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아주대학교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전미선 교수】
갑상선암은 암 중에서도 완치율이 높은 편이다. 심지어 완치율 100%라는 말도 있을 정도다. 그러다보니 수술만 하면 끝인 줄 안다. 환자들도 그렇고 가족들도 그렇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갑상선암 수술 환자도 알게 모르게 크고 작은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 연구 자료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물론 아직은 시작단계다. 하지만 최근 유의할 만한 연구 자료들이 발표되고 있어 의료진도 환자도 경각심을 가져야 될 것으로 보인다.
높은 완치율 뒤에…
완치율이 높아 비교적 관심도 적었던 암이 갑상선암이다. 그런 때문일까? 갑상선암에 대해서는 연구 데이터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수술 후의 관리법에 대해서는 연구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일례로 유방암의 경우 수술 후 팔운동은 어떻게 하고, 어떤 것을 먹고, 조심해야 될 것은 무엇인지, 또 운동량과 예후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방대한 연구가 진행됐다. 그리고 그것은 유방암 수술 후 예후를 좋게 하는 비결이 되고 있다.
하지만 갑상선암은 이와 사정이 많이 다르다. 갑상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도 근래의 일이다.
그 단초가 된 것은 삶의 질 문제가 논의되면서부터다. 모든 암이 다 그렇듯 암 수술 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삶의 질 부분에 대한 것이다. 의료진의 입장에서는 완치율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둘 수밖에 없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좀 다를 수 있다. 모두들 부작용은 적게, 재발률은 낮게, 그리고 사람답게 살고 싶어한다.
이같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지금 의료계에서도 삶의 질적 문제에 많은 연구를 할애하고 있기도 하다.
갑상선암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갑상선암 환자의 수술 후 관리법에서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삶의 질을 조사하는 항목도 최근에야 개발될 정도로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점이다.
조기 진단으로 갑상선암 환자는 엄청나게 늘어났고, 많은 사람들이 암 생존자로 있는데 그 사람들에게 과연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불편해 하는지 파악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그래서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여러 연구 자료들을 종합해 볼 때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분명 있다.
갑상선암 수술, 그리고 그 후
갑상선암은 세계적으로 치료율이 높은 편이다. 그런데 해외에서 발표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갑상선암 수술 환자 4명 중 3명은 마사지나 식이요법, 요가 등 자가 관리법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잘 낫는 암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뭔가를 찾아서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갑상선암 수술 후 관리에 우리나라 의료계도, 환자도 관심을 가져야 될 이유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환자들이 갑상선암 수술 후 여러 가지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 연구 보고가 최근들어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서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1. 극심한 피로도
갑상선암을 수술한 환자의 경우 피로도가 일반인은 물론 유방암 환자들보다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삼성서울병원과 아주대병원의 연구가 일치했다.?수술 후 6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심한 피로도를 호소했다. 외국의 한 연구에서는 치료 후 5년, 10년이 지나도 피로도가 높더라는 보고가 있다.
2. 알 수 없는 불안감
암=불치병이라는 인식 때문일까? 갑상선암은 잘 낫는 암임에도 불구하고 환자들 대부분 불안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물론 여기에는 개인차, 성격차가 있긴 하겠지만 불안감 문제는 갑상선암 수술 후 나타나는 중요한 반응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불안감 해소로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을 해소시켜 주는 일일 것이다. 자신의 병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똑같은 상황에서도 많이 불안해 하는 성격이라면 명상이나 이완요법 그리고 요가 등의 운동요법으로 조금씩 조금씩 마음을 건강하게 하여 불안감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이때 긍정심리를 갖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갑상선암 수술 후 똑똑한 대처법
갑상선암의 완치율이 높은 것은 어떤 의미에서 족쇄가 될 수도 있다. 갑상선암 또한 수술 후 관리가 꼭 필요한 암이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한 지침이 되어야 할 가이드라인은 다른 기타의 암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하고 건강한 식생활 습관을 가져야 하며 꾸준한 운동도 해야 한다. 갑상선암 수술 후 똑똑한 자가 관리 요령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꾸준한 운동하기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등 모든 암에서 꾸준한 운동은 절대적인 실천 덕목이다. 암을 예방하고 재발률도 줄인다고 돼 있다.
운동의 효과는 실로 크다. 혈관을 건강하게 하고 뇌도 건강하게 한다. 여기에다 정서적 안정, 노화 방지 등 좋은 점이 너무 많다.
그래서 화나면 걸으라고 하듯이 운동은 중요하다. 모든 사람이 해야 한다. 피로하다고 안 해서도 안 된다. 운동은 꾸준히 해야 하고 반드시 해야 한다.
운동을 할 때는 적절히 나눠서 해도 된다. 한 번 할 때 꼭 30분, 1시간을 채울 필요는 없다.?운동은 또 일상생활 속에서 해야 한다. 움직이는 것이 다 운동이다. 청소가 힘들다고 불평하지 말고 음악을 틀어놓고 즐겁게 몸을 움직이면 그것도 운동이다. 운동은 결코 헬스장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면 모두 운동이 된다. 갑상선암 환자의 수술 후 관리법에서도 운동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2. 음식은 적당히 먹고 골고루 먹기
갑상선암에 좋은 음식이라든가, 혹은 갑상선암을 유발하는 음식에 대한 연구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상선암을 수술한 환자들도 일반 암환자들이 실천하는 식이요법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이때 중요한 식이원칙이 되어야 하는 것은 정상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당히 먹고 또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그중에서도 단백질은 강조돼 있다. 모든 암 환자는 단백질 섭취에 유의해야 한다. 면역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콩일 수도 있고 견과류일 수도 있다. 생선, 살코기도 적당량 먹는 것이 좋다. 다만 붉은 고기는 적게 먹고 가공육류는 피한다.
3. 잠은 충분히 자기
잠은 면역력과 깊은 관련성이 있다. 저녁에 일찍 잠들면 면역력을 높이는 멜라토닌이 충분히 분비되므로 잠자는 습관도 중요하다.
신경이 예민해서든, 혹은 갑상선암 때문이든지 불면증이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잠을 충분히 잘 잘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갑상선암은 잘 낫지만 몸과 마음이 여러 가지로 불편해서 마음고생이 있을 수 있다. 이럴 때는 상담을 하거나 털어놓고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이런 마인드와 더불어 평소 암 환자들이 가져야 할 좋은 습관을 실천하면 갑상선암 수술 후 현명한 관리요령이 될 것이다.
<암 환자 건강파트너 프로그램 권고사항>
1. 긍정적 마음 갖기
2. 규칙적인 운동하기
3. 적극적인 삶 살기
4. 건강한 음식 바르게 먹기
5. 정기적인 건강검진 받기
6. 금연과 절주
7. 과로는 금물, 나에게 맞는 생활하기(출처 : 국립암센터)
전미선 교수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Tufts 의과대학과?존스홉킨스 의과대학 교수를 거쳐 현재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방사선종양학과에?재직 중이다. 현재 경기지역 암센터장과 아주대병원 기관연구윤리심의실장을 맡고 있다.
TIP. 갑상선암 완치율 100%를 주도하는?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는…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는 갑상선, 부갑상선, 부신, 췌장 등 우리 몸의 내분비기관과 관련된 다양한 질환을 연구하고 치료하는 외과 전문가들의 모임이다.
1996년 대한내분비외과연구회가 모태가 되어 2000년 대한내분비외과학회로 출범하였으며, 2007년에는 현재의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로 개명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현재 1043명의 외과 전문의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외과 소의영 교수가 회장을 맡고 있다.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는 매년 두 번의 국내학술대회와 다양한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으며, 관련 국제학술대회에서 적극적으로 학술 업적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학술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2007년부터는 매년 국내 갑상선 환자와 일반인을 위한 건강강좌를 개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는 갑상선을 포함한 내분비질환에 대하여 국민의 올바른 이해를 돕고, 또 올바른 치료를 위해 의사를 대상으로 교육과 홍보, 연구를 수행하는 대표적인 학회로 명성이 높다.
회장 소의영 교수?(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