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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주치의] 내 몸의 가스교환소 폐포 보호법

2012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기자】

【도움말 |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염호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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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는 능력자다. 우리의 폐는 원래 필요한 것보다 2배 더 능력이 좋다. 그래서 대충 숨을 쉬어도 필요한 산소를 수월하게 몸속으로 들여보낼 수 있다. 아무리 빨리 뛰어도 죽지 않는 것도 폐의 뛰어난 능력 때문이다. 사실 뛰고 나서 숨이 찬 것은 폐가 힘든 것이 아니라 심장 때문에 숨이 찬 것이다.

그럼 여기서 생기는 궁금증 한 가지! 폐의 능력이 이렇게 뛰어난데 왜 폐가 안 좋은 사람이 많을까? 그것은 폐의 능력이 뛰어남과 동시에 공격받기도 쉽기 때문이다. 폐를 위협하는 각종 불청객을 제압해 건강한 폐를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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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하고 있든 않든 우리는 계속 숨을 쉬고 있다. 당신이 코나 입으로 들이마신 공기는 순식간에 폐포까지 보내져 가스교환을 한다. 이 글을 읽는 지금도 숨을 쉬고 있을 것이다. 이것이 폐질환을 포함한 호흡기질환이 많은 이유다.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염호기 교수는 “우리는한순간도 숨을 안 쉬고 살 수는 없다.”며 “그래서 계속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는다.”고 말한다.

공기와 함께 먼지, 매연, 꽃가루, 진드기, 곰팡이,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이 따라 들어와 호흡기를 자극하는 것이다. 이것들은 보이지도 않아서 철저하게 피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숨을 안 쉬고 살 수는 없는 법이다. 과연 방법이 없을까?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

누구나 한 번쯤은 걸려봤을 흔한 질환이 감기다. 그런데 이 감기는 폐 건강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나는 유난히 기관지가 약하다.’는 사람이 있다. 심지어 담배도 피우지 않는다며 억울해 한다. 또 일 년 내내 감기를 달고 사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평소에 감기가 왔을 때 어떻게 대처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감기는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는 병이다. 감기 바이러스를 이겨내지 못하면 대부분 콧물, 열,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2~3일 만에 낫는다. 하지만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잘 낫지 않는다면 문제는 커질 수 있다. 코나 목에 생긴 상기도 감염이 기관지, 폐가 있는 하기도까지 내려오는 것이다. 기관지 점막이 감염되어 빨갛게 붓고 염증이 생기면 점막의 면역체계는 힘을 잃는다. 우리 몸을 공격하는 세균을 이겨내지 못하는 것이다. 폐렴, 기관지폐렴 등이 생기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염호기 교수는 “상기도 감염이 하기도 감염이 되고, 하기도 감염은 기관지확장증 같은 만성질환을 생기게 한다.”며 “일단 감기에 걸리면 푹 쉬고, 빨리 낫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것처럼 감기에 걸린 상기도를 빨리 낫게 해야 폐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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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예방하면 폐도 튼튼

감기에 걸리면 빨리 낫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감기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피로하고 지쳐서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는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쉽다. 항상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어서 건강한 몸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필수다.

염호기 교수는 “바이러스는 손으로 감염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손을 잘 씻어야 한다.”며 “이와 더불어 하루에 다섯 번씩 양치질하기를 권한다.”고 말한다. 다섯 번이란 식후 3번, 아침에 일어난 후, 잠자기 전을 말한다.

이외에도 사람이 많은 곳에 있었거나 외출에서 돌아온 후에는 양치질까지는 아니더라도 물로 입을 헹궈주는 것이 좋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손을 잘 씻고, 양치질만 잘해도 상당수의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할 수 있다.

유해물질 그만! 소중한 폐포 철벽 방어법

감기 예방과 더불어 폐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방법은 유해물질과의 접촉을 막는 것이다. 코나 입을 통해 들어온 공기는 인두, 후두, 기관지 등을 통해 양쪽 폐로 들어가고, 실질적인 호흡은 포도송이 모양의 작은 공기주머니 ‘폐포’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지금 이 순간에도 열심히 가스교환을 하고 있는 페포를 유해물질로부터 지키는 길이 폐를 건강하게 하는 법이나 다름없다. 염호기 교수가 제안하는 공기 속 유해물질로부터 소중한 폐포를 보호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부엌의 오염된 공기를 바꿔라!

빨래는 푹푹 삶아야 직성이 풀리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식사 준비를 하느라 부엌에서 떠나지 않는다면? 빨래의 땟물은 빠지고,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당신의 폐는 고통 받고 있을 것이다.

염호기 교수는 “가스레인지의 불에서도 폐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가스가 나온다.”고 말한다.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폐암에 걸리는 주부들 상당수가 이렇게 가스레인지에서 나온 유해가스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잘 모르고 있지만 고기를 구울 때도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아주 미세한 먼지가 나온다.

염호기 교수는 “폐를 건강하게 지키고 싶다면 부엌의 환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가스레인지를 쓰면 꼭 레인지 후드를 작동시키고, 창문을 열어 깨끗한 공기로 바꿔야 한다.”고 당부한다.

2. 오염된 실내 공기를 맑게!

하루 종일 켜 놓는 컴퓨터와 각종 전자기기에서도 유해가스는 스멀스멀 나온다. 따뜻하고 편리한 난방기도 마찬가지다. 전기요금 때문에 난방기를 틀어놓고 문을 꼭꼭 닫아 놓는가? 전기요금 아끼려다가 병원비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당신이 먹고, 자고, 일하는 모든 공간은 환기가 필요한 공간임을 잊지 말자.

3. 담배는 당장 끊는다

흡연은 폐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염호기 교수는 “담배는 의지가 약해서 못 끊는 게 아니라 담배를 피우던 습관을 못 고쳐서 못 끊는 것”이라고 말한다. 몇 주 혹은 몇 달 동안 담배를 안 피웠는데 잠깐을 못 참고 담배를 피워버렸다고 치자. 그러면 참지 못한 자신에게 실망하고 ‘에라 모르겠다.’며 다시 피워버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생각을 바꿔보자. 염호기 교수는 “금연을 하다가 못 참고 담배를 피웠다고 해도 금연에 실패한 것으로 생각하지 말자.”며 “금연에 성공했는데 잠깐 실수한 것으로 여기고 다시 금연하면 된다.”고 말한다.

담배를 안 피우는 사람도 호기심에 한 번은 피울 수 있다. 앞으로 몇십 년 동안 금연을 할 것인데 잠깐 한 번 피웠다고 절망하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

한편, 담배를 10년 이상 피웠고 40대 이상이라면 정도는 다르지만 만성폐쇄성폐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폐포에 뻥뻥 구멍이 나며, 폐포 기능을 떨어뜨림과 동시에 정상 폐포까지 압박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염호기 교수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폐가 50% 이상 망가질 때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므로 흡연자이고 40세가 넘었다면 반드시 폐기능 검사를 해봐야 한다.”고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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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건조하다면 물 한잔!

염호기 교수는 “호흡기를 촉촉하게 하고 싶다면 가습 대신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공기가 아무리 촉촉해도 내 몸이 촉촉하지 않다면 소용없다. 외부 가습보다 인체 내부의 가습이 중요하다. 호흡기질환이 생기면 열이 나서 탈수가 되기 쉽기 때문에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셔서 인체 내부의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난방기구를 틀어서 실내가 건조할 때는 환기를 하고, 평소보다 물을 2~3배 더 많이 마시자.

염호기

염호기 교수는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부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현재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에서 결핵 및 호흡기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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