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도움말 | 한양대학병원 협력병원 주명희산부인과 주명희 원장】
음부가 가렵고 물집이 생기는 등 말 못할 고통이 많은 음부포진. 일단 한 번 발병하면 완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성기질환의 불치병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오럴섹스를 즐기는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한다는데, 그리 부끄러워 할 필요는 없다. 주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음부포진의 증상과 예방 및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자.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성 질환!
최근 보다 적극적인 성생활을 영위함에 따라 발생하는 성 질환이 많아졌다. 그 중 바이러스가 있는 성 파트너와 성관계를 가졌을 때, 혹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과의 오럴섹스로 인해 전염되어 발생하는 것이 바로 음부포진(헤르페스)이다.
음부포진이란 선진국에서 발생하는 성기 궤양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단순 포진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된다. 물론 남녀 모두에게서 나타나지만, 여기서는 여성의 질환에 대해 이야기 하도록 한다.
한양대학병원 협력병원 주명희산부인과의 주명희 원장은 “헤르페스는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전염성 질환입니다. 크게 구강 헤르페스와 성기 헤르페스로 나뉘는데 미국 성인의 50% 중 80%는 구강 헤르페스, 20%는 성기 헤르페스에 전염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흔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일단 한 번 발생하면 완치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주명희 원장에 의하면 감염이 되어도 몇 달, 몇 년 동안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것. 따라서 증상은 없지만 이미 감염되어 있거나 바이러스 보균자의 경우, 자신도 모르는 새 상대방에게 감염시킬 수 있다고 한다.
임산부 감염 시 태아에 위험!
음부포진은 임질보다 약 10배 가량 더 많이 발생하는 흔한 질환이지만, 발병하고 나면 6개월 이내에 도로 재발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골칫덩어리이다. 하지만 전염성 질환이라고 해서 일상생활에서의 전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우나 혹은 공중목욕탕이나 화장실을 공동으로 이용했다고 해서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성 파트너와 성관계를 가졌을 때 전염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질환이 있다면 성생활도 유의하는 것이 좋다.
▶ 혹시 나도? 자가 진단법 !!!
·한 개 또는 여러 개의 물집, 상처, 반점이 있다.
·질과 항문, 허벅지 주위의 가려움, 타는 듯한 느낌, 찌릿찌릿한 느낌이 있다.
·질과 항문, 허벅지 주위의 통증이나 뻐근함이 나타난다.
·두통과 미열과 같은 몸살기운이 있고 성기나 항문 주변에 임파선이 있다.
·소변을 볼 때 질이 쓰리거나 아픈 적이 있다.
·질의 분비물이 급격히 많아진 적이 있다.
※ 위와 같은 증상이 있다면 주저 말고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임산부의 감염은 더욱 심각하다. 꼭 감염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더라도 바이러스 항체를 갖고 있다면 태아에도 문제가 된다는 것. 임산부의 약 20~25%가 음부포진에 감염되었거나 항체를 갖고 있다는 조사결과는 매우 충격적인 사실이다. 엄마로 인해 신생아의 50% 정도가 감염되기 때문이다. 이중 60%가 사망하고 20%가 시력 장애, 뇌척수 손상, 지체 부자유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검사해 자연분만이 아닌 제왕절개를 유도해야만 한다.
임산부의 질을 통과하는 자연분만이 신생아를 감염시킬 수 있다는 것을 꼭 명심하자. 단, 임신 중의 감염보다 임신 전 이미 감염된 경우라면 태아에 감염시킬 확률이 다소 적게 나타난다고 한다. 한 가지 더! 구강 헤르페스에 감염된 경우, 키스를 통해 아기에게 전염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증상이 있을 시 오럴섹스, 삽입성교 금물
이미 언급했듯 음부포진은 성 관계를 통해 전염된다. 따라서 파트너와의 성관계 시 많은 주의를 요하는 데 먼저 예방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미리미리 예방법>
▶증상이 있을 시 오럴섹스 금물
입 주위에 물집 등 음부포진 증상이 나타나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오럴섹스를 해서는 안 된다.
▶증상이 있을 시 삽입성교 금물
질과 항문, 허벅지 주위에 증상이 나타날 경우 삽입성교를 해서는 안 된다.
▶가급적 콘돔을 사용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었어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능한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살균제나 살정제는 NO!
간혹 음부포진을 완화시키려고 살균제나 살정제를 사용하는데 증상완화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 감염 사실 배우자와 상의
배우자에게 숨기기보다는 전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일단 음부포진에 감염되면 완치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자칫 평생을 떠안고 살아가야 할지도 모를 일. 현재 미국 식품안전청에서 그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치료제는 몇 가지가 있다. 물론 이 치료제들은 증상을 완화시켜주고, 하루 한 번씩 장기적으로 복용하면 1년에 1~2번 재발하는 것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는 있다.
치료약은 크게 바르는 약(연고나 크림)과 먹는 약으로 나뉜다. 하지만 연고제보다 먹는 약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간혹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각종 연고제를 구입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다지 효과가 없으므로 반드시 전문처방을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
거듭 강조하지만 음부포진에 대한 수치심은 버려야 한다. 물론 성병의 일종이기 때문에 정신적 충격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질환을 앓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미리미리 예방하는 것은 물론, 사전검사 및 치료를 통해 내 남편, 내 아이와 함께 보다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
▶ 음부포진의 감염 유형
·1차 감염 : 맨 처음 동통이 나타남 → 배뇨곤란 → 수포가 나타남 → 발열, 두통, 근육통 → 합병증으로 뇌막염·뇌염(4~36%)이 발생할 수도 있다.
·초 감염 : 감염 경력은 없으나 항체가 있는 사람에게서 발현. 단, 1차 감염자보다는 증상도 약하게 나타나며 합병증도 적은 편이다.
·재감염 :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신경계와 감각신경권의 핵 내에 무기한 지속되며, 대부분 재발(38~56%)이 되나 초 감염보다는 증상이 경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