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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병을 이기자] 치매 예방주사 효과 있을까?

2012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기자】

【도움말 | 한양대학교 서울병원 김희진 교수】

【도움말 | 흐린뒤맑음신경과 최성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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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주부 황경순 씨는 치매의 ‘치’자만 들어도 ‘치’가 떨린다. 일 년 전 친정어머니가 치매를 앓다가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치매 초기에는 직접 어머니 병간호를 했고, 나중에는 치매전문 요양병원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병간호도 힘들긴 했지만 한 살짜리 아기같이 자식에게 짐만 되는 어머니를 보는 게 더 마음이 아팠다. 그런 황경순 씨에게 최근 한동네에 사는 여고 동창생이 전화를 걸어왔다. 치매 예방 주사를 놔주는 곳이 있는데 어머니의 치매로 고생한 황 씨가 생각나서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순간 황 씨는 귀가 번쩍 뜨였다. 약으로도 안 낫는 치매를 예방하는 약이 있다니…. 황 씨는 두 번도 고민하지 않고 동창생과 약속을 잡았다. 과연, 황 씨는 치매 예방 주사로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을까??

치매 예방 주사는 없다!

많은 이들이 자신은 절대 안 걸렸으면 하는 병으로 치매를 꼽는다. 가족을 못 알아보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병, 치매. 그래서 건망증을 느낄 때마다 혹시 치매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치매 예방 주사를 놓아준다는 일부 병원과 요양병원이 등장했다. 평소에 치매가 올 것을 걱정하는 사람에게 기다리던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가족이 치매에 걸린 사람이라면 더욱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한양대병원 신경과 김희진 교수는 “일부 병원에서 치매 예방 주사라고 놓아주는 주사는 사실 비타민 주사나 혈전용해제 같은 주사”라며 “아직까지 치매를 예방하는 약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흐린뒤맑음신경과 최성호 원장도 “알츠하이머치매 같은 퇴행성 치매는 뇌의 특정 부위가 노화되어 나타나는 인지장애”라고 밝히고 “이러한 퇴행성 치매를 주사로 예방한다는 것은 억지에 가깝다.”고 말한다. 특히 비타민 C나 은행잎제제가 든 주사나 먹는 약은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 여부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아니라 예방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최성호 원장은 “혈관성 치매의 경우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특정 성분의 주사가 치료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예방이 된다는 공식적인 결과는 없다.”고 말한다.

치매 공포증과 상술이 낳은 촌극

문제는 이렇게 효과가 없는데도 상급 종합병원에까지 문의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는 데 있다.

김희진 교수는 “치매에 대한 공포심이 있거나 건망증이 있을 때 치매 예방 주사에 더 관심을 갖는다.”며 “치매를 예방한다는 말이나 뇌졸중을 예방한다는 말만 믿고 함부로 주사를 맞으면 안 된다.”고 당부한다. 효과가 없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량 비타민은 대부분 문제가 없지만 장이 예민한 사람은 설사를 할 수도 있다. 은행잎제제의 경우 간혹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최성호 원장은 “당뇨가 있거나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기존 질환을 더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수액 형태의 주사를 함부로 맞아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예방 효과 없는 치매 예방 주사처럼 치매 공포증과 상술이 빚어낸 촌극은 이뿐만이 아니다. 일부 병원에서는 종이 한두 장 정도의 설문지를 바탕으로 치매로 진단을 내리고, 치매약을 처방해주는 일도 있다.

최성호 원장은 “심지어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경도 인지장애 환자에게도 치매약은 처방하지 않는다.”며 “간단한 설문을 통해 치매를 진단하고 치매약을 주는 곳은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치매는 적어도 한 시간 이상의 인지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을 해야 하는 질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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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공포증 탈출! 치매 예방 10계명

김희진 교수는 “치매를 예방하는 약은 없지만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방법은 많다.”고 조언한다. 최성호 원장도 “아직까지 치매는 조기 예방이 최우선”이라며 치매와 멀어지는 습관을 제대로 알고 실천하길 당부한다.

1. 뇌에 해로운 행동 금지!

최성호 원장은 “치매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뇌에 해로운 일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술, 담배, 스트레스는 뇌 건강을 해치는 주범 3총사다. 치매가 무섭다면 술, 담배, 스트레스도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2. 뇌 건강에 좋은 밥상으로~

김희진 교수는 “식사는 뇌 건강에 좋은 채소 위주로 해야 한다.”며 “뇌에 좋다고 알려진 견과류, 블루베리, 토마토 등을 챙겨 먹는 것도 좋은 습관”이라고 조언한다.

3. 광합성 하는 인간으로~

‘방콕’은 치매 예방에 도움이 안 된다. 밖으로 나가서 걷자. 또 햇볕을 쬐며 걷는 것이 좋다. 최성호 원장은 “산책을 할 때는 멍하니 걷지 말고 주변 경치를 살피고, 새소리도 듣는 등 주변의 변화를 인식하면서 걷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4. 머리를 쓰는 취미생활을~

에어로빅, 스포츠댄스, 노래 등 절차가 있어서 머리를 계속 쓰는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단, 취미생활은 말 그대로 취미생활이다. 잘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즐기면서 하자.

5. TV를 끄고 음악 감상 & 독서를~

최성호 원장은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TV보다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을 듣는 게 좋다.”고 말한다. 독서는 상상력을 깨우고, 새로운 정보를 얻고, 감정이 꿈틀대게 한다. 뇌로서는 가장 고차원적인 일을 하는 것이다. 자꾸 뇌를 단련시켜야 치매가 오지 않는다.

6. 새로운 일을 즐기자~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새로운 장소에 가는 것 등 새로운 일은 뇌 건강에 활력소가 된다. 새로운 자극을 즐기면서 살자.

7. 갑자기 살 빼면 안~돼!

급격하게 살이 빠지면 뇌의 살도 빠진다. 규칙적인 식사로 갑자기 체중이 줄지 않게 주의한다.

8. 공부하자!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역사를, 외국어를 잘하는 것이 부럽다면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도 좋다. 김희진 교수는 “초등학생들이 푸는 도형 문제집을 푸는 것도 권하고 싶은 공부”라고 덧붙인다.

9. 기본에 충실하자!

제때 잘 자고, 충분히 쉬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적당히 먹는 것은 건강의 기본임과 동시에 치매 예방의 기본이다. 기본을 무시하지 말자.

10. 치매 위험 인자를 없애자!

치매는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 원인 때문에 발생하는 병이다. 김희진 교수는 “자신이 어떤 치매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조절할 수 있는 것은 빨리 조절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김희진

김희진 교수는 치매, 퇴행성 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대한뇌졸중학회와 대한신경과학회 정회원, 대한치매학회 교육·총무간사를 맡고 있다.

최성호

최성호 원장은 치매, 두통, 어지럼증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대한신경과학회, 대한치매학회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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