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메디칼랩 김형일 의학박사】
P 교수는 베토벤 해석과 연주에서 최고의 권위자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입맛이 떨어졌다. 그것이 몇 주 지속되면서 체중이 빠져 회복되지 않고, 점점 눈에 초점이 흐려지고, 음식을 먹으면 중간에 걸리는 듯했다. 만사가 귀찮아 강의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몇 군데 병의원을 찾아갔으나, “피곤하여 그러니 쉬면 좋아질 것이다” “신경성이다”“역류성식도염이다”고 하였다. 심각한 진찰과 복잡한 검진 후 “자율신경실조증”이라는 진단도 받았다.
P 교수는 그 후 침 맞고 약 먹고 여러 치료도 받았으나 증상은 점점 심해져 삶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증상이 시작된 지 거의 2년이 지나서야 P 교수는 HLA-B8 항원이 강 양성을 보이는 중증근무력증이라는 자가면역성질환임을 진단 받을 수 있었다.
체중감소 후 회복되지 않으면?
1. 1~2kg 정도 빠진다면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 이상 줄면 건강의 적신호다.
2. 체중이 줄어들면서 갈증이 심하면 확실한 당뇨병이다.
3. 체중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갈증이 심하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일 수 있다.
4. 기침이나 미열이 계속되면서 체중이 줄어들면 폐결핵일 가능성이 크다.
5. 피로감이 있고 피부가 누렇게 변하면서 체중이 감소한다면 간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다.
6. 호흡이 가빠지고 몸이 부으면서 체중이 줄면 심장질환이 아닌지 확인해 봐야 한다.
7. 나이든 사람들의 갑작스런 체중 감소는 암의 초기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
8. 빈혈, 골다공증, 치매, 위암 등은 체중저하로부터 시작된다.
9. 모든 감염성질환은 체중부족인 경우에 훨씬 더 자주 오래 걸리게 된다.
10. 체중부족인 경우는 빈혈, 골다공증, 기억력장애, 악성종양 기회가 많아져 수명이 단축된다.※ (자료 : 미국의사협회지)
자율신경 이상으로 오는 질병은 수십 가지요, 내분비기능 이상은 수백 가지로 많고도 많다. 그중에 어떤 기관이, 무엇 때문에, 얼마나 이상이 있는지, 체중이 왜 회복되지 않는지 그 원인을 찾아내야 하는데, 그저 ‘내분비기능저하’나 ‘자율신경실조증’이라고 해버린다면 “당신은 병 걸렸다.”라는 엉터리 진단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무섭고 크고 힘든 기계 속에 들어가 보아도 그런 병은 진단도 안 된다. 그렇게 손에 잡히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막연한 질병들이야말로 정말 더 확실하고도 구체적인 진단명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병에는 적절한 호르몬정량검사, 자가항체면역검사, 미세성분검출 등 혈액정밀분석을 통하여 올바른 접근이 이루어져야만 조기진단과 치료가 진실로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 질병이든 반드시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원인을 찾지 않고 증상이 곧바로 원인인 것처럼, 그 증상이 곧바로 진단명인 것처럼 오해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