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도움말 | 가천의과대학교 길병원 내분비내과 이기영 교수】
당뇨환자들이 가장 많이 신경 쓰는 것은 바로 혈당관리. 하지만 혈당을 체크할 때마다 일일이 병원을 갈 수도 없는 노릇인지라, 집에서도 쉽게 혈당측정이 가능한 자가혈당측정기는 당뇨환자들에게 필수품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시판되고 있는 혈당측정기의 종류가 너무 많고, 무엇을 기준으로 골라야 하는지 막막한 것도 사실. 지금부터 혈당측정기 고르는 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경미한 당뇨도 혈당측정기 필요
이제 대한민국은 ‘당뇨왕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됐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약 8%가 당뇨질환을 앓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당뇨환자가 300만 명을 넘어섰고 매년 20~30만 명이 당뇨병 진단을 받고 있으며 전체 건강보험 중 20%가 합병증을 포함한 당뇨병 치료에 쓰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로 나간다면 2010년에는 530만 명으로 늘어, 당뇨왕국의 타이틀을 거머쥘 태세다. 게다가 당뇨로 인한 한국인 사망률은 10만 명당 35.3명으로, 현재 OECD 국가 평균인 13.7명을 3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이다.
국민병이니, 생활병이니, 고질병이니 따위의 수식어들은 차치하고라도 일단 당뇨병에 걸리면 환자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상당히 까다로운 질환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뇨환자 중 비교적 경미한 증세인 경우 대부분 혈당관리에 대해 소홀한 편이다. 하지만 당뇨는 잠깐의 소홀함으로 금세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에 경미한 당뇨환자들도 반드시 혈당측정기를 구입해 자가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가천의과대학교 길병원 내분비내과 이기영 교수는 “자가혈당측정기를 이용하여 혈당을 검사하는 방법은 정확한 자가 검사법으로 많이 쓰이고 있는 방법입니다. 집에서 스스로 시행하는 식사, 운동, 약물요법이 잘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이를 유연성 있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식사 및 운동요법으로 혈당조절이 잘되고 있는 환자의 경우나 비교적 경미한 당뇨환자의 경우도 반드시 자가혈당측정기를 구비해 두시는 게 좋습니다.”라고 권고한다.
저혈당증과 고혈당증으로 인한 위험에 미리 대비할 수 있고, 인슐린 주사를 맞는 환자에게는 더욱 유용하기 때문에 당뇨의 경중을 떠나 생활필수품처럼 상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그렇다면 자가혈당측정기 구입 시 꼭 알아야 할 점은 무엇일까?
자신에게 꼭 필요한 기기를 선택
일반적으로 시판되고 있는 자가혈당측정기는 비교적 사용하기 편리하고 측정치의 오차도 적은 편이다. 다만 휴대가 간편한지, 채혈량과 측정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추가된 기능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고르면 된다.
특히 하루에도 몇 번씩 혈당을 측정해야 하는 당뇨환자에게는 무엇보다 ‘채혈’이 가장 큰 고민이다. 얼마 전 세계 최초로 손가락에 피를 내지 않고 혈당측정이 가능한 기기가 개발됐다는 소식이 있었다. 약한 적외선이나 유사 적외선을 손가락 피부 안으로 침투시켜 구체적인 혈당수치 측정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향후 상용화되어 보급되기 전까지는 채혈을 통해 혈당을 측정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봐야 한다. 때문에 자가혈당측정기를 고를 때 채혈이 걱정이라면 극미량의 채혈로 측정이 가능한 제품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시판되고 있는 자가혈당측정기를 살펴보면 채혈량을 최소화한 기기로 미국 테라센스사의 프리스타일, 미국 애보트사의 옵티엄 익시드, (주)아이센스의 케어센스가 있다.
미국 존슨앤존슨사의 원터치 베이직 플러스는 다른 기기에 비해 크기가 커서 고령자들이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혈당 시험지를 매번 갈아 끼울 필요가 없는 독일 로슈사의 아큐첵 컴팩트 역시 고령자들을 위해 조작이 용이한 전자동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액정화면이 큰 라이프스캔의 슈어스텝 플러스와 (주)인포피아의 조은혈당측정기는 눈이 나쁜 노인들에 편리하다.
다기능을 갖춘 기기로는 측정시간을 그때그때 알려주는 독일 로슈사의 아큐첵-고와 혈당 및 혈압 측정이 가능한 (주)엘바이오의 웹닥 혈당혈압체지방측정기가 있다. 또 휴대전화에 장착해 사용할 수 있는 (주)헬스피아의 글쿠플러스가 현재 시판되고 있다.
이 외에도 수십 가지의 자가혈당측정기가 시판되고 있지만 혈당 측정은 단 몇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거의 매일 사용해야 하는 만큼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 따라서 기기는 물론 스트립과 란셋 등의 가격을 고려해서 고르되, 고장 시 무상 수리와 보증 서비스 가능여부도 미리 확인하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환자에 따라 혈당측정 횟수가 각기 다르지만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측정해봐야 한다. 몸이 심하게 아플 때에는 하루에 4회 이상, 고혈당 증상이 있거나 운동량의 변화가 있을 때에도 반드시 측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자신에게 맞는 자가혈당측정기를 고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정기적인 합병증 검사와 규칙적인 식생활습관을 갖고 전문의와 상의 하에 자신에게 맞는 혈당조절 방법을 찾는 것이 선행되어야만, 비로소 당뇨를 물리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될 것이다.
☞ 이기영 교수가 추천하는 혈당측정기 고르는 법
자가혈당측정기와 스트립은 가격, 사용방법의 편리성, 차후 서비스 및 스트립 구입의 용이함 등을 고려하여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란셋(채혈침), 란셋 디바이스(채혈기)의 경우 장기적인 채혈 부위의 관리를 위해 가장 작은 란셋을 사용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