 방사선에 노출돼 손톱이 찌그러져도 통증 환자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30년 세월을 바쳐온 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마음이 급하다. 잡히지 않는 통증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하루 일과는 누구보다 일찍 시작된다. 아침 6시40분부터 그의 하루 일과는 시작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병원에 도착해 7시부터 한 시간 동안 스터디를 한다. 통증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의사들의 공부모임이다. 이상철 교수는 “통증 분야는 너무 복잡하고 날로 최신 기법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끊임없이 공부를 하지 않으면 따라갈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다 보니 늘 시간에 쫓기는 삶을 산다. 크고 작은 통증 환자들의 호소 속에서 하루 일과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래도 건강은 괜찮을까?
“사실 식사할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건강을 위해 따로 시간을 내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이상철 교수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실천하는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일주일에 하루는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기
없는 시간 쪼개서 헬스클럽에 가는 이유도 통증 치료를 더 잘하기 위해서다. 강한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하루 일과를 소화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2. 되도록 많이 걷기
한 시간 이내에 갈 수 있는 거리는 무조건 걷는다. 또 시간에 쫓기지 않을 때는 출퇴근 때도 차를 이용하지 않고 걷기를 자주 한다.
3. 식습관에서 탄수화물 섭취는 되도록 줄이기
최선인지는 몰라도 되도록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편이다. 그래서 빵이나 과자, 면 종류는 되도록 안 먹는다. 그 대신 채소나 생선류, 해조류 등은 즐겨 먹고 또 골고루 자주 먹는 편이다. 또 되도록 장이 쉴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 아침은 거른다. 그래서 하루 두 끼를 주로 먹는 편이다.
오늘도 보이지 않는 통증과 고군분투 중인 이상철 교수! 우리나라 통증 치료 역사를 새롭게 쓰며 통증 명의로 자자한 명성을 얻고 있는 그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통증을 예방하는 방법도 있나요?”
이 물음에 이상철 교수는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들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똑 떨어지는 예방법은 없지만 평소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통증 자극을 줄이기 위해서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하고, 잘 자고, 적당하게 움직이고… 그래서 우리 몸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면 통증을 덜 느끼는 몸속 환경이 만들어지고, 통증의 만성화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숙명 통증 관리 또한 건강한 생활습관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이상철 교수의 당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