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메디칼랩 김형일 의학박사】?
영웅 나폴레옹은 일찍 죽었다. 어쩌면 그의 운명에는 이미 오래 살지 못할 것임이 예정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의 아버지, 형제, 남매들은 거의 모두 위암 또는 장암으로 사망하였다고 한다. 그 역시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일란성 쌍둥이 중에 한쪽이 백혈병이나 림프암에 걸리면 다른 한쪽도 곧 같은 암이 발생한다는 보도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필자의 친구인 C 사장은 형제 중 3명이 위암으로 사망하였고, 백부와 고모도 위암으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위암, 간암, 자궁암 등이 많고 흑인에는 림프암, 유태인은 백혈병, 미국인은 대장암과 유방암이 많다. 이런 것들은 모두 암이라는 것이 민족적 또는 유전적·가정적 성향이 있음을 말하고 있는 증거가 아닐까?
그렇다. 암은 분명 가족적·유전적인 경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사실 거의 모든 동물들은 이미 암 발생 유전자(cancer developing gene)라는 것을 갖고 태어난다. 이것은 인간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그런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반드시 암에 걸리게 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왜냐하면 유전자 자체가 곧 암세포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밥솥과 밥이 똑같지 않음과 같은 이치이다.
또한 세포 속에는 암 발생을 제어하는 암억제인자(cancer suppressive gene)라는 것이 있어서 암유발인자를 항상 견제하고 있기 때문에 암이 그리 쉽게 표현되어지지 못하도록 장치되어 있다. 즉 암발생유전자를 가졌다는 사실이 곧 암에 걸리게 된다는 공식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어떤 질병이든 각 개체의 유전적 성향(genetic predisposing factor)과 관계가 있겠지만 그것은 그 유전자의 형질이 발현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 유전자가 나타내려고 하는 질병이나 암은 결코 표시될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발현인자가 억제인자를 능가할 수 있는 기회를 실어 줄 때만 병과 암은 표현되는 것이다. 마찬가지 이치로 억제인자가 발현인자를 능가할 수 있는 시기에는 병과 암이 표현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발현기회라는 것은 또 무엇인가? 그것이 바로 각 개개인이 자신의 생활방식과 가치관에 의해서 자신에게 시시각각으로 부여하고 있는 생활현상을 말한다. 불규칙한 생활, 스트레스, 수면부족, 과로, 과음, 과식, 편식, 흡연, 기호식품, 불결한 습관, 약물 오남용, 공해, 환경호르몬들이 바로 그것이다. 아무리 암 유전자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이런 기회들이 그것의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표현되지 못한다.
또한 현대과학에서는 유전적 성향과 기회요인을 검출해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유전적 성향이라는 것은 CT나 MRI로 검사되는 것이 아니고 혈액정밀분석(Hematologic Analysis)으로 알 수 있는 것이다.
김형일 의학박사는 <백전백승 자기진단법>과 <살만하면 암에 걸린다> <장수촌 DNA 암은 없다>의 저자로 혈액정밀검진 분야의 전문가이며 가장 설명을 잘해주는 의사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