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백경미 기자】
【도움말 |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체질개선클리닉 김선형 교수】
완전한 여름이 다가오기도 전에 벌써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있다. 움직이기조차 곤욕스러울 정도로 더위를 지독하게 앓는 사람들은 주목하자. 그 원인을 알아보고 올 여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해본다.
왜 유독 나만 더위를?
시원한 바다가 그리운 계절 여름이 왔다. 산이며 바다로 놀러갈 계획 한편으로, 그 길고 긴 여름 열대야로 인해 잠 못 이룰 날들이 걱정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쫓아보지만 쉽사리 가시지 않는 더위.그런데 이 더위를 느끼는 정도가 각 개인마다 다르다고 한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체질개선클리닉 김선형 교수는 “체질의학에서는 선천적으로 열이 많은 소양인이나 습열이 많은 태음인들이 유독 더위를 심하게 탄다고 봅니다. 이 두 가지 체질은 땀이 많고, 신진대사 기능이 활발하며, 맥이 빠르고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들의 기본적인 체력은 다른 체질보다 건강하므로 더위도 많이 타지만 회복도 빠른 편이다. 소양인의 경우에는 더위를 느끼면 손발에 땀이 많은 것이 특징이고 태음인의 경우에는 평소에 얼굴과 겨드랑이에서 땀을 많이 흘리는 특징이 있다.
특히 갱년기가 되어 호르몬과 자율신경계에 변화가 있거나, 갑상선, 당뇨병 등의 기능항진성 질환을 가지고 있을 때도 더위를 많이 탄다고 김선형 교수는 덧붙인다.
그렇다면 더위를 심하게 타는 사람이 땀도 많이 흘릴까?
땀이 나는 것은 몸의 해열작용을 위한 것이므로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더위를 많이 탄다고 해서 꼭 땀도 많이 흘리는 것은 아니다. 더위를 심하게 탄다는 것은 주변 온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몸의 기능이 항진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땀이 나지 않더라도 호흡이나 맥박수가 정상보다 증가하거나 체온의 변화가 심한 경우 더위를 심하게 탈 수 있다.
더위 이기는 법 6가지
계속 더위를 타다보면 몸의 체온 중추나 호르몬 변화에 이상을 줄 수 있으며, 탈수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더위를 쫓기 위해 에어컨이나 찬 음식에만 의지하다보면 몸 전체 균형을 해쳐 천식이나 비만의 원인이 된다. 그렇다면 더위를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건강하게 여름을 나는 방법 6가지를 김선형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밤 11시 이전에 자고 일찍 일어나기
날씨가 더워지면서 갈증이 나는 것은 몸에 음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음기를 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밤 11시~새벽 1시에는 잠자리에 들기를 권한다.
▶일을 하거나 운동할 때 무리하지 말 것
흔히 더위는 더위로 이긴다고 땀을 비 오듯 흘리면서 일이나 운동을 지속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몸의 기가 빠져나가게 하는 좋지 않은 방법이다. 여름에 기를 잘 보강하는 것이 사계절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기본이 된다.
▶화 내지 않기
한의학적으로 여름에는 상승하는 기운이 많다. 여름에 화를 내면 상승하는 기운이 더해져서 심장을 상하게 한다. 특히 소양인 체질은 성격이 급하기 때문에 화를 내기가 쉬운 데 사상의학에서는 칼로 장을 한 번 베어낸 것과 같이 큰 손상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주의하도록 한다.
▶찬 음식과 음료 많이 먹지 않기
유리잔에 얼음물을 담아 놓으면 그릇 주변에는 습기가 찬다. 몸이 더운 사람이 찬 음식과 음료를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몸에 습이 많이 차게 된다.
습기와 더위가 합해지면 체중이 늘고 팔다리는 무거워져서 더 많은 피곤함을 호소하게 된다.
▶땀 흘린 후 에어컨 바람이나 선풍기 바람을 쐬지 않기
외부의 찬 기운이 몸에 들어와서 만병을 일으키는 근원이 된다. 체력이 좋은 사람은 당장에는 느끼지 못하지만, 한 여름의 과다한 냉기 노출은 겨울이나 봄철 기침의 원인이 된다.
특히 피부가 하얗고 체중이 많이 나가며 땀이 많은 태음인의 경우에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
▶평소 여름철 과일 많이 먹기, 복날 보양식 먹기
여름철의 과일은 소양인에게 가장 좋은 보약이다. 소양인들은 여름철에 과일을 충분히 섭취함으로써 음기를 쌓을 수 있다. 복날 삼계탕은 여름에 빠져나간 양기를 보충해 준다. 하지만 이열치열이라고 해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더운 음식을 즐겨 먹는 것은 밖으로는 찬 것에 몸이 상하고 안으로는 더위에 몸이 상하는 것이라서 매우 좋지 않다.
김선형 교수는 “여름 건강은 다른 계절의 건강과도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여름에 더위를 이기기 위해서 몸을 차게 하는 것은 당장에는 좋지만 결국은 몸을 망치는 길이 됩니다.”라고 충고하고 “적당한 수분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 알맞은 수면시간만이 건강을 지켜줍니다.”라고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