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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피플] 들깨박사 임해봉 씨의 ‘내 사랑 들깨 이야기’

2010년 01월 건강다이제스트 소망호 86p

【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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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두렁, 밭두렁 아무데서나 잘 자라는 식물 들깨. 상큼하고 쌉싸름한 맛이 일품인 들깨는 우리 밥상에 친숙하게 오르는 식품 중 하나다. 때로는 쌈 채소로, 때로는 나물로 다양하게 변신하며 입맛을 사로잡는다. 그런데 여기 ‘그냥 좋다.’는 호기심을 넘어 때늦은 나이에 들깨 연구를 시작한 주인공이 있다. 그래서 별명도 들깨 박사다. 임해봉 박사(55세)는 들깨의 영양 가치를 학문적으로 규명해내며 아낌없이 열정을 쏟아 붓고 있다. 들깨 연구의 달인이 전하는 ‘내 사랑 들깨’의 건강 비밀을 캐보자.

인생 지침을 돌려놓은 들깨

임해봉 씨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경기도 수원에서 꽃꽂이 교습소를 운영하던 평범한 주부였다. 꽃꽂이 교습과 다섯 식구의 집안 살림살이에 바쁘게 지내는 와중에 ‘배우는 것만큼 건강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의 전공을 살려 꽃예술 최고전문지도자 과정을 수료하고 틈틈이 작품도 만들어 전시회에 출품했다.

오랫동안 꽃을 만지며 자연의 생명력에 감탄하던 그녀는 40대 중반에 화훼조형학 공부를 시작한다. “공부는 때가 있다.”는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배우는 것이 즐거워 나이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꽃에서 비롯된 공부는 점차 식물 전반으로 관심이 깊어졌다. 학사, 석사를 거쳐 박사과정에 돌입한 그녀. 무심결에 밥을 먹다 작지만 입안을 구수하게 채워주는 들깨를 바라보다 궁금해졌다. ‘참 맛있는데 몸에는 어떻게 좋은 걸까?’ 문헌을 찾아보았다. 통일신라 때부터 참깨와 함께 들깨를 재배한 기록이 있었다. 현재 국내에 알려진 유전자원만해도 1000여 종에 이른다. ‘몸에 좋다.’는 말 이상으로, 어떤 성분이 우리 몸에 무슨 작용을 하는지 연구 결과가 거의 없었다.

호기심이 일었다. 그녀는 스스로 팔을 걷어붙였다. 연구결과 “들깨가 항산화 활성 물질이 90%이상 함유돼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말한다. 참외나 호박 등 다른 친숙한 작물보다 상당히 높은 수치였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매달렸다. 그랬던 덕분일까? 들깨 영양과 재배ㆍ활용 등 관련한 연구로 박사 학위까지 수료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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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째로 먹고 갈아 넣고 요모조모 활용도 높아

들깨로 박사 학위까지 받은 임해봉 박사. 그런 그녀가 소개하는 들깨의 활용도는 실로 무궁무진하다.

먼저 깨를 통째로 뿌리면 톡톡 터지는 고소함을 맛볼 수 있다. 가루분말을 내도 효과가 줄지 않아 가루를 활용한 요리도 좋다. 두부와 함께 두부들깨죽이나 국을 끓여 먹으면 노인이나 성장기 아이에게 효과가 있다. 밀가루를 좋아하면 이것에 수제비나 국수를 넣으면 된다. 싱거우면 깻잎을 넣어 시원하게 먹는다. 들깻가루는 산화되기 쉬우니 냉장고에 저장한다.

깻잎은 잎 그대로 무쳐 먹는 게 가장 흔하다. 간장과 양파ㆍ식초를 넣어 새콤달콤하게 무친다. 생선 튀김이나 완자, 잡채같이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싸서 먹으면 느끼함을 덜 수 있다. 입맛이 없을 땐 불린 쌀에 머윗대나 고구마줄거리ㆍ고운대(토란대) 등과 같이 깻잎을 넣어 끓이면 구수하고 부담 없이 넘길 수 있다. 이때 갈지 말고 토막 내 넣으면 훨씬 뒷맛이 깔끔하다.

음식을 차릴 때도 깻잎을 깔아 장식하면 보기 좋다. 육회처럼 색깔이 단일한 음식에 푸른색인 깻잎을 깔면 더 맛있어 보이는 효과를 낸다.

임 박사는 진공포장도 좋고, 기능성 식물로도 개발 가능해 영양적으로 미래 가치가 높다고 설명한다. 임 박사는 “앞으로도 들깨처럼 생명을 살리는 건강채소 연구에 매진하는 한편, 후학양성에도 힘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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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 박사의 건강 비결은 ‘친환경’

50대 중반인 임 박사는 지금껏 크게 아파본 적이 없다. 남편이나 아이들도 그렇다. 겨울이면 온 국민이 피해갈 수 없다는 감기약은 한 번도 안 먹어봤다. 아이들은 아토피ㆍ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여타 잔병치레 없이 잘 자랐다. 신종 플루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전문가들이 하나 같이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튼튼한 임 박사네 가족은 신종 플루도 두렵지 않다.

그 비결은 첫째, 마시는 것에 있다. 하루에 물을 1.5L이상 꼭 마시고 그밖에 진피차, 녹차, 연잎차를 수시로 마시며 이겨낸다. 커피는 30년 전에 끊었다.

둘째,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다. 방부제, 합성착향료, 색소 등을 첨가한 조미료나 소스 대신 양념을 손수 만든다. 다시다를 쓰지 않고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끓인 국물과 갈치속젓, 직접 좋은 재료로 골라 담근 된장ㆍ간장ㆍ고추장을 사용한다.

셋째, 채소ㆍ과일 위주로 먹는다. 특히 건강에도 좋고 활용도가 높은 들깨는 일 년 내내 키우고 매일 먹는다. 고기는 일주일에 한 번씩만 먹는다.

무엇보다도 임 박사가 강조하는 말은 “단순하고 소박하게 차려도 맛있게 먹어야 건강하다.”는 것이다. 비싼 재료로 화려하게 차리지 않아도 기른 사람, 차린 사람의 정성에 감사하며 맛있게 먹으면 최고의 식사가 된다. 불만 품고 투정하면 아무리 좋은 것을 먹어도 이로울 리 없다.


임해봉 박사는 경희대에서 원예생명공학 박사학위를 수료. 현재 경희대 산학협력체 ARPC 선임 연구원이며, 수원시 꽃예술연합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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