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도움말 | 후델식품건강연구소 안병수 소장】
“손이 가요~ 손이 가 ~ ○○○에 손이 가요~”
남녀노소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국민 CM송이다. 그런 때문일까? CM송의 과자 또한 가히 국민 과자라 칭할 만하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누구나 좋아하는 과자. 심심할 때, 배고플 때 아싹아싹 먹으면 맛있고 행복하다. 이 글을 쓰고 있는 기자도 마찬가지다. 모처럼의 휴일에는 평일에 못 본 TV드라마를 몰아보면서 바싹바싹 스낵 맛에 푹 빠져 있다. ‘얼마나 나쁘려고….’ 애써 외면하며 달콤하고 고소한 맛을 탐닉한다. 하지만 이제 이래선 안 될 것 같다. <과자, 내 아이를 망치는 달콤한 유혹>의 저자 후델식품건강연구소 안병수 소장이 밝히는 과자의 진실은 등골이 오싹해진다. 무심코 입속으로 집어넣는 사탕 하나, 스낵 한 조각… 그 속에 숨어있는 달콤한 유혹은 알면 알수록 아찔해진다.
달달하고 고소한 맛 뒤에는…
만인이 좋아하는 과자가 수난을 맞고 있다. 심지어 “아이에게 과자를 줄 바엔 차라리 담배를 주라.”는 말까지 회자하고 있을 정도다.
그래도 다들 ‘설마’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 모두가 너무도 좋아하는 과자. 그런 과자가 나쁘다고? 먹지 말라고?
들어도 싫다. 믿고 싶지 않다. 그런 심리 뒤에는 차마 과자를 끊고 싶지 않다는 강렬한 열망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도무지 달콤하고 고소한 과자의 유혹을 뿌리칠 자신이 없다.
하지만 그것이 내 몸을 망가뜨리고 내 생명을 갉아먹는다면? 특히 어린 아이에게는 더욱더 치명적이라고 한다면?
한때 유명 제과회사 중견간부로 누구보다 과자를 사랑했던 남자. 그러나 과자 같은 가공식품이 우리의 건강을 어떻게 위해하는지 너무도 생생한 묘사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주인공 후델식품건강연구소 안병수 소장.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의 저자이기도 한 안 소장은 “과자의 치명적인 약점은 크게 세 가지 줄기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첫째, 설탕을 비롯한 정제당을 쓴다는 점이다.
둘째, 쇼트닝과 같은 나쁜 지방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셋째, 수백 종에 달하는 식품첨가물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과자는 위험천만한 혐오물질 범벅이라는 것이다. 왜? 정제당, 정제가공유, 식품첨가물이 어떻길래?
정제당, 정제가공유, 식품첨가물의 두 얼굴
과자를 먹지 말아야 하는 이유, 혹은 멀리해야 하는 이유가 되고 있는 정제당, 정제가공유, 그리고 식품첨가물.
이들의 정체가 뭐길래 담배보다 나쁜 과자의 불명예 딱지를 붙이게 됐을까?
안병수 소장은 “이들 세 가지 물질은 하나같이 우리 몸에 들어가면 온갖 악동짓을 일삼는 위대한 파괴자와 다름없다.”고 잘라말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이 같은 물질을 만들어낸 것도 인간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인간이 만들어낸 위대한 걸작품 대열에 속할 때도 있다. 하지만 실체를 알고 보면 얼마나 어리석은 걸작품인지 적나라한 민낯과 만날 수 있다.
▶정제당의 이름 뒤에는…
과자에 들어가서 달콤한 맛을 내는 설탕의 또다른 이름 정제당. 정제당이라고 하니까 불순물이 전혀 없는 깨끗함마저 연상되는가? 따지고 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복잡한 공정을 거쳐 얻어지는 설탕은 거의 순수하다. 설탕 성분 외에 다른 성분은 거의 들어있지 않다.
설탕을 만드는 사탕수수에서 10% 안팎의 자당이라는 성분만 쏙 빼내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같은 인간의 잔재주가 화근이 될 줄 몰랐다. 자당 성분으로 이루어진 정제당은 칼로리 덩어리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설탕 속에는 섬유질이 전혀 들어있지 않다. 그래서 급격한 혈당치 상승을 초래한다.
정제당에는 또 영양분이 거의 없다. 쓸데없이 칼로리만 높은 자당 성분만 99.7% 이상이다. 설상가상 대사 과정에서 우리 몸속에 비축돼 있는 비타민과 미네랄까지 축낸다. 백해무익 천덕꾸러기가 따로 없다.
영양가는 없으면서 적은 양으로도 혈당치를 급상승시키는 정제당. 따라서 정제당을 탐닉하게 되면 혈당 관리 시스템에 빨간 불이 켜진다. 암 발병률도 높인다. 면역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안병수 소장은 “비스킷, 캔디, 스낵 등 거의 모든 과자에는 정제당이 사용되고 있다.”고 밝히고 “이것은 우리가 과자를 멀리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가 된다.”고 말한다.
▶나쁜 지방 정제가공유는…
입에 착착 감기는 과자의 고소한 맛, 부드러운 맛은 모두 정제가공유의 힘이다. 쇼트닝이나 마가린 같은 정제가공유가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때 쓰여지는 쇼트닝이나 마가린은 액상기름을 경화시켜 만들었다고 해서 인공경화유라고 불리기도 한다. 불포화지방산에 강제로 수소를 붙여줌으로써 포화지방산으로 만든 것이다. 이를 전문용어로 수소첨가반응이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액상기름을 강제로 경화시키는 과정에서 무서운 재앙이 잉태된다는 점이다. 분자구조가 변한 다양한 지방산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안병수 소장은 “그 정점에 있는 것이 바로 트랜스지방산”이라고 밝히고 “트랜스지방산의 해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트랜스지방산은 화학반응을 통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이러한 물질을 대사시키기에 적합하지 않다. 설상가상 우리 몸 안에 축적이 되면서 잔류기간이 길어지고 그렇게 되면 온갖 악동 짓을 하게 된다.
트랜스지방산은 우리 몸의 정상적인 생명활동을 방해하는 주범으로 꼽힌다. 또 심장병 등 치명적인 생활습관병의 원흉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기도 하다. 당뇨, 암 등 만성병, 고질병과의 연관성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안병수 소장은 “과자의 고소한 맛, 입안에 살살 녹는 부드러운 식감은 다 정제가공유가 만들어낸 신기루”라고 밝히고 “정제가공유 속에는 트랜스지방산이라는 흉기가 숨어있다.”고 말한다.
▶알록달록 식품첨가물은…
마트에서 슈퍼에서 과자 한 봉지를 사보자. 깨알 같은 글씨로 써있는 성분표시 라벨을 보면 발음하기도 힘든 이상한 성분이 잔뜩 들어있다. 우리가 식품첨가물이라고 부르는 것들이다.
이러한 식품첨가물은 죽어있는 가공식품에 생명을 불어넣는 마술사와도 같다. 알록달록 예쁜 색감을 내기 위해, 혹은 자꾸만 먹고 싶도록 하기 위해 과자는 수많은 식품첨가물을 사용한다.
발암물질인 타르색소, 방부제, 아질산나트륨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특히 향료면에서 따져들면 점입가경이다. 무척 많은 향료가 쓰이고 있다. 소비자들에게는 다 알려주지도 않는다. 기업비밀이라나 뭐라나….
가히 식품첨가물 범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그 속에서 우리의 건강이 제물로 바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안병수 소장은 “보건당국자도 식품업자도 소량은 무해하다는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하지만 지금으로선 어느 누구도 낙관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밝히고 “그 중에는 환경호르몬도 있을 수 있고, 아직 검증이 안 된 발암물질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래도 과자를 먹고 싶다면?
이쯤 되면 과자 한 봉지 놓고 웬 호들갑이냐고 면박을 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과자를 만들고 있는 직접적인 당사자라면 붉으락푸르락 화를 참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과자를 만드는 것이 오로지 이윤 추구에만 있는가?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만으로 과자를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적어도 그렇게 믿고 싶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재료로 먹어도 되는 과자를 만들어보자 결심하는 건 어떨까? 이 글을 쓰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먹어도 되는 과자가 그립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런 과자는 어떤 과자일까?
안병수 소장은 “원료적인 측면에서 좋은 과자와 나쁜 과자가 있을 수 있고, 또 제조 방법에 따라서 좋은 과자와 나쁜 과자의 구별이 있을 수 있다.”고 밝히고 “이 같은 요건을 충족시키는 좋은 과자의 조건은 크게 세 가지”라고 말한다.
1. 정제 당류를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제설탕이라고 하면 이해가 더 쉽다. 설탕 중에서 백설탕 대신 비정제당을 쓴 과자가 좋은 과자다. 유기농매장에 가면 마스코바도 설탕이라는 것이 있다. 이 설탕은 비정제당의 범주에 속한다. 또 물엿이나 액상과당을 쓴 것도 정제당류의 아류다. 액상과당 대신 조청을 쓴 과자를 구입하자.
2. 정제가공유지를 쓰지 말아야 한다
정제당과 마찬가지로 정제가공유지도 먹지 말아야 할 대표적인 쓰레기 원료다. 쇼트닝, 마가린을 사용한 것은 좋지 않다. 그 대신 천연버터를 사용한 것을 먹도록 하자.
3. 식품첨가물을 쓰지 말아야 한다
화학물질인 식품첨가물을 써서 색깔이나 맛을 낸 것 대신 채소나 과일로 색깔이나 맛을 낸 과자를 먹도록 하자. 채소나 과일을 말려서 가루로 만들거나 즙을 사용하면 색깔도 예쁘고 맛도 좋은 과자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안병수 소장은 “이렇게 만든 과자는 최고의 영양간식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과자는 이 같은 조건을 갖추고 있지 못해 먹지 말아야 할 1호 식품의 불명예가 따라다니고 있다.
지금은 우리의 현명함이 필요할 때
지금으로서 과자는 분명 멀리해야 할 대상이다. 친근한 모습으로 우리를 유혹하지만 넘어가선 안 될 것 같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는 그 폐해가 훨씬 더 심각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안병수 소장은 “어른들은 조미료나 방부제 등 식품첨가물에 어느 정도 저항력을 가지고 있지만 아이들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고 우려한다.
어릴 적부터 정제당, 정제가공유지, 각종 식품첨가물 범벅인 과자의 맛에 탐닉되다보면 훗날 암에, 고혈압에, 심장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아토피, ADHD를 앓고 있는 아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이유도 과자 등 가공식품의 범람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수많은 연구 자료를 상기하자.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다. 정제당, 정제가공유지, 식품첨가물 범벅으로 만든 과자는 안 먹어보자. 그 대신 천연원료 과자를 먹고 자연 그대로의 간식을 먹도록 하자. 과일, 고구마, 감자, 땅콩, 옥수수, 호박 등 찾아보면 많다. 맛이 없다고?
그럴 때는 최소한으로, 해롭지 않을 정도만큼만 가공을 해서 먹자. 자연식품의 철학이 훼손되지 않을 정도가 적당하다. 감자를 튀겨서 먹으면 자연식품의 철학이 훼손되지만 쪄서 먹으면 그렇지 않다.
특히 시중의 과자가 나쁘다고 하니까 홈메이드 과자를 만들어주기도 하는데 이때 빵믹스나 과자믹스를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미 각종 첨가물 등 해로운 물질이 들어있으므로 의미가 없다.
안병수 소장은 “식품업체들이 나쁜 과자를 만드는 것은 소비자들이 사먹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소비자들이 보다 현명해져야 할 때”라고 말한다.
정제당, 정제가공유지, 각종 식품첨가물로 만든 과자는 사지도 말고 먹지도 않으면 식품회사들도 천연 첨가물을 쓰고, 좋은 유지를 써서 우리 몸에 좋은 과자를 분명히 만들어낼 것이기 때문이다.
안병수 소장은 16년간 근무했던 과자회사를 그만두고, 2005년 최고의 베스트셀러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을 출간했다. 이 책은 ‘아이에게 과자를 주느니 차라리 담배를 권하라.’는 경구를 회자시키며 과자의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현재 후델식품건강연구소를 운영 중이며, 다양한 언론매체에 식생활과 건강칼럼을 기고하고 있고, 기업 및 단체 강연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