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백경미 기자】
【도움말 | 한국성건강센터 홍성묵 박사】
아내를 만족시켜줘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아내의 오르가즘에 신경을 쓰는 남편들이 많다. 사실, 우리나라 남성의 대부분은 상대방의 성적 쾌감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내 아내가 불감증이라고 하면 무조건 자신의 잘못으로 느끼고 자책한다. 하지만 불감증은 아내의 잘못도 남편의 잘못도 아니다. 불감증, 도대체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겪고 있는지 알아보고 그 대처법을 모색해보자.
많은 여성들이 경험하는 불감증
남성은 사정 시 반드시 오르가즘을 느끼기 때문에 불감증인 사람은 아주 극소수이다. 고로 사정을 못하거나 사정을 하려 해도 안 되는 지루증인 사람, 또는 사정을 해도 밖으로 나오지 않고 방광으로 들어가는 소수의 남성들만 불감증을 경험한다. 하지만 여성은 다르다.
불감증인 것을 알고 노력해도 평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일반적으로 결혼 생활을 하는 기혼녀 10명 중에서 4명은 전혀 느끼지 못한다. 4명 정도는 어쩌다 한 번 느끼게 되며 2명은 할 때마다 느끼지는 못하나 5번의 성 경험 중 2~3번 정도의 오르가즘을 경험한다. 하지만 정상수치인 2∼3번 정도도 느끼지 못하는 여성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한국성건강센터 홍성묵 박사는 “우리나라에서 불감증이라는 단어는 한 가지를 뜻하지 않습니다. 불감증의 정의는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첫 번째는 성적욕구가 아예 없는 경우이다.
이 경우는 일시적인 현상이 많다. 테스토스테론이라는 성 호르몬 수치가 어느 정도 유지되어야 하는데, 임신 중이거나 아기 낳을 필요가 없어지는 50대에 저절로 테스토스테론이 줄어들어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성적욕구는 있으나 성적 감정을 못 느끼는 경우이다.
이는 종교나 가치관, 살아온 환경, 심리적 억압으로 인해 성적 욕구가 억제되는 것으로, 몸은 성적 욕구를 느끼나 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는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하는 장애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을 불감증이라고 많이 표현하는 데, 성적욕구도 있고 섹스도 하고 싶은데 섹스를 하면 오르가즘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홍성묵 박사는 “부부 성관계 시 아내가 오르가즘을 느끼게 되면 가정의 불화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오르가즘이 중요하며 그런 섹스를 해야 가정이 원만하고 화목합니다.”라고 말한다.
불감증에서 벗어나는 숨은 비책
불감증은 100% 치료가 가능하다. 내 아내가 불감증이라고 하면 많은 남편들이 자신의 잘못으로 알고 위축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아내가 불감증인 것이 남편 잘못만은 아닐 터. 물론 남성의 테크닉이 아내의 오르가즘과 관계가 있지만 그것만이 불감증의 원인이 될 수는 없다. 마음과 육체가 하나가 되어야 느낄 수 있는 오르가즘. 평생 오르가즘을 느껴보지도 못한다는 10명 중 4명의 여성이 되고 싶지 않다면 주목하자. 불감증과는 거리가 먼 여성이 되는 방법을 홍성묵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를 해야 한다. 서로를 믿는 편한 사이는 신경 쓸 것 없이 섹스에만 몰두할 수 있어 오르가즘이 높다.
▶“섹스가 아름답고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다”라는 긍정적인 성사고가 필요하다.
▶성기를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자신의 성기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어떻게 생겼는지 봐야 한다. 성기는 더럽고 숨겨야 될 것이 아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은 자위를 해준다. 자위행위를 할 때는 아무도 없는 빈 공간에서 마음 편하게 즐기면서 해야 한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위를 해서 나의 성감대를 스스로 찾아본다. 자위는 불감증 치료에 매우 도움이 된다.
▶케겔 운동(질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 하루에 200회 이상 조였다 풀어줬다를 반복하는 케겔 운동을 해준다. 아내 혼자만 할 것이 아니라 남편도 함께 하면 성관계시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성관계시 오르가즘 느끼기
일단 오르가즘을 느끼려면 본인의 적극적인 훈련과 상대의 테크닉이 중요하다. 성감대가 어디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하며, 삽입 이전의 충분한 전희행위가 필요하다. 여성이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클리토리스를 자극해서 느낄 수 있는 오르가즘이다.
남녀가 성관계를 할 때는 남성은 여성의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행위를 반드시 해줘야 한다. 대부분 전희행위 때 클리토리스를 자극해주게 되는데 전희행위는 길면 길수록 좋다. 보통 30분 이상은 해줘야 한다. 이때 남편은 아내의 특별한 성감대를 찾아내서 자극해야 한다. 머릿속, 귀, 목덜미, 허벅지, 유두, 음핵 등은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성감대이다. 사람은 온몸이 다 성감대라고 할 수 있으므로 파트너의 고유한 성감대를 찾아 개발시킨다. 이것도 한 사람이 아닌 두 사람이 함께 해야 할 일이다.
두 번째로 여성의 질 안에 G-스팟을 찾아 자극을 해주는 방법이 있다.
G-스팟은 쉽게 찾을 수 있는 여성이 있는 반면 아무리 찾아도 없는 여성이 있다. 질 입구에서 2~3cm 안쪽 12시 방향에, 질과 요도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자극을 주면 부풀어오른다. 손가락 두 개를 넣고 그 부위를 집중 자극하면 큰 오르가즘에 오를 수 있다. 남성의 케겔 운동이 여성의 G-스팟을 자극한다는 점을 반드시 상기한다.
또한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으면 성관계 시 오르가즘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잡다한 생각을 하거나 상대방의 만족감을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도록 한다. 불감증은 수시로 누구나 경험하는 현상이다. 오르가즘을 매번 느끼는 사람은 없으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위에서 언급한 연습들을 꼭 실천해야 한다. 그냥 포기하고 살아가거나 수술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다.
홍성묵 박사는 “성관계 시 자극을 주기 위해 G-스팟을 끌어내는 수술을 하거나 질에 스프링을 삽입하기도 하는데 이는 큰일 날 일이며 잘못된 생각입니다. 수술로 성기를 변형시키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습니다. 충분히 두 사람의 노력으로 불감증이나 여러 성문제를 극복 할 수 있습니다.”라고 충고한다. 또한 “정기적으로 부부관계가 안 되면 자위행위로 훈련하도록 하고, 테크닉을 익히고 케겔 운동을 열심히 하면 병원에 가지 않아도 자가 치료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