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최명기 원장】
인간은 누구나 걱정 없이 살고 싶다. 하지만 걱정이 끊이지 않는 것이 인생이다. 좀 괜찮은가 싶어도 잊을 만하면 꼭 골치 아픈 일이 생긴다. 그런데 남의 입장에서 한 번 바라보자. ?나에게 생겼다면 하루 종일 걱정할 만한 일이라도 남이 걱정하는 것을 보면 별것도 아닌 일에 전전긍긍하는 것처럼 보인다. 즉 세상에서 내 걱정이 제일 큰 것 같다. 그래서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 걱정 없이 사는 사람도 다 걱정거리 하나쯤은 지니고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걱정거리를 줄일 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걱정을 이겨내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알아보자.
걱정 덜하는 내 마음 교정법
현재 무언가 불행이 닥쳐서 두려움에 떠는 것을 공포라고 한다.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으면서 초조하고, 뭔가에 쫓기는 듯하면 불안이라고 한다. 과거에 당했던 고통이 자꾸 떠올라 괴로우면 트라우마라고 한다.
걱정은 이 모든 것이 합쳐져서 일어나는 것이다.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상상하면 괴롭고 힘들다는 점에서는 일종의 공포다. 막연하지는 않고 어떤 구체적인 대상이 있다는 점은 다소 다르지만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서 두려워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불안과 공유하는 부분이 있다.
대부분의 걱정이 과거에 있었던 안 좋은 경험에서 기인한다는 점에 있어서 트라우마와도 관련이 있다. 당사자들은 외부의 걱정거리 때문에 내가 걱정을 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일이 누구에게는 걱정거리가 되고 누구에게는 걱정거리가 안 된다. 똑같은 일이라도 내가 여러 가지 일로 힘들 때는 걱정거리가 되고 다른 일들이 잘 풀릴 때는 걱정거리로 여겨지지 않는다.
따라서 걱정을 덜 하기 위해서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하지만 자신의 마음도 일정부분 고쳐먹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1. 걱정을 불러일으키는 내 마음을 바라보자.
2. 걱정을 부채질하는 감정을 조절하자.
3. 욕망하지도 말고 걱정하지도 말자.
4. 나의 약점에 대해 걱정하는 대신 나의 강점을 키우자.
5.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자.
6. 걱정의 원인이 되는 누군가와는 심리적 거리를 두자.
1. 걱정을 불러일으키는 내 마음을 바라보자
강박증이 있으면 조금만 지저분한 것을 접해도 감염이 될까봐 손을 씻고 또 씻게 된다. 집에 손님들이 온다고 하면 손님들이 간 후 밤새 쓸고 닦을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 공황발작이 있으면 급한 일이 있어서 뛰어가다 조금만 숨이 차도 다시 공황발작이 올까 걱정이 된다. 폐소공포증이 있는 이는 엘리베이터를 탈 생각만 하면, 비행기공포증이 있는 이는 해외여행만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우울증에 빠지면 만사를 비관적으로 보게 되고 사업이 부도가 날까, 시험에 실패할까, 사람들이 나를 싫어할까 걱정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걱정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을 가급적 피하고자 한다.
그러나 내 마음이 문제인 경우 피해도 피해도 끝이 없다. 피하면 피할수록 나는 더욱 왜소해지고 약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는 견딜 만한 걱정거리가 점점 더 큰 걱정거리로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걱정거리를 탓하기 전에 내 마음을 바라보고 지금부터 더이상 물러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2. 걱정을 부채질하는 감정을 조절하자
방금 전까지 부모님이 아프셔서, 자식이 공부를 못해서, 괴롭히는 사람이 있어서 걱정이 되었더라도 로또복권에 당첨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 순간 걱정이 모두 사라진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병원에서 병이 있다고 진단을 받으면 그동안 어떻게 잘 되겠거니 하면서 견뎌내던 일들이 한꺼번에 걱정거리로 밀려온다.
걱정을 더욱 심하게 하는 감정 중 하나가 패배에 대한 두려움이다. 과거에 무언가 시도를 했다가 실패하게 되면 준비에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이 꼬일까 걱정이 된다. 각각의 걱정거리들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지 지나치게 꼼꼼히 준비하느라 오히려 일을 망치기도 한다. 결단해야 할 때 우유부단하게 걱정만 하다가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패배에 대한 두려움, 그 감정 자체를 조절할 수 있어야 일이 진행된다.
내가 뭐를 해도 상황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절망감에 사로잡혀도 아무것도 행동하지 않으면서 걱정만 하게 된다. 내가 어떻게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서 상황도 변하고 상대방의 반응도 변하기 마련인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지금 상황이 계속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걱정이 계속된다. 이런 경우는 절망감 자체를 떨쳐내는 것이 중요하다. 즉 걱정을 더욱 심하게 만드는 슬픔, 분노, 짜증, 외로움, 억울함, 배신감, 굴욕감, 당혹스러움 같은 부정적 감정을 조절해야 한다.
3. 욕망을 끊으면 걱정도 없어진다
주식이 되었건, 아파트가 되었건 그 가격이 오를 때는 더 오를 것 같아 팔지 못한다. 이미 상당한 차액을 거두었더라도 내가 팔고 나서 가격이 더 오르면 왠지 손해를 본 것 같다. 가격이 떨어질 때도 마찬가지다. 지금이라도 팔면 본전이라도 건질 수 있건만 과거에 좋았던 때가 아까워서 팔지 못한다. 가격이 내리더라도 팔기가 쉽지 않다. 언젠가 다시 오르겠지 하는 욕망 때문이다. 만약에 더 떨어질까 걱정이 된다면 그때 팔아야 걱정도 사라진다.
결혼도 사랑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은 나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데 나를 사랑해주기를 바라면서 매달릴 때 그 사람이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지 나의 일거수일투족이 걱정거리가 된다. 그에게 매달리는 한 걱정은 끊이지 않는다. 그를 소유하고 싶다, 그에게 소유당하고 싶다는 욕망을 끊어야 걱정도 사라진다.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싶을수록, 오르지 못할 자리에 오르고 싶을수록 걱정도 더 커진다. 욕망을 끊고 멈춰야 걱정도 사라진다.
4. 나의 약점에 대해 걱정하는 대신 나의 강점을 키우자
우리는 내가 열등하다고 느끼는 영역에 대해서 주로 걱정을 하게 된다. 돈이 많은 사람은 돈에 대해서 걱정을 하지 않을 것이다. 자식이 착하고 반듯하게 생활을 하는 사람은 자식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을 것이다. 외모가 아름다운 사람은 외모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을 것이다. 명문대 출신은 학벌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뭔가에 대해서 걱정을 할 때 나의 강점에 대해서는 잊어먹는 습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걱정에 몰두하게 되면 걱정거리가 해결이 되어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
걱정거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단 정보도 알아보고, 생각도 하고, 행동도 해야 한다. 그런데 내 약점에 몰두할수록 걱정은 더욱 커진다. 내가 가진 강점을 다시 깨닫고 자신감을 회복해야 한다. 남을 배려하고 양보도 잘하던 이는 누군가 지독한 사람에게 걸리게 되면 그 사람이 나를 해칠까 걱정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이 너무 나약하다고 하면서 스스로를 비하하게 된다.
그러는 대신 사람들과 잘 지내는 자신의 장점을 살려서 나와 함께 싸워줄 사람을 구해야 한다. 돈 문제로 걱정하는 경우 ‘나는 경제관점이 없어서 문제’라고 스스로를 탓하기 전에 힘든 순간도 웃으면서 넘길 수 있는 여유 있는 성격을 통해서 어려운 순간을 이겨나가야 한다.
5.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자
직장을 다니는데 언제 해고가 될까 걱정이 된다면 직장을 그만두더라도 언제든지 다른 일을 찾을 수 있도록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자격증도 따고 인맥도 만들어놔야 할 것이다. 과중한 업무로 인해서 도대체 이 일을 다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면 자신에게 주어지는 일을 줄이지 않는 한 걱정할 수밖에 없다. 일이 줄어 수입도 줄어들까 걱정이 된다면 지출을 줄여야만 한다.
걱정하는 대신 걱정을 만드는 상황을 어떻게든 바꿔야 한다. 건강이 걱정 된다면 술을 줄이고, 담배를 끊고, 암 검진을 주기적으로 받고, 고혈압·당뇨를 비롯한 만성질환에 대해서 꾸준히 치료제를 복용해야 한다.
6. 걱정의 원인이 되는 누군가와는 심리적 거리를 두자
끝없이 주위의 사람들을 걱정하게 만드는 인간이 있다. 그는 가족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고, 동료일 수도 있다. 당신이 걱정 되어서 해주는 말이라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당신의 약점을 들추고, 당신이 추구하는 일이 실패할 것이라는 암시를 주는 이들이 있다.
이런 사람을 멀리해야 한다. 이들은 의식적으로건 무의식적으로건 당신의 불행을 원하는 이들이다. 걱정 없이 살고 싶다면 걱정을 부추기는 이들을 피해야 한다. 아울러 계속 문제를 일으켜서 당신의 걱정거리가 되는 인간도 있다. 계속 사고를 치는 자식의 뒤를 봐주느라고 심신이 피폐해지고 항상 자식 걱정에 전전하는 부모님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부모님들이 사고를 처리해주고 뒤를 봐주는 한 자식은 바뀌지 않는다. 걱정하는 대신 이제부터는 자식이 자신의 일을 책임지게 해야 한다. 형제도, 친구도, 동료도 마찬가지다. 계속 나를 이용하고 나에게 피해를 주는 이와는 거리를 두어야 한다.
영원한 걱정은 없다!
걱정거리가 많은 사람들 중 상당수는 스스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걱정을 끌어안고도 버티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내일은 오늘과는 다를 것이라는 희망도 있어야 한다. 아무리 힘든 일도 언젠가는 끝이 난다는 지혜도 있어야 한다.
따라서 걱정을 끌어안고도 오늘을 살아가는 당신은 대단한 사람이다. 걱정을 견뎌내다 보면 걱정을 이겨내는 맷집이 나도 모르게 생기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면 오늘 당신을 사로잡는 걱정거리도 시간이 지나고 미래의 시점에서 바라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로 생각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걱정을 불러일으키는 내 마음을 바라보자. ▶걱정을 부채질하는 감정을 조절하자. ▶욕망하지도 말고 걱정하지도 말자. ▶나의 약점에 대해 걱정하는 대신 나의 강점을 키우자.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자. ▶걱정의 원인이 되는 누군가와는 심리적 거리를 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