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우리 조상들은 갓난아기가 태어나 3~7일이 지나면 아기에게 조금씩 햇볕을 쬐어주곤 했다. 또한, 예전에는 수렵·채집을 통해 햇볕을 받으며 몸을 움직여야만 생존할 수 있었다. 우리는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듯 항상 우리를 따뜻하게 비추는 햇볕의 소중함은 잊고 산다.
기본적으로 햇볕은 몸을 따뜻하게 해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액순환을 도와 몸의 모든 세포의 재생을 도와준다. 또 최근 연구에 의하면 비타민 D가 부족한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고혈압, 고혈당 등의 위험이 각각 2.4배,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 D는 뼈를 튼튼하게 만들기 때문에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당뇨병, 심장병 등 많은 질병 위험과 암으로 인한 사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까지 발표되고 있다.
그렇다면 햇볕을 보지 않고 비타민 D를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비타민 D의 90% 이상은 햇볕에 의해 만들어지고, 일부만이 등푸른 생선과 우유, 육류 등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
65세 이상의 고령자인 경우 비타민 D의 필요량은 젊은이들의 3~4배 정도로 증가한다. 피부에서 합성되는 양도 줄고 몸의 소화·흡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낮은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젊은이들도 혈중 비타민 D 농도를 재보면 10명 중 2명은 기준치보다 낮다. 물론 부족분을 영양제로 보충할 수도 있지만, 질병 등으로 인하여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영양제보다는 자연에서 만들어진 음식과 햇볕으로 보충하는 것을 권장한다.
현대인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지내는 경우가 많다. 실외에서 활동하는 경우에도 피부 노화, 피부암에 대한 걱정으로 햇볕을 피하곤 한다. 햇볕이 노화의 주범이기도 하므로 얼굴은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하겠지만, 그 이외 부위는 햇볕을 지나치게 피하기보다는 하루 10~20분 정도는 당당하게 받으며 걸어보길 바란다. 단, 자외선 지수가 지나치게 높은 시간대는 피하는 게 좋다.
박민선 교수는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로 비만, 피로, 건강노화 전문의다.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 학술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활발한 방송활동으로 일반인들에게 친숙하며, 주요 저서는 <건강 100세 따라잡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