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도움말 | 부산 부경대학교 식품공학과 조영제 교수】
봄바다가 꿈틀거리고 있다. 토실토실 살이 오른 봄조개들이 갯벌을 비집고 나오면서 봄바다는 그야말로 제철 만난 봄조개의 아우성으로 소란스럽다.
봄은 바야흐로 조개의 제철이다. 오죽했으면 ’봄조개 가을낙지’ 라는 말이 다 있을까? 겨우내 갯벌에서 살이 통통하게 올라 최고의 맛과 영양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싱그런 봄바다의 유혹처럼 맛 최고, 영양 듬뿍 담고 있는 봄조개가 내 몸에 약이 되는 신비를 한 번 풀어보자.
PART 1.?약이야? 식품이야? 봄조개의 신비
대동강 물이 풀리고 우수, 경칩을 지난 이맘 때는 조개의 맛과 영양이 가장 뛰어난 시기이다. 겨우내 갯벌에서 통통하게 살이 올라 최고의 조개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열을 가해도 톡~ 하고 입을 쩍쩍 벌리면서 구수한 냄새로 익어가는 조개. 그 맛은 한 마디로 표현하기 어렵다. 고기의 진한 맛도 아니다. 생선의 비릿한 맛도 아니다. 시원하고 담백하며, 쫄깃쫄깃 감칠 맛이 난다. 그 독특한 맛에 이끌려 남녀노소 모두에게 다 사랑받는 가장 대중적인 식품이 조개류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주목하자. ”맛뿐만 아니라 영양적인 측면에서 볼 때도 조개류는 이 시대 최고의 건강식품”이라는 게 부산 부경대 식품공학과 조영제 교수의 귀띔이다. 그 근거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조개류는 저지방 식품이면서 단백질 식품이다!
조개류가 건강식품으로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저지방 식품이면서도 풍부한 단백질 공급원이라는 데 있다.
따라서 비만의 우려가 있는 사람이나, 살찌기 쉬운 체질을 타고난 사람에게 아주 좋은 식품이다. 영양의 불균형 없이 건강한 다이어트를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조개류에는 철분 함량이 풍부하다!
조개류가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풍부한 철분 함량 때문이다. 그래서 빈혈의 예방?치료에 더없이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우리나라 성인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철 결핍성 빈혈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천연의 철분제로 평가받고 있다.”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조개류에는 아연 함량이 우수하다!
조개류의 효용 가치는 아연 함량이 우수하다는 것도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
아연은 우리 체내에 소량으로 존재하지만 부족되어서는 절대 안 되는 무기질이다. 여러 효소의 구성성분이고 인체의 면역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연은 각종 질병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을 주고, 미각과 시각기능에도 관여한다. 인체의 성장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무기질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어린이의 정상적인 성장발달에 꼭 필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아연은 섹스 미네랄로 불린다. 아연이 부족하면 성기능을 저하시켜 정력감퇴를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조개류에는 이런 약효를 지닌 아연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특히 굴에 그 함량이 높아 굴은 천연의 정력강화제로 알려져 있다.
조개류에는 타우린이 들어있다!
조개류의 영양 가치를 이야기하면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성분 ’타우린’. ?조개류의 많은 약효는 바로 이 타우린에 그 비밀이 숨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타우린은 유리아미노산으로 사람의 신장, 간, 뇌, 골수, 모유 등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면서 다양한 효능을 나타낸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망막기능을 정상화시켜서 시력 회복을 돕는다는 것이고,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시켜 당뇨병을 예방하는 효능도 있다. 또 혈중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질을 감소시키고 강심작용을 한다. 특히 타우린은 간장의 해독능력을 강화하고 알콜장해를 해소하는 작용이 있기도 하다.
이런 작용을 하는 타우린 성분이 굴이나 대합, 피조개, 전복 등에는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조개의 영양가치를 빛내준다.
조영제 교수는 ”이렇듯 다양한 기능성 성분이 다양하게 들어있는 조개류는 특히 비타민과 무기질도 풍부해 명실공히 ’바다에서 나는 보약’과도 같은 식품”이라고 강조한다.
PART 2.?내 몸에 약이 되는 봄조개 활용법
쫄깃쫄깃, 꼬들꼬들, 입안에 확 감기면서 감칠맛을 내는 조개류는 그야말로 내 몸에 약이 되는 식품이다.?
조영제 교수에 의하면 ”예로부터 전해내려오는 각종 의서에는 조개의 종류에 따른 약효가 기록돼 있다.”고 밝히고 ”일상생활에서 잘만 활용하면 보약이 필요없는 스태미너 식품이자 원기 보충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런 그가 공개하는 조개의 놀라운 효능 속으로 한 번 빠져보자.
조개의 대명사 바지락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조개의 대명사 바지락.?
값도 저렴하고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이어서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그 감칠맛의 비밀은 바지락에 들어있는 글리코겐과 호박산 때문이다. 특히 바지락에는 호박산이 다른 패류보다 10배 정도 많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바지락은 ”갯벌이 숨기고 있는 보물과도 같은 것”이라고 조영제 교수는 말한다.
간장에 좋은 비타민 B12가 다량 함유돼 있어 간기능을 활성화시키고 철분도 많이 들어있어 빈혈에 좋으며, 칼슘 함유량도 높아서 골다공증 예방, 치료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지락은 피로회복이나 시력회복에 좋은 조개이다. 당뇨병이나 담석을 예방하는 약효도 있다. 무엇보다 콜레스테롤 증가를 억제하며 신경질환 치료에도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이러한 바지락은 된장국과 어울린 바지락 된장국으로 먹어도 좋고, 바지락 칼국수를 해먹어도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조영제 교수가 소개하는 좋은 바지락 구별법
패각의 모양이 깨끗하고 크며, 좌우로 잘 부풀어 있는 것이 살도 많고 맛도 좋다.
검은 신사 홍합
반짝반짝 윤기나는 검은 껍질, 그 안에 붉은 속살을 숨기고 있는 홍합도 우리 몸에 약이 되는 조개이다. ”홍합에는 철분과 타우린, 비타민 B2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기 때문”이라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이들 작용으로 성장 발육을 촉진하고 빈혈을 예방하며, 피로회복과 시력 회복을 돕는 효능을 나타낸다. 또 간기능을 높여주고 뼈와 근육을 튼튼히 하며 피를 만들어주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홍합은 몸이 허약하고 밤에 식은 땀을 흘리는 사람이 먹으면 아주 좋다. 자주 어지럽고 허리가 아프며 양기가 부족한 사람에게도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특히 자궁출혈이나 여성 대하증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홍합은 구워 먹어도 맛있고 뽀얀 국물이 우러나는 홍합탕으로 먹어도 좋다. 특히 홍합밥을 넣고 밥을 지으면 고소한 홍합밥이 된다.
☞조심하세요!?
많은 영양성분을 가지고 있는 것이 홍합이지만 홍합에는 패류 독소가 들어있으므로 5월 중순경에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항암 조개 가리비
마치 부채를 펼쳐놓은 듯 아름다운 조개 가리비. ?고급요리에 주로 쓰이는 가리비는 그야말로 영양덩어리이다.
조영제 교수에 의하면 ”가리비에는 단백질 함량은 높은 반면 지방질은 적게 들어있고, 조개류의 대표 물질인 타우린과 비타민 B12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한다. 특히 철분과 아연의 함량도 높아서 천혜의 영양보고라는 게 조 교수의 입장이다.
따라서 가리비의 영양 가치는 실로 높다. 각종 질병 치료에 좋은 효과를 나타내는 약조개로 자자한 명성을 얻고 있다. 실제로 가리비는 몸의 피로를 풀어주고 시력을 좋게 하며 각종 신경성 질환이나 성장 발달에 도움을 준다.
특히 일본 국립암센터 화학요법부가 미국의 로드아일랜드대학 수산학과 팀과 공동연구로 진행하고 있는 ’해양생물 유래의 항종양성 물질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리비에는 놀라운 항암효과가 잠재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리비의 패주 부분에는 아미노산인 글리신과 유기산인 호박산이 들어 있는데 이 부위에서 추출한 성분을 암세포를 이식한 쥐의 종양 내에 주사하였더니 종양 저지율이 90% 정도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리비는 신선할 때 회나 초무침으로 먹으면 좋고 볶음이나 구이로 먹어도 맛있다.
바다의 현미 굴
굴은 흔히 ’바다의 우유’, ’바다의 의약품’ 등으로 불릴 만큼 대단한 약효를 지닌 식품이다. 조영제 교수는 ”미국에서 성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 성관계 직전에 굴을 다량 먹도록 했더니 절반 이상에서 좋은 효과가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학계에 보고돼 있다.”고 소개한다.
그런 때문이었을까? 세기의 영웅호걸들도 굴을 좋아했다는 기록은 곳곳에 나타나 있다. 전장에서 살다시피한 나폴레옹도 항상 굴을 먹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독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도 하루에 175개의 굴을 먹었다고 한다.
실제로 굴은 바다에서 나는 가장 귀한 식품 중 하나이다. 유럽인들이 날 것으로 먹었던 유일한 수산물이기도 한 굴에는 타우린, 글리코겐, 아연 등의 영양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굴은 간기능을 도와주고 보혈작용을 함으로써 빈혈이 있는 사람이나 허약체질에 뛰어난 약효가 있다. 담석을 예방하고 콜레스테롤치를 감소시키는 약효도 있다. 특히 당뇨병에 대한 굴의 작용은 최근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굴에는 당뇨병에 유효한 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는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근거는 첫째 굴의 혈액정화작용이다. 당뇨병에 걸리면 노폐물의 하나인 아세톤이나 아세트초산 등이 혈액 중에 증가해서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하는 데 굴에는 바로 이것을 제거하는 작용이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혈액이 깨끗해지면 인슐린의 작용도 높아지므로 초기 당뇨병에 특히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굴의 성분 속에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하고 그 효과를 높여주는 작용이 있다는 것도 밝혀진 사실이다. 바로 굴 속의 타우린에 혈당의 상승을 억제하고 혈당을 내려주는 작용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굴에는 칼슘도 많이 함유돼 있다. 이 칼슘 역시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하는 작용이 있기도 하다.
이상의 효과가 체내에서 상승적으로 작용하여 당뇨병에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는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조영제 교수가 알려주는 좋은 굴 고르는 법
생굴로 먹을 때는 무조건 큰 것을 골라서는 안 된다. 회색의 큰 굴은 튀김용으로 적당하다. 생굴로 먹으려면 중, 소형의 검은 색이 강한 모양의 굴이 맛이 좋다. 그리고 얇고 긴 것보다는 도톰하고 둥근 것이 더 맛있다.
☞굴 씻는 법
생굴의 미묘한 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너무 많이 씻으면 안 된다. 자루에 넣은 굴에 소금을 약간 뿌리고 자루 채로 물이 들어있는 그릇에 넣은 뒤 흔들어서 씻는 정도로 하면 된다. 소금과 물을 사용하지 않고 무채로 씻어도 좋다.
추억의 조개 소라
누구나 한 번쯤은 소라 껍질을 귀에 대고 철썩이는 파도 소리를 들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소라는 어릴 적 추억과 밀접한 조개이다.
그런데 알고 있는지? 소라 또한 바다에서 나는 천연 영양제라는 것을.
조영제 교수에 의하면 ”소라는 고동류 가운데 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고, 비타민도 비교적 풍부하게 들어있다.”고 말한다. 특히 타우린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고 젊음의 묘약 비타민 E와 아연도 들어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라는 놀라운 약효를 지닌 약고동이다. 실제로 소라를 먹으면 눈이 밝아질 뿐만 아니라 소변이 잘 나오는 효과가 있다. 숙취를 풀어주고 심장 기능을 튼튼하게 하는 약효도 있다. 당뇨병 예방식이며, 콜레스테롤 증가를 억제하는 고동이기도 하다. 특히 소라에는 비타민 B2가 들어있어 빈혈 예방에도 그만이다.
조개의 왕자 대합
예로부터 부부 화합의 상징으로 대변되는 조개가 바로 대합이다. 그래서 혼례의 축하 선물로 널리 활용돼 왔다.
이러한 대합은 조개의 왕자로 일컬어진다. 위풍당당한 모양새도 그렇거니와 신비한 약효면에서도 단연 으뜸으로 친다. 단백질, 타우린, 비타민 B12, 칼슘, 철, 세린 등 다양한 영양성분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합은 당뇨병에 좋은 조개이다. 또 비타민 B12와 철분의 작용으로 빈혈을 예방하고 치료한다. 뼈와 치아를 튼튼하게 하는 약효도 있다.
특히 대합에는 특이하게도 미량원소인 세린이 함유돼 있는데 이는 강력한 항산화 효과가 있어 노화방지와 암 예방에 큰 효과를 나타낸다.
조개의 왕자라는 대합의 별명은 결코 빈말이 아닌 셈이었던 것이다.
☞조영제 교수가 알려주는 좋은 대합 고르는 법
대합은 일년내내 잡히지만 겨울에서 봄까지가 맛이 가장 좋다. 대합을 구입할 때는 입이 닫혀 있는 것을 골라야 한다. 그리고 대합끼리 부딪쳐서 맑은 소리가 나면 좋지만 탁한 소리가 나면 좋지 않은 것이다.
또 껍질이 얇고 광택이 나는 것을 골라야 한다. 껍질이 두꺼운 것은 육질이 좋지 않고 맛도 떨어진다. 그리고 냄새가 나는 것은 절대로 구입해서는 안 된다.
☞보너스 정보 – 조개 해캄 이렇게 시키세요!
조개류는 바다의 모래 안에 숨어서 생활하기 때문에 호흡할 때에 물과 함께 모래를 빨아들인다. 이 모래를 빼내기 위해서는 하룻밤 정도 서식환경과 같은 조건인 약 3%의 식염수에 담가 놓으면 된다.
이 때 철칼이나 철못을 함께 넣어두면 철이 산화할 때에 물속의 산소를 소비하므로 산소가 적어져서 빨리 토사를 한다.
그러나 갯조개처럼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곳에 서식하는 것은 해수에 담가 놓을 필요가 없다. 담수면 충분하다. 이때 상온의 어두운 곳에 두면 모래빼기 효과가 더 좋아진다.
모래빼기가 끝나면 소금물에서 끄집어내어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장시간 식염수에 담가놓으면 산소 결핍이 일어나서 죽게 되기 때문이다. 이것을 먹으면 식중독에 걸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