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윤말희 기자 】
“긍정적인 마음은 최고의 항암제입니다”
몸이 아픈 사람들은 대부분 ‘좋은 약’에 의지한다. 이기출 씨(50)씨 역시 처음에는 수술과 약에 의지를 했다. 하지만 직장암 투병기간 동안 그는 깨달았다. 암 치료에 있어 최고의 명약은 바로 ‘자신의 마음’ 이라는 것을…. 직장암과 만성 B형 간염을 극복하고 이제는 제 2의 삶을 살고 있는 이기출 씨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갑작스레 찾아온 직장암
광주 시청 공무원인 이기출 씨. 1남 1녀의 자상한 아빠이며 다정다감한 남편이다. 무난하고 순탄한 삶을 살고 있던 그에게 불행의 그림자가 찾아온 것은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의 일이다. 살은 점점 빠지고, 목이 아픈 증상이 몇 년 간 지속됐다. 그러던 어느 날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고 화장지에서 묻어나오는 피를 보게 되었다.
이기출 씨는 그저 치질쯤으로 생각했지만 1년 이상 혈변이 지속되고 변을 봐도 개운함이 없어 평소 친분이 있는 항문전문의원에 가서 진찰을 받기에 이르렀다.
간단한 항문 내시경으로 항문과 직장을 살펴보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치질이 아닌 것 같다며 정밀검사를 권했다. 며칠 후 검사결과는 직장암이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선고가 내려졌고 부랴부랴 광주에 있는 대학병원에 수술예약을 잡고 초조하게 기다려야만 했다.
“당시로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담당의사에게 자문을 구했고 의사는 채식 위주의 식단을 권했습니다. 나름대로 저는 인터넷으로 직장암 정보 수집에 들어갔고 커피관장과 식이요법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중 디톡스요법인 커피관장은 당시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고 머리가 맑아지는 효과를 봤습니다.”
하지만 채식 위주의 식단은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다. 평소 요리를 잘 하는 아내였지만 처음 시도하는 채식식단은 그의 입맛을 빨리 식상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우연히 채식에 일가견이 있다는 요양원을 알게 되었고 아내와 함께 경기도에 있는 요양원에 들어갔다. 요양원에서 약 2주간 지내면서 동료 암환자들에게서 건강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접하게 되었고 한 달 동안 극단적으로 음식과 생활습관을 바꿔 나가면서 자신이 얼마나 건강에 대해 무지했던가를 반성하게 되었다.
암 크기 2.5cm에서 1.5cm로 줄어
수술날짜가 다가와 광주로 내려간 그는 암 진단을 내려줬던 의사를 찾아갔다. 한달 동안의 생활을 이야기하고는 자신의 암의 변화를 봐달라고 부탁했다. “검사 결과는 실로 놀라웠습니다. 암이 약 2.5cm 크기에서 1.5cm로 줄었고 암의 모양도 작아져 흐물흐물 해졌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수술을 안 해도 될 것 같은 확신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저도 반신반의 했고 제 생각을 바로 읽은 의사선생님과 주위분들의 권유로 수술실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결국 수술은 결정되었고 직장을 제거하는 수술을 감행했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수술을 집도하던 주치의에게 수술 한 달 전 자신에게 일어났던 암 상태변화를 알리지 못하고 수술에 들어간 것이 여전히 마음에 남는다며 그때를 회상한다. 수술 후 배변의 고통 외에는 별다른 증상은 없었고 다시 예전처럼 건강을 회복했다. 하지만 젊은 시절부터 늘 따라 다니던 만성 B형 간염은 여전히 그를 옭아맸다.
“총각 때부터 만성 B형 간염 때문에 피곤하고 소화가 잘 안 됐습니다. 먹어도 살이 안 찌고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서 11년 전 서울에서 체질 검사를 받았습니다. 검사 결과 태음인이라는 결과가 나왔고 그때부터 태음인에게 좋은 식단으로 바꿨습니다.
하지만 투병기간 동안 몇 번의 체질 검사 결과 태양인이라는 새로운 처방이 내려졌습니다. 이렇게 수년간 체질에 맞지 않는 식습관으로 소화불량, 체중감소 등 잔병치레가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여기에 간질환도 작용을 해서 소화기능이 원활하지 못했고 더불어 직장이 괜한 고생을 한 것 같습니다.”
수년간 잘못된 식습관이 그의 병을 키워온 셈이었다. 그 후 그는 태양인에 맞는 과일, 배추, 생선 위주의 식이조절과 수돗물을 끓여서 식힌 물을 마시고 주 1∼2회 1시간씩 도심공원에서 산책을 즐기며 건강을 유지한다.
긍정적인 마음이 가장 중요해
직장암 투병 이후로 이제는 철저하게 자신의 건강을 챙기고 있는 이기출 씨. 사람들은 암에 걸려 살아난 그를 보고는 한결같이 묻는다. 그것은 바로 “뭘 어떻게 드셨나요?” 라는 식이요법에 대한 질문이다. 그럴 때마다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기본적으로 나쁘다는 것, 즉 튀김, 짜고 매운 것, 삼백식품, 뜨거운 것만 가립니다. 직장암 당시에는 육류는 안 먹었지만 지금은 조금씩 먹고 수술 1년 후에는 육류는 입에도 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직장암은 다 나았지만 지금은 간 때문에 육류는 조심하는 편입니다.”
그의 대답은 극히 평이했다. 하지만 그는 암 극복에 있어 식이요법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며 그것은 ‘마음’이라고 강조한다. 내 마음이 기쁘지 않거나 좋은 공기 속에 있지 않다면 약은 필요가 없으며 날마다 인상 쓰면서 약을 먹으면 오히려 스트레스로 인해서 죽는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투병의 우선순위는 마음 50%, 공기 30%, 물과 음식 10%, 약 10%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암환자들은 ‘좋은 약’에 자신의 목숨을 다 겁니다. 하지만 의술은 육안으로 드러난 환부만 하는 치료입니다. 정말 좋은 치료는 마음과 공기, 좋은 음식 등입니다. 좋은 치료는 검증이 안됐을 뿐이지 효과는 항암치료보다 훨씬 강력합니다. 초기 암환자의 경우 병원 치료에 의지하기보다는 자신 스스로의 믿음과 강한 의지로 살아가기 바랍니다.” 라며 그는 거듭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