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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원의 섹스앤라이프] 외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2016년 07월 건강다이제스트 바람호 128p

【건강다이제스트 | 행복한성문화센터 배정원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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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바람기를 더 이상 참고 살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걱정되긴 하지만 이혼을 생각하고 있어요.”

“아내가 바람을 피우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부터 외모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더니 밤늦게 다니는 것은 예사이고, 이제는 외박도 합니다. 아이들도 돌보지 않고요. 분명히 밖에 누가 생긴 것 아니면 뭐겠어요?”

배우자의 외도로 인해 이혼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부부를 만나면 대개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부부가 이혼을 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공공연한 배우자의 외도이고, 그 다음이 불임, 학대다. 격렬한 말다툼, 무신경한 언사, 유머 결핍, 남편의 무능력, 아내의 게으름, 잦은 외출, 지나친 TV 시청, 남의 말에 귀 기울일 줄 모르는 태도, 지나친 음주, 섹스 거부 등이 주로 거론되는 이혼 사유들이지만 무엇보다 참기 어렵고 잊기 어려워 이혼에 이르게 하는 것이 바로 배우자의 외도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이혼율이 OECD국가 중 1위라고 해서 얼마 전 화제가 된 적도 있지만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예전보다 쉽게 이혼을 생각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예전엔 남편의 외도가 있어도 ‘남자가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다.’며 혼자 아이들을 키우며 남편의 마음이 되돌아올 날을 기다리고 결혼생활의 반 너머를 참고 사는 아내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남편의 단 한 번의 외도도 이혼 사유가 되는 경우가 많아졌을 뿐 아니라 자신의 외도로 이혼을 결심하는 아내도 적지 않다.

스탕달은 “사랑은 우리의 의지와는 별개로 불쑥 찾아왔다가 어느 새인가 사라져버리는 열병과 같다.”고 말한 바 있지만 그 사람만 생각하면 가슴이 뛰고, 잠을 못 이루고, 아주 사소한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열병에 빠져 결혼이라는 걸 한다. 그렇게 함께 살아온 부부가 새로운 사람에 빠지고 그와 사랑과 섹스의 관계를 맺는 것은 도무지 무엇 때문일까?

바람 피우는 이유도 ‘각양각색’

인류학자 헬렌 피셔는 사람이 바람을 피우는 이유를 자신의 저서에서 11가지로 설명했다.

1. 자신의 욕구를 결혼 밖에서 충족시킴으로써 안정된 결혼생활을 도모하기 위해

2. 배우자와 헤어질 구실을 만들기 위해

3. 관심을 끌기 위해

4.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살기 위해

5. 매력적이거나 이해받는다는 느낌을 얻고 싶어서

6. 대화를 나누거나 친밀한 사람을 필요로 해서

7. 단순히 섹스를 좋아해서

8. 완전한 사랑을 찾기 위해

9. 자신이 아직 젊다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

10. 배우자에 대한 복수로

11. 극적인 상황, 흥분감, 스릴을 즐기기 위해

한 심리학자는 바람을 자주 피우는 일부 남자 중에는 심리상태가 ‘유아단계’에 고착되어 있어서 한 배우자에게 충실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 외도는 남녀의 호르몬과도 상관이 있어서 남자가 젊었을 때는 호기심으로 외도를 하지만 나이 들면 남성호르몬 수치가 떨어지면서 자신의 인생과 상처를 이해해주는, 말이 통하는 여자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호기심으로 감각적 관계를 맺는 젊은 시절의 바람은 정리하기가 쉽지만 나이가 들면 위로와 지지를 해주는 애착관계를 맺기 때문에 더욱 헤어지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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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자의 외도는 남자보다는 심리적, 정서적인 이유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여자에게 바람은 ‘새로운 사랑의 시작’인 경우가 많아 자식도 가정도 포기할 정도로 빠져든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결혼한 여자들의 외도는 대개가 남편과의 정신적인 사랑이 끝났을 때, 문제가 생겼을 때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뒤늦게 남편 말고 다른 사람의 사랑을 원하는 이유는 대개 인생이 쓸쓸하고 외로워서다.

그렇다면 외도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아니 극복할 수 있는 것일까?

위기도 잘 넘기면 ‘득’

“제 마음이 남편 아닌 다른 사람에게 흔들리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 정말 두려웠어요. 그를 볼 때마다 설레었죠. 그러나 아직 그에게 푹 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신을 차리려 했습니다. 용기를 내어 남편에게 말했지요. 내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고, 나를 잡아달라고 말입니다. 다행히 남편은 저를 여전히 사랑했고, 저에게 극진한 사랑을 쏟았어요. 그래서 마음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저를 잡아준 남편이 정말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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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에 빠질 뻔했던 위기를 슬기롭게 넘긴 한 부부의 이야기다. 외국의 부부 상담자들은 외도에 빠진 것을 배우자에게 들켰을 경우에는 모든 것을 다 고백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배우자가 원하는 만큼 의문을 풀어주라고, 신뢰를 얻을 때까지 노력하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사실 배우자의 외도사실은 들으면 들을수록 파트너에게는 상처가 될 뿐이다. 물론 외도를 했던 배우자는 용서를 빌고 파트너의 상처가 아물 때까지 노력해야 하지만 둘 사이에 있었던 일을 더 캐묻는 것은 상처를 벌리는 일이지 아물게 하는 일은 아닌 것 같다.

무엇보다 한 번의 외도로 가정을 깰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외국의 어느 나라는 결혼식을 마치고 신랑 신부가 손을 맞잡고 빗자루를 뛰어넘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이는 결혼에는 반드시 위기가 있을 것인데 위기가 있어도 둘이 손잡고 위기를 극복하라는 가르침이라고 한다.

이렇듯 외도 또한 더욱 견실한 가정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위기라 생각한다면, 그리고 배우자를 아직도 여전히 사랑하고 그가 그럼에도 좋은 사람이라며 신뢰를 가지고 있다면 둘이 굳게 손을 잡고 현명하게 그 위기를 뛰어넘어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상처가 아물면 좀 더 현명해지고, 부러진 뼈도 잘 붙기만 한다면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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