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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기의 행복테라피] 세상이 당신을 속일지라도…배신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2016년 07월 건강다이제스트 바람호 94p

【건강다이제스트 |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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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다 보면 한두 번쯤 배신당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사람과 관계된 배신이 있다. 사랑하는 이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으로 인해서 상처받는다. 결혼을 하고 나서 바람을 피우기도 한다. 사기 결혼을 당하기도 한다.

앞에서는 둘도 없는 친구처럼 굴고는 뒤에서는 내 욕을 하기도 한다. 자기만 믿으면 된다고 해서 죽어라고 일을 했는데 나중에 약속을 지키지 않는 직장상사도 있다. 돈 때문에 당하는 상처도 무시할 수 없다. 인간적인 배신이 물질적 배신을 만나면 그야말로 마음이 찢어지는 상처를 준다.

자식이 부모를 신용불량자로 만들고 달아나기도 한다. 스승이 제자를 사기 치기도 한다. 하지만 배신이 무서워서 혼자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배신을 피하기 위해서는 아무도 만나지 말아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살아가는 의미가 사라진다.

배신은 살다 보면 만나게 되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다만 너무 자주 배신당하지만 않으면 된다. 다만 너무 심하게 상처 입지만 않으면 된다. 배신도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배신을 당하게 되면 처음에는 나를 배신한 이가 원망스럽다. 잠이 오지 않는다. 속이 터질 것 같다.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하지만 하소연할 수도 없다. 누군가에게 얘기를 하려니 너무 창피하다. 그러다 보니 속은 내가 너무나 바보 같다. 분노가 나를 향하면 우울해지게 마련이다. 죽고 싶은 생각마저 든다. 사람들도 만나기 싫다. 누군가와 같이 있어도 정신이 멍하다. 나를 속인 자에게 복수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죽여 버리고 싶다. 하지만 복수의 상대가 부모형제라면 죽이고 싶어도 죽일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분노가 해결이 안 된다. 몇날 며칠을 앓아 눕게 된다. 또다시 죽고 싶다. 확 죽어버리면 복수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 맞은 사람은 발 뻗고 자지만 때린 사람은 못 잔다는 말은 거짓이다. 나쁜 놈이 더 잘 자는 법이다. 배신의 상처에서 벗어나 보란 듯이 잘 사는 것만이 복수다.

그러기 위해서는…

1. 배신의 밑에 깔린 감정을 살펴보자.

2. 뭐가 되었건 해야 한다.

3. 억지로 용서하려 하지 말자.

4. 또다시 배신당하지 않기 위해 규칙을 만들자.

5. 영 안 되면 치료를 받자.

1 배신당한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

배신당하고 나면 나만 바보 같다. 하지만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누구나 한 번씩은 배신당한 경험이 있다. 한 번도 속지 않고 살아가는 이는 없다. 타인을 배신하는 이는 나 한 사람만 속이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달인이다. 인간에게는 공감능력이 있다. 그들은 사람의 마음을 파악하고 비위를 맞추는 공감능력이 탁월하다. 심리치료사나 정신과의사는 그 공감능력을 사람을 돕는 데 쓰는데 반해서 타인을 배신하는 이는 그 공감 능력으로 상대방의 심리적 약점을 파고든다.

따라서 그들에게 걸리면 누구나 속게 마련이다. 나만 속았다고 생각하면서 수치스러워 하지 말자. 누군가 “내가 아는 사람이 있는데 최근에 배신을 당했대.” 라면서 말하는 경우 십중팔구는 자신이 배신당한 것인데 숨기며 말하는 것이다. 당신의 탓이 아니다. 배신한 나쁜 사람들 탓이다.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 부끄러워하는 대신 그 나쁜 사람들을 응징하자.

2 배신의 밑에 깔린 감정을 살펴보자

한 여성이 재벌 3세인데 집에서 쫓겨나서 특급호텔에서 지낸다는 뻔한 거짓말에 넘어가서 사기를 당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결혼정보업체에서 소개를 받았기 때문에 믿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남자가 특급호텔에서 산다는 것도 일종의 과시로 작용했다. 그 비싼 돈을 내고 특급호텔에 머무르는 것을 보니 진짜 재벌 3세 같다고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결혼정보업체에서 가짜일지언정 재벌 3세를 소개해준 것을 보면 여성 측도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조건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은 재벌 3세 정도 되는 남자와 사귈 자격이 있는데 운이 나빠서 못 사귄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마도 믿고 싶은 것을 믿게 되었을 것이다. 옆에서 조심하라고 충고했을 때 자신을 질투해서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중에는 진실을 대면했을 때 자신이 너무 비참해지기 때문에 의심이 가더라도 부정하고 싶어졌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기라고 경찰에서 연락이 와도 피해자가 부인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인간이 배신에 취약해질 때는 주로 감정에 넘어갈 때다. 탐욕에 눈이 멀면 거짓이 보이지 않는다. 허영심에 도취되면 나를 속이는 말이 진실처럼 느껴진다. 절절한 외로움에 빠지게 되면 설혹 상대방의 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더라도 절망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아니라고 자신을 속이면서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게 된다.

3 뭐가 되었건 해야 한다

배신당했을 때 억지로 용서하려 하지 말자. 운명이려니 받아들이고 용서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다. 아무나 복수할 수도 없듯이 아무나 용서할 수도 없다. 인간은 타고 태어난 복수심이라는 것이 있다. 배신당하면 주위에서는 툭툭 털고 잊으라고들 한다. 하지만 한 번 본인이 당해보라고 해봐라. 툭툭 털고 지나갈 수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다. 차라리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복수를 해라. 욕을 해도 된다. 경범죄로 들어갈 각오가 되어 있으면 얼굴에 물을 뿌려도 된다. 벌금 낼 각오가 되어 있으면 인터넷에 까발려도 된다. 뭐가 되었건 해야 한다. 영 안 되면 민원이라도 내야 한다. 형사고발도 하고 민사소송도 하자. 아무 것도 안 하다 보면 우울감만 더 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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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또다시 배신당하지 않기 위해 규칙을 만들자

인간은 배신을 당하면 다시는 속지 말아야지 결심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면 또다시 기억이 가물가물해진다. 또다시 배신을 당한다. 그렇게 배신당하고 잊고 배신당하고 잊게 된다. 따라서 내 의지는 믿을 만하지 않다. 내 각오도 믿을 만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원칙이 중요하다. 과거가 지저분한 이는 무조건 멀리하자. 타인을 배신한 이를 옆에 두면 언젠가 배신당하게 마련이다. 나를 취약하게 만들지 말자. 너무 황당하게 좋은 것을 경계하자. 배신을 안 당하기 위한 원칙을 만들어 지키자.

5 영 안 되면 치료를 받자

배신당한 사람들 중에는 절대로 정신과 치료를 안 받겠다는 이가 흔히 있다. 억울하다는 것이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데 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나아진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불이 나면 불을 꺼야 한다. 방화범을 잡을 때까지 집이 타는데 방관하는 이는 없다. 누가 다리를 부러뜨리고 달아나면 뼈를 붙여야 한다. 그래야지 내 다리를 부러뜨린 이를 잡으러 갈 수 있다. 영 안 되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세상이 당신을 속일지라도…

배신 중에서도 가장 교묘하면서 깨닫기 힘든 배신은 뭘까? 어쩌면 자기 자신에 대한 배신일 것이다. 한때 훌륭한 사람으로 칭송받던 이가 타락해서 실망을 안겨주는 경우가 있다. 나는 그렇게 살지 않겠다면서 삶의 방향을 정했지만 처음에는 묵인하고 다음에는 타협하고 나중에는 배신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나 자신을 배신하면 처음에는 잘 나가는 것 같다. 이렇게 살면 되는데 그동안 미련하게 타인에 대한 약속, 자신에 대한 약속, 양심에 대한 약속을 지키며 살아온 내가 바보 같다. 신천지가 열리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순간은 잠시뿐이다. 세상이 나를 배신하기 시작한다.

누군가 나를 배신할 때는 원망도 하고, 대항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이 나를 배신하면 그때는 절망에 빠져서 그냥 무너져 내리고는 한다. 하지만 그 유명한 푸슈킨의 시구에서처럼 세상이 당신을 속일지라도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말자.

그러기 위해서…

1. 배신의 밑에 깔린 감정을 살펴보자.

2. 뭐가 되었건 해야 한다.

3. 억지로 용서하려 하지 말자.

4. 또다시 배신당하지 않기 위해 규칙을 만들자.

5. 영 안 되면 치료를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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