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도움말 | 서울백병원 비만클리닉센터 강재헌 교수】
범국민적인 스트레스 하나를 들라면? 덕지덕지 불어나는 뱃살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뱃살은 단순히 “보기싫다”는 차원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벨트 한 칸이 늘어날 때마다 수명이 1년씩 단축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
건강하려면, 그리고 오래 살려면 반드시 줄여야 할 뱃살. 이러한 뱃살을 획기적으로 줄일 묘안은 과연 없는 것일까? 그 해결점을 찾아본다.
PART1.?내 인생의 덫 뱃살 어찌하오리까??내 인생의 덫 ‘뱃살’
서울 중랑구에 사는 김이수 씨(42세)는 어젯밤 아내와 대판 싸웠다. 영화배우 권상우 때문이었다. 모처럼 휴일을 맞아 기분 한 번 내보자며 빌린 영화가 바로 <말죽거리 잔혹사>였는데,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권상우의 왕王자 배에 아내는 탄성을 내질렀다.
그러면서 하는 말 “저런 사람과 한 번 살아봤으면….”하는 것이었다.
울화가 벌컥 치솟았다. 그도 할 말이 있었다. “누구는 어떻고? 나도 한가인하고 한 번 살아보고 싶어. 이거 왜 이래.” 그렇게 시작된 입시름은 결국 안방에서 쫓겨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혼자 거실 쇼파에 누워 곰곰히 생각해보니 권상우의 王자 배는 남자인 그가 봐도 참 매력적이었다.
‘나도 왕년엔 제법 그럴싸했었는데….’
애써 자위해보지만 지금 그의 모습은 참으로 참담하다. 유난히 돼지 불고기를 좋아한 탓이었을까? 드럼통 같은 뱃살로 허리는 없어진 지 오래고, 누우면 옆으로 쏠린 뱃살이 방바닥에 닿을 정도였다.
뱃살이 나오고부터는 당하는 수모도 많았다. 아내는 잠자리조차 멀리하고, 회사 동료들도 굼뜨다고 핀잔을 주기 일쑤였다.
‘이 뱃살만 뺄 수 있다면?’
지금 김이수 씨에게 있어 가장 절실한 소망 한 가지는 바로 이것뿐이다. 정녕 방법이 없을까?
뱃살이 찐 사람들의 특징 5가지
“정말 뱃살을 빼고자 하는 의지만 확고하다면 그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는 게 서울백병원 비만클리닉 강재헌 교수의 첫마디다. 각종 성인병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뱃살은 내 생활이 만든 생활 습관병이기 때문이다. 내 삶의 태도가 문제가 되고, 내가 먹는 식생활도 영향을 미친다. 운동을 싫어하는 내 게으름도 뱃살을 늘리는 주범이 되기 때문이다.
강 교수에 의하면 “대체적으로 뱃살이 찐 사람들의 유형을 보면 몇 가지 뚜렷한 특징을 나타낸다.”고 말한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동물성 지방을 과다하게 섭취한다.
동물성 지방은 대체로 열량이 높기 때문에 뱃살을 찌게 하는 주범이 된다. 게다가 포화지방산이기 때문에 동맥경화를 유발할 가능성도 커 동물성 지방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것은 이중의 시한폭탄과도 같다.
▶운동 부족인 사람이 많다.
식사에서 섭취한 에너지를 연소시키지 않고 몸속에 계속 쌓아두면 피하나 내장에 축적되어 뱃살이 찔 수밖에 없다. 외국의 연구 사례에서도 운동을 안 하는 표준체중보다 운동을 하는 약간 배나온 사람이 더 건강하다는 결론이 나올 정도로 운동을 하고 안 하고의 차이는 실로 크다.
▶단 것을 좋아한다.
단 맛을 내는 설탕은 열량에 비해 체지방 축적이 더 잘 된다. 따라서 똑같은 열량을 섭취해도 설탕이 함유된 식품을 먹으면 살이 더 많이 찐다.
▶술을 좋아한다.
술은 자주 먹을수록, 또 폭음할수록 나쁘다. 특히 술과 같이 먹는 고열량의 안주는 고스란히 흡수되면서 뱃살이 나오게 하는 주범이 된다.
▶폭식·야식하는 사람이 많다.
폭식과 야식을 하면 고스란히 체지방으로 축적되므로 뱃살이 찌게 하는 원흉이 된다.
강재헌 교수는 “이렇듯 뱃살을 찌게 하는 원인 대부분은 자신의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밝히고 “따라서 그 해결책 또한 결코 먼 데 있지 않다.”고 강조한다.
지금까지 뱃살이 찌게 만든 내 생활패턴을 바꾸면 되기 때문이다.
PART2.?뱃살 쏙 빼는 생활 실천법
만약 자신의 허리둘레를 줄자로 재었을 때 남자 90cm(35인치) 이상, 여자 80cm(31인치) 이상이면 그때부터 뱃살은 내 몸 건강의 위험신호가 된다. 이때부터는 본격적인 뱃살 빼기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자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강재헌 교수는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것은 식생활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것과 운동계획을 짜는 것”이라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첫 번째 뱃살 빼기 과제 – 식생활 원칙을 세우자
뱃살 빼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식생활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 특히 식생활 원칙은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며칠 하다 그만두거나 힘들다고 중도에 포기하면 희망은 없다. 끈기를 갖고, 묵묵히 하루하루 실천하는 것이 성패를 좌우한다.
뱃살을 줄이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지켜야 할 식생활 원칙 7가지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과식은 금물!
뱃살의 원인은 대부분 과식에 의한 열량의 과다 섭취 때문이다. 따라서 뱃살 빼기 제 1조항은 과식을 피하는 것이다.
“먹다보면 숟가락 놓기가 싫은 데 어떻게 해요?”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일명 식사일기를 쓰라고 강 교수는 권한다.
예를 들어 과식을 한 날은 어떤 상황이었나 체크를 하고, 그런 상황을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고지방 식품은 적은 듯이 먹자
생선보다는 육류를 좋아하는 사람, 돼지고기는 삼겹살을 주로 먹고, 불고기라면 갈비를 제일로 치는 사람이라면 당장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고지방식은 양에 비해 열량은 높기 때문에 늘 적은 듯이 먹거나 그 양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식이섬유는 많이 섭취하자
식이섬유는 열량은 거의 없는 데 포만감을 준다. 따라서 뱃살을 줄이려면 평소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단음식, 술은 적게 먹자
밥은 밥대로 먹고, 거기다가 달콤한 아이스크림은 디저트라고 빡빡 우기면서 먹는 사람이 있다. 이럴 경우 뱃살이 찔 수밖에 없다.
단음식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혈액 속 포도당의 양이 늘어나 고혈당 상태가 된다. 이것은 뱃살이 찌는 지름길이다. 그러므로 뱃살 때문에 고민이라면 단 음식을 되도록 멀리하자. 술도 마찬가지이다.
▶염분 섭취는 적게 하라
염분은 음식의 맛을 내므로 식욕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 그 결과 과식을 유도하여 뱃살이 나오게 하는 주범이 된다. 따라서 뱃살을 빼려면 식생활에서 염분 섭취는 되도록 적게 해야 한다. 1일 평균 5g 정도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늦은 시간 식사·불규칙적인 식사는 하지 말자
밤늦은 시간에 즐기는 야식은 그대로 체지방으로 축적된다. 불규칙적인 식사습관도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폭식을 초래해 여분의 지방이 축적되면서 뱃살이 찌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뱃살 때문에 고민이라면 오늘 당장부터 야식은 딱 끊자. 불규칙적인 식사도 안 된다. 하루 세 끼를 꼬박꼬박 먹되, 서서히 그 양은 줄여나가는 노력을 하자.
▶당지수가 낮은 식품을 주로 먹자
혈당치의 급격한 상승은 인슐린 분비량을 증가시켜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당지수가 낮은 식품을 먹는 것이 좋다.
특히 당지수가 낮은 식품은 소화속도가 느려 포만감이 오래가고 공복감이 적기 때문에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여 대책없이 찐 뱃살을 빼는 데 도움이 된다.
? 당지수가 낮은 곡류 : 호밀빵, 보리, 메밀국수, 오트밀, 흰죽
? 당지수가 낮은 육류 : 닭고기, 굴, 모시조개
? 당지수가 낮은 채소류 ; 시금치, 콩나물, 오이, 양상추, 무, 표고버섯, 부추 등
두 번째 뱃살 빼기 과제 – 운동은 반드시 하자
뱃살을 빼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운동은 반드시 해야 한다. 시간 없다고 엄살 피우지 말자. 시간과 돈을 안 들이고도 얼마든지 뱃살 빼는 운동을 할 수 있다.
강재헌 교수는 “모든 운동이 다 충분한 시간과 장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고 밝히고 “시간이 없더라도 일상생활과 업무시에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큰 운동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 그가 공개하는 시간, 돈 안들이고도 내 몸의 열량을 소비할 수 있는 행동요령 11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교통수단이나 사람의 힘을 덜어주는 기계의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모든 일을 손수하는 습관을 기르자.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자.
층이 너무 높아 계단을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는 할 수 있는 만큼은 계단을 이용하고 나머지만 타고 올라가자.
▶직장에서 용변을 볼 때 일부러 2~3층 위나 아래 화장실을 이용하고 화장실에 갈 때는 꼭 계단을 이용하자.
▶출퇴근시나 업무를 볼 때에는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걸어다니자. 걸어다니기에 다소 먼 거리라면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고 한두 정거장 먼저 내려 걸어가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부득이하게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가능한 한 목적지에서 먼 곳에 차를 대고 목적지까지 걸어가자.
▶장을 볼 때에도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거나 짐수레를 이용하지 말고 가방에 담아 손수 들고 다니자.
▶운동을 오락의 수단으로 애용하자.
텔레비전을 보거나 영화를 보러가는 대신 산보나 등산을 가거나 헬스클럽에 가도록 하자. 친구들을 만날 때에도 회식이나 술자리보다는 수영, 볼링이나 테니스를 치도록 하자.
▶전화를 할 때에도 가만히 있지 말고 서서 부지런히 움직이도록 하자. 전화줄이 짧아 불편하면 무선전화기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텔레비전을 보는 동안 실내자전거를 타거나 팔굽혀 펴기를 하자.
▶점심식사 후 커피 한 잔을 마시기보다는 가벼운 산책을 하는 습관을 가지자.
▶집앞에 짜투리 공간이 있다면 꽃이나 나무를 가꾸거나 채소를 가꾸어보도록 하자. 땅을 갈고 씨를 뿌리며 김을 매는 과정에서 많은 운동을 할 수 있다.
PART 3. 라이프 스타일별 뱃살 빼기 비결
케이스① 식욕이 멈추지 않는 타입일 때
눈앞에 음식이 있으면 배가 고프지 않아도 어느새 손이 간다. 먹기 시작하면 배가 불러야 숟가락을 놓는다. 먹는 속도로 빠르다. 이렇게 되면 뱃살이 나오는 건 시간 문제다.
강재헌 교수는 “이럴 경우 최우선적으로 하루 세 끼는 꼭 먹고 군것질을 피하는 노력부터 하라.”고 당부한다. 이것이 가능해지면 하루 세 끼의 식사는 저지방식품, 저열량 식품, 고섬유질 식품 위주로 먹어서 포만감은 주되 섭취 열량은 높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케이스 ② 단 것을 좋아하는 타입일 때
“단 것을 먹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사람이 있다. 이런 타입은 부득불 뱃살이 나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뱃살이 고민이라면 어떻게든 그 달콤한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어떻게?
강재헌 교수가 소개하는 몇 가지 실천법은
▶단 것을 식사대용으로 하지 말 것
▶간식은 1일 1회로 제한할 것
▶과자를 사다두지 말 것
▶과자의 칼로리를 알아둘 것 등이다.
케이스 ③ 야식을 좋아하는 타입일 때
이런 타입은 대개 밤 늦게 자고, 아침 늦게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아침은 거르기 십상이다. 따라서 이런 타입을 개선하려면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기상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리고 아침은 꼭 먹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라.
케이스 ④ 운동을 유난히 싫어하는 타입일 때
운동부족이 뱃살의 원인이 되고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귀가 닳도록 들었지만 도대체 몸을 움직이기가 싫다. 건강기구를 사서 해봤자 작심삼일로 끝난다.
강재헌 교수는 “이런 타입의 경우라면 거창한 계획부터 짜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한다. 조금만 노력하면 할 수 있는 부분부터 시작하라고 당부한다. 예를 들어 버스 한 정거장 앞까지 걷는다거나 무조건 계단을 이용한다든가 해서 몸을 작게 움직이는 것부터 시작해 하루의 활동량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도 출렁거리는 뱃살 때문에 말못할 고통을 겪고 있다면 한 가지만 명심하자. 뱃살은 얼마든지 뺄 수 있다고. 그러나 짧은 시간 내에 효과를 보려고 해서는 안 된다. “조급증을 버리고 식습관을 고치고, 그리고 한 시간 정도의 운동을 꾸준히, 묵묵히 실천한다면 내 건강의 적신호 뱃살을 빼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결코 아니다.”는 게 비만전문가 강재헌 교수의 귀띔이다.
☞화제의 현장 – 전주시 보건소의 뱃살 빼기대회
– 뱃살도 빼고, 상품도 타는 일석이조로 시민들 반응 폭발적-
한 지자체의 보건소가 주민들의 뱃살 빼기에 발벗고 나서서 화제다. 전주시 보건소가 바로 그곳이다. 이 보건소는 지난 2004년 3월부터 일명 ‘뱃살 빼기 대회’라는 이색적인 대회를 열기 시작하여 전주 시민들의 뱃살 빼기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그 계기는 한 설문조사 때문이었다. 전주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전주시민들 대부분은 운동에 대한 관심을 높으나 실제로 운동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주류를 이루었다.
시간이 없어서, 게을러서, 시설이 없어서, 혼자하기 힘들어서… 등등 이유도 다양했다. 이때부터 전주시 보건소의 고민이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시민들이 운동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까? 그리고 하나의 방안을 내놓았다. ‘뱃살 빼기 대회’를 개최해보자는 것이었다. 전주시 보건소의 뱃살 빼기 대회는 그렇게 세상에 그 시작을 알렸다.
상품도 걸려있는 뱃살빼기대회 “뱃살도 빼고, 상품도 타고!” 전주시 보건소가 내건 캐치 플레이즈는 시작부터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2004년 3월
▶전주시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비만자이면서
▶식사조절과 운동을 통해서 감량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10명을 한 팀으로 구성하는 제 1회 팀을 모집했는데 무려 20팀이 응모했던 것이다.
팀 구성도 다양했다. 보험회사 직원들로 이루어진 팀도 있었고, 부녀회원이 주축이 된 팀도 참가를 했다. 다양한 동호회나 일반인들이 10명의 팀을 구성해 참가했고, 그들의 일념은 단 한 가지였다. 덕지덕지 붙어있는 뱃살을 빼는 것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뱃살 빼기 과정은 4개월간의 여정으로 진행됐다. 우선 각 개인의 체성분 분석표를 측정한 후 식사조절 방법과 운동요령이 제시됐다. 식사는 알맞게 먹고, 천천히 먹고, 골고루 먹으며, 규칙적으로 먹고, 즐겁게 먹도록 했고, 운동은 빠르게 걷기 40분이 권장됐다. 일주일에 3회 정도는 꼭 야외 운동을 하도록 했고, 보건소에서는 수시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식사조절과 운동은 잘하고 계시죠?”
“체중을 줄이는 것은 무의미! 걷기 50분으로 체지방을 확 분해시키자.”
이 일을 담당한 전주시 보건소 건강증진과 허정근 담당관은 “일주일에 2~3번씩 모든 참가자들 에게 이런 문자를 보냈는데, 이 시도가 의외로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말한다.
이런 식으로 4개월 동안 프로그램이 진행된 뒤에는 최종 측정을 통해 팀별, 개인별 시상이 이루어졌다. 가장 성과가 좋았던 팀과 개인에게는 포상이 주어졌는데 제 1회 우승팀의 경우 평균 4kg 정도를 감량하는 성과를 보였다고 한다.
전주시 보건소의 뱃살 빼기 대회는 2005년 12월 현재 제 6회까지 진행됐다. 그동안 시민들의 호응도 폭발적이어서 보건행정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전주시 보건소는 뱃살 빼기 대회를 통해 뺀 살이 다시 찌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뺀 살 유지대회’도 함께 개최하고 있어 그 진가를 배가시키고 있다.
한 일선 보건소의 보건행정이 개개인의 건강생활까지 직접 챙기고 나선 전주시 보건소의 뱃살 빼기 대회. “전주 시민이 모두 날씬해지는 것이 최종 목표”로 정해져 있는 전주시 보건소의 뱃살빼기 대회가 우리나라 국민들의 뱃살을 확 줄이는 데 하나의 시금석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생생 체험기 뱃살 뺀 이순자 씨의 화려한 변신 “이 악물고 따라하니 뱃살은 빠지더군요”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아온 이순자 씨(34세)는 전주시 보건소의 뱃살 빼기 대회가 낳은 최고의 스타다. 4개월의 뱃살빼기 프로그램을 통해 장장 19kg을 뺀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아가씨라고 해도 믿을 만큼 앳된 외모에 날씬한 몸매를 자랑한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두 아이의 출산, 그리고 늘어난 뱃살. 원래 이순자 씨는 키 160cm에 허리 둘레 26인치를 입는 평균적인 몸매의 소유자였다. 그러나 첫 아이를 낳고 난 뒤부터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살이 찌기 시작하면서 허리둘레가 30인치까지 늘어났다. 이 같은 변화는 둘째 아이를 낳은 뒤에 더 심해졌다. 허리둘레가 무려 34인치까지 늘어났던 것이다.
이런 변화는 그녀의 생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몸의 이곳저곳이 아프기 시작했고,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지쳤다. 손빨래를 하는 것도 힘들어지고 발톱을 깎는 일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어쩌랴. 찌는 살을 어떻게 막을 도리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한 번은 가족 단위로 여행을 갔다. 하룻밤은 찜질방에서 자게 되었는데 마침 그곳에 체중계가 있었다. 살이 찌고나서부터는 봐도 못 본척 애써 외면해오던 물건이었다. 그런데 그날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체중계 위로 올라섰다. 체중계 눈금을 본 순간 그녀의 충격은 실로 컸다. 체중계 눈금이 79kg을 가리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옆에 서 있던 일곱 살 난 딸아이가 제 아빠 곁으로 쪼르르 달려가더니 “엄마 몸무게가 79kg”이라면서 “아빠보다 더 많이 나간다.”고 이르는 것이 아닌가?
눈앞이 깜깜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창피하기도 했다. 사실 그동안 아름아름 몸무게가 불어나도 다이어트 할 생각은 전혀 안 했다. 조금 뚱뚱하면 어때? 애써 위로하면서 그냥저냥 지내오던 터였다. 그러나 남편보다 더 뚱뚱한 아내는 되고 싶지 않았다. 그것은 그녀의 마지막 자존심이기도 했다.
뱃살 빼기 대회 참가를 결심하고 찜질방 몸무게 소동은 그녀의 삶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왔다. 살을 빼야 되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된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에게 전주시 보건소에서 실시하고 있는 뱃살 빼기 대회는 좋은 촉매제가 되었다. 참가할 결심을 굳혔다.
결국 올 3월초 이순자 씨는 인근 주민들로 구성된 ‘뱃살 공주들’팀의 한 일원이 되어 뱃살 빼기 대회에 참가 신청서를 냈고, 이때부터 본격적인 뱃살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그런 그녀가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집 뒤 야산을 오르는 일이었다. 조금 빠른 걸음으로 하루에 한 번은 꼭꼭 올랐다. 밥의 양도 3분의 1 정도 줄였다. 음식 하나를 놓고도 칼로리 계산부터 먼저 했다. 밥상은 야채 중심으로 꾸며졌고, 자주 하던 폭식과 간식은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저녁에는 팀 구성원들과 같이 운동장을 뛰었다. 비가 와도 뛰었고 바람이 불어도 뛰었다. 밤 10시부터 시작된 운동장 뛰기는 11시 40~50분이 되어서야 끝나곤 했다.
그렇게 20일 정도가 지났다. 중간 측정을 해보았다. 그 결과는 그녀에게 희망적이었다. 4.9kg 정도 감량된 것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기뻤다. 뿌듯했다. 신이 났다. 더 열심히 뱃살 빼기 프로그램을 실천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두 달만에 12kg 감량이라는 놀라운 성과로 되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4개월이 흘렀다. 그만큼의 시간이 지났을 때 이순자 씨의 몸무게는 79.7kg에서 60.9kg을 기록하고 있었다. 무려 19kg이 감량돼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뱃살빼기대회가 낳은 화제의 주인공이 된 이순자 씨. 그녀는 지금 전주시의 걸어다니는 스타다. 불과 몇 달만에 몰라볼 만큼 많이 변한 그녀의 모습을 신기한 듯 바라보는 이웃 사람들의 시선도 떨어질 줄 모른다. 남편도 좋아하고 아이들도 좋아해서 더 좋다는 이순자 씨. 그런 그녀가 공개하는 뱃살 빼기 비결은 식사는 균형있게 먹되, 운동은 꾸준히 하라는 것이다. 물도 많이 마시라고 권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아요. 사실 먹고 싶은 것을 먹지 않고 견디는 것만큼 절제하기 어려운 일도 드문 것 같아요. 그러나 그럴 때마다 마음을 독하게 먹어야 합니다. 저 또한 독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으니까요. 생사가 걸려있다고 생각하고 조금 덜 먹고, 하루 1시간 정도는 꼭꼭 운동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누구든지 뱃살은 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산에 오르고 밤에는 공원을 산책하는 등 이순자 씨의 뱃살 빼기는 계속되고 있다.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제는 혼자서 한다는 점이다. 그런 그녀의 현재 몸무게는 58kg이다. 50kg까지 줄여보고 싶다는 그녀의 염원이 꼭 실현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