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정기구독 02-702-6333

[김형일의 건강칼럼] “담배 피우고도 오래 살더라”정말일까?

2019년 02월호 68p

【건강다이제스트?|?서울메디칼랩?김형일?의학박사】?

윈스턴 처칠(Churchill, Winston Leonard 1874-1965)이라 하면 파이프 물고 있는 모습을 먼저 연상하게 된다. 그는 훌륭한 정치가로서만 아니라 선이 굵은 화가이자 뛰어난 문필가로서도 이름을 날렸다. <세계대전회고록>으로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그토록 수많은 전쟁과 정치역정, 예술과 문학적 소양을 끊임없이 발휘하면서 90세를 더 넘기며 장수를 기록한 사실과 그 입술에 담배 파이프는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애연가들은 처칠이 담배 중독자(Chainsmoker)인데도 장수하고 총명하였다고 주장하는데 그것이 사실일까?

사실 윈스턴 처칠 일대기를 제대로 읽어보면 담배에 대한 일화가 강조되어 나오는 항목은 없다. 담배 파이프를 지니고 다니며 입에 물기도 했다는 기록은 여러 번 나오지만, 그곳에 불을 붙여서 멋있게 연기를 내며 맛있게 담배를 피웠다는 기록은 없다. 그는 뛰어난 정치가였다. 기발한 연출가라고 바꿔 말할 수 있다. 그는 담배 파이프를 자신의 표정과 모멘트를 관리하는 하나의 연출 도구로 사용하였다. 결코 연달아 담배를 피우기 위해 그것을 물고 뽐낸 것은 아니라는 평이다.

처칠 경뿐 아니라 종종 무병장수한 사람들을 보면 담배를 계속 피웠다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담배 피워도 수명에 지장이 없다고 오해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역시 잘못된 해석이다. 현대인들처럼 궐련 담배를 하루에 한 갑씩 태워 없앴던 것은 절대 아니다. “담배도 가끔 피웠다.”는 대답을 “담배를 피웠다.”라고 하거나 “담배도 항상 많이 피웠다.”라는 기사로 바꿔 써진 실례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이다.

아주 드문 일이긴 하지만 담배를 피워도 무병장수하며 일평생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사상의학에서는 이런 사람을 ‘습한 체질’이라고 표현하며, 담배를 피워도 무관한 체질이라고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실상은 그런 사람조차도 담배를 안 피운 것만 같지는 못할 것임은 너무도 지당한 이치다. 또한 그 옆에 서서 간접흡연을 당한 사람들, 가족들, 체질이 습하지 못한 사람들을 배려할 수 없음도 역시 자명한 사실이다.

한 대, 두 대가 모여 10년, 20년간 담배를 피우게 되면 비흡연자에 비하여 후두암이나 폐암에 걸릴 확률은 10배, 20배만 높아지는 것만이 아니고 다른 오장육부의 기능도 저하되고, 담배 피울 때 옆에 있던 사람들의 수명까지 조금씩 깎아 내린다.

물론 담배 이외에도 폐암의 원인은 많다. 문명사회의 공해와 오염, 공장 배기가스, 자동차 분진, 방사선 노출, 석면 가루 등도 폐암의 원인이다. 또 반복되는 폐기관지염과 결핵, 폐렴, 폐디스토마 등도 역시 폐기관지암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담배는 그런 것을 모두 합친 원인보다 훨씬 힘센 폐암인자이다. 구강암, 후두암, 전립선암, 방광암, 식도암, 췌장암, 난소암은 물론, 혈관질환인 버거씨병, 성기능장애, 발기부전, 불임 등의 원인이 되는 동시에 중년돌연사증후군(sudden death syndrome)의 가장 큰 원인으로 되어 있다.

폐암의 조기진단은 어려운 점이 많다. 현재는 방사선검사나 가래검사, 면역혈청학(Serology)검사 등이 있으나 곧 타액이나 호흡공기(호기呼氣, Expiration)를 이용한 확진법도 실용화 단계에 있다.

김형일 의학박사는 <백전백승 자기진단법>과 <살만하면 암에 걸린다> <장수촌 DNA 암은 없다>의 저자로 혈액정밀검진 분야의 전문가이며 가장 설명을 잘해주는 의사로 유명하다.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기사

  • [이승남의 건강제안] 삶은 달걀 매일 먹으면 독이 될까? 약이 될까?

    2019년 02월호 10p

    【건강다이제스트 | 강남베스트의원 이승남 박사】 삶은 달걀을 매일 한 개씩 먹으면 건강에 독이 될까? 약이 될까? 예전에는 달걀노른자 속에 콜레스테롤이 많아서 매일 먹게 되면 고지혈증이나 비만의 원인이 된다고 생각하고 되도록이면 삼가도록 했다. 하지만 이것은 진실이 아니다. 명백히 잘못된 상식이다. 물론 달걀노른자에 콜레스테롤이 약 230mg 정도 들어 있어서 하루 콜레스테롤 섭취량인 300mg의 ⅔ 이상이 있기 때문에

  • [박민선의 건강제안] 결핵부터 A형 간염까지…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 질병 리스트

    2019년 02월호 12p

    【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경부터 3월 초까지는 발열, 콧물, 기침 등으로 연중행사처럼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아지는 시기이다. 이는 대부분 바이러스로 인한 감기로 휴식을 취하거나, 증상에 대한 치료만으로 스스로의 면역력에 의해 회복되곤 한다. 가벼운 감기 같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한 달 이상 잘 낫지 않거나, 큰 병을 감기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 [명의의 건강비결] 세계가 주목하는 신장암 로봇수술 명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변석수 교수

    2019년 02월호 16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금연과 운동으로 신장암 예방하세요!” 누구나 인정하는 ‘최초’가 되는 것은 노력하는 사람만의 특권이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변석수 교수(비뇨의학과 과장)는 발 빠른 노력으로 이뤄낸 최초 이력이 참 많다. 2016년에는 변석수 교수가 집도한 신장암 로봇수술 영상 풀버전이 대표적인 로봇수술기인 다빈치 수술의사 커뮤니티에 등록된 적이 있다. 변석수 교수는 전 세계 의사가 로봇수술법을 익힐 때 참고하는 이

  • [명의에게 듣는다] 수술 건수 1위 ‘백내장’ 예방은… “금연하고 자외선 노출 최소화 하세요”

    2019년 02월호 22p

    【건강다이제스트 |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현준영 교수】 백내장은 성인에서 시력저하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로 눈 속에서 렌즈 역할을 하는 투명한 구조물인 수정체에 혼탁이 생기는 질환이다. 성인에서 발생하는 백내장은 노화에 따른 수정체 단백질의 변화가 주원인으로 60대 이상에서는 대부분 어느 정도의 수정체 혼탁이 관찰되며, 40~50대에서도 관찰된다. 연령 외에 당뇨, 스테로이드 사용, 흡연, 고혈압, 근시, 자외선, 가족력,

  • [명의에게 듣는다] 수술 건수 1위 ‘백내장’ 예방은… “자외선·술·담배 멀리하고 채소·과일 많이 드세요”

    2019년 02월호 24p

    【건강다이제스트 | 누네안과병원 백내장센터 최태훈 원장】 지난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받은 수술은 백내장 수술이다. 백내장은 수정체의 단백질 성분이 변화하면서 탄력성이 떨어지고, 투명했던 수정체가 뿌옇게 혼탁 되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발생 원인은 노화, 자외선, 외상, 스테로이드 사용 등 다양하다. 특히 백내장은 60대의 절반 이상에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백내장은 노화와 함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발생을 아예 막을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