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의 건강비결] 치매 극복 컨트롤타워 수장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날마다 유산소 운동하면 치매 위험률 30% 줄입니다” 

치매를 예방하는 ‘두근두근 뇌운동’도 만들어 보급하고… 초기 치매를 잡는 ‘반짝활짝 뇌운동’도 개발해 선보이고…

그래서 치매가 있어도 살기 불편하지 않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 치매로부터 가장 먼저 자유로운 나라를 만들고 싶다는 사람!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는 우리나라 치매 연구의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는 수장이다. 국립중앙치매센터를 이끌며 날마다 치매 극복에 한 발짝씩 더 깊이 들어가고 있는 주인공이다. 그동안 수많은 연구 논문을 통해 한국적 치매 연구의 새 지평을 열고 있는데 그 저력은 과연 뭘까?

불모지여서…

1992년, 국내 최초로 서울대병원에 치매클리닉이 개설되고 우리나라 치매 연구가 그 닻을 올렸을 때 김기웅 교수도 결심했다. ‘힘들겠지만 한 번 도전해보자.’

레지던트 시절의 그 결심은 우리나라 치매 연구에 크고 작은 연구 성과들을 끊임없이 내놓게 된 시발점이 됐다.

마땅한 치료 방법도 없고 그렇다고 약이 있는 것도 아니었던 치매! 병원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진단뿐이던 시절이었다.

그래서였는지도 모른다. 미개척지라는 사실에 솔깃했다. 새로운 길을 내고 싶기도 했다. 김기웅 교수가 치매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유다.

그렇게 시작된 그의 행보는 우리나라 치매 연구와 그 궤를 같이 한다. 한국형 치매 유형을 밝혀냈고, 대단위 임상 데이터 축적을 통해 우리나라 치매 연구의 의료 지형까지 바꾸어놓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가 내놓은 연구 성과는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벅차다. ‘어떤 유전 인자가 치매 위험을 결정하고 영향을 줄까?’ 연구부터 시작했다. 그리하여 내린 결론은 “치매는 너무도 많은 여러 유전인자와 환경적 요인이 작용해 발병 위험을 결정한다.”는 거였다.

그래서 대규모 표본연구에도 돌입했다. 2005년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1000명을 무작위로 추출해 <한국인의 노화와 건강에 대한 전향적 연구(KLOSHA)>를 시작했던 것이다.

국내 최초로 실시된 대규모 표본연구였던 이 프로젝트는 장장 10년간 진행되며 우리나라 치매 연구에 분수령이 됐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치매 유병률을 국내 처음으로 밝혀내기도 했고 ▶뇌졸중 유병률을 국내 처음으로 보고하는 등 100여 편의 SCI급 연구 논문을 쏟아냈던 것이다.

김기웅 교수는 “한국 노인 4명 중 1명은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고,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을 경우 일반인보다 10배 이상 치매 발병률이 높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은 중요한 연구 성과였다.”고 말한다.

이 같은 그의 연구는 2008년부터 진행된 <한국인의 인지노화와 치매에 대한 전향적 연구>와 맞물리면서 막강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전국 14개 대학병원과 함께 전국 7500명의 노인들을 무작위로 추출해서 2018년까지 추적 연구 중인데 그동안 거둔 연구 성과는 놀랍다. ▶한국인의 표준뇌도 구축했고 ▶문맹이 치매에 미치는 영향도 밝혀냈다. 70여 편의 연구 논문을 끊임없이 발표하며 우리나라 치매 연구의 새 장을 열고 있다. 한국적 특성에 맞는 치매 모델을 밝혀낸 것은 그의 중요한 업적 중 하나로 꼽힌다. 그렇다면 김기웅 교수가 밝히는 치매, 과연 어떤 병일까?

치매 명의가 밝히는 “치매는 예방이 가능한 병”

한국적 특성에 맞는 치매 모델을 밝혀내고 치매 연구의 패러다임도 바꾼 주역으로 평가받는 김기웅 교수!
그런 그가 밝히는 치매는 분명 우리가 파고들 빈틈이 많은 병이다. 치매를 유발하는 절반의 원인은 유전적 소인이 결정하지만 나머지 절반은 환경적 요인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점에 주목해야 한다. 비록 유전적 소인이 불리해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치매 위험률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김기웅 교수는 “그래서 중요한 것이 33치매예방수칙”이라고 말한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꼭 해야 할 3가지가 있고,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꼭 하지 말아야 할 3가지가 있다는 것이다.

▲ 김기웅 교수는 한국적 특성에 맞는 치매 모델을 찾아내 치매에 걸려도 불편하지 않는 세상 만들기에 열중이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꼭 해야 할 3가지

1. 잘 챙겨 먹기

뇌는 우리 몸에서 당분을 가장 많이 쓰는 기관이다. 신경세포가 재생될 때는 콜레스테롤 같은 지방도 필요하다. 뇌가 활동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비타민도 필요하다.

따라서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영양소가 골고루 공급되어야 한다. 어떤 좋은 음식을 집중적으로 많이 먹기보다는 어떤 영양소가 부족하지 않게끔 골고루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비타민 B군, 엽산, 불포화지방산이 부족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2. 열심히 운동하기

운동은 뇌의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신경세포의 재생을 돕는 여러 가지 신경물질들을 분비시킨다. 이러한 기전을 통해서 신경세포의 퇴화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동안 다양한 연구를 통해 정설로 굳어진 사실은 유산소운동을 하면 많게는 30% 정도 치매 위험률을 낮춘다는 보고가 있다. 꾸준한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치매 예방법으로 꼽힌다.

3. 날마다 머리 쓰기

글자 배우기, 교육 받기 등 지적인 활동을 많이 하는 것이 치매를 예방하는 비결이다. 실제로 학력이 낮을 경우 치매 위험률이 2~3배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글자를 아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높아지고, 지적인 활동을 꾸준히 한 사람이 치매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는 차고 넘친다.

따라서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두뇌를 활발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 즐겨 하는 머리 쓰기 활동을 하자. 고스톱을 좋아하면 고스톱을 치고 독서를 좋아하면 독서를 하면 된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꼭 하지 말아야 할 3가지

1. 흡연하지 않기

흡연은 뇌의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뇌에 염증도 일으켜 치매 위험을 높이는 일급 위험물질이다.

2. 과음하지 않기

술은 우리 몸속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히드라는 신경독성물질을 만들어낸다. 이것은 뇌세포를 죽인다. 한 자리에서 세 잔 이상의 술을 마시지 않도록 한다.

3. 뇌 손상 예방하기

1분 이상 정신을 잃을 정도의 뇌 충격을 받으면 치매 위험을 2~4배 정도 높인다. 운동을 할 때는 반드시 머리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하도록 한다.

김기웅 교수는 “치매는 유발 인자를 줄이면서 60세 이상은 건강검진 하듯이 치매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치매 또한 조기 진단에 조기 치료가 가장 똑똑한 대책이기 때문이다.

▲ 김기웅 교수는 등산, 즐겁게 일하기, 규칙적인 세끼 식사, 금연, 절주 등으로 건강을 지키고 있다.

김기웅 교수는 2012년부터 치매 극복의 컨트롤타워인 국립중앙치매센터를 이끌고 있다. 치매에 걸려도 살기 불편하지 않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치매로부터 가장 먼저 자유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 목표를 실현시키기 위해 내놓은 연구 성과도 한둘이 아니다. 치매가 의심될 때 곧바로 해볼 수 있는 치매체크 어플리케이션도 개발했고, 경도인지장애나 초기 치매환자용 반짝활짝 뇌운동도 개발해 보급 중이다. 또 매일매일 집에서 받아보는 신문을 활용해서 인지훈련을 할 수 있는 두근두근 뇌운동을 만들었다.

중앙치매센터 홈페이지 (www.nid.or.kr)에 들어가면 누구나 치매 체크도 해볼 수 있고, 반짝활짝 뇌운동도 따라할 수 있다.

오늘도 치매라는 일생일대의 적수를 만나 아낌없는 역량을 쏟아 붓고 있는 김기웅 교수! 평소 건강은 어떻게 지킬까?

“특별한 건 없습니다. 하는 일을 즐겁게 하고 주말에는 등산을 즐겨 하는 편입니다. 하루 세끼는 꼭 찾아먹고 과음 안 하고 담배 안 피우고… 너무 평범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그 평범한 것을 날마다 실천하는 것은 의외로 어렵다는 걸.

긴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김기웅 교수가 끝까지 당부하는 말은 하나다. “치매를 치료가 불가능한 병으로 여겨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완치약은 없지만 약물을 통해 얼마든지 증상을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나 고혈압처럼 관리를 잘하면 증상의 강도를 줄일 수도 있고, 진행을 억제할 수도 있으며, 합병증을 막을 수도 있다.

‘치매는 안 낫는 병’이 아니라 ‘당뇨나 고혈압처럼 관리하는 병’이므로 절대로 치료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김기웅 교수는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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